[인터뷰 종합] "가족=난제"..신동욱이 '가족입니다'를 택한 이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22 09:37


사진=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신동욱(39)이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가족입니다'를 택한 이유는 뭘까.

2003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신동욱은 다수 드라마에 얼굴을 비추며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2006년 MBC 시트콤 '소울메이트'에서도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주며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고, SBS '쩐의 전쟁'(2007), SBS '별을 따다줘'(2010) 등으로도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입대 후 갑작스럽게 발병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이후 연예 활동을 오래 쉬었고 MBC '파수꾼'(2017), tvN '라이브'(2018), MBC '대장금이 보고 있다' 등으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올해는 신동욱에게 더 특별한 한 해가 됐다. 올해 초 SBS '낭만닥터 김사부2'를 시작으로, 21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김은정 극본, 권영일 연출)에 이르기까지 '열일'을 이어왔다. 가족 같은 타인과, 타인 같은 가족의 오해와 이해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 '가족입니다'에서 신동욱은 김은희(한예리)가 있는 출판사의 부대표이자 그와 사랑에 빠졌던 임건주로 분해 로맨틱한 매력을 드러냈다. 결국 김은희와의 사랑을 완전히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극 속에 완전히 묻어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신동욱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가족입니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족입니다'는 대본만으로도 신동욱의 마음을 울렸던 작품이다. 신동욱은 "'가족입니다'는 사실 대본을 받았을 때 정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이 너무 훌륭해서 '작품이 잘못되면 대본탓이 아니라 배우들 탓이다' 싶었고, 연기 잘하는 분들이 모여야겠다는 생각에 연기자로서는 탐이났고 욕심이 났던 작품이었다. 대본을 읽으면 '이런 작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가족에 대한 시각이 색다르면서도 현실적이고 직설적이라서,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원래 다른 작품의 얘기가 오간 것도 있었는데, 사실 받은 작품 중에는 분량이 가장 적었고 역할도 가장 작았다. 그러나 그것에 상관 없이 배우로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지 않나. '낭만닥터'도 그랬고. 그래서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신동욱이 "너무 좋았다"고 할 정도로, '가족입니다'는 가족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은 드라마다. "가족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는 후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정도로 따뜻한 감동이 이어졌고, 원미경과 정진영을 시작으로 가족들의 이야기와 친구이 박찬혁(김지석)의 이야기가 나올수록 "내가 몰랐던 가족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는 평도 얻었다.

특히 신동욱은 지난해 알려지고 싶지 않았던 가정사가 알려지며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조부의 오해에 의한 소송 등으로 인해 작품에서 자진 하차하는 등의 시간을 보내왔고, 이 때문에 신동욱에게도 '가족입니다'도 더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남았을 것.

신동욱은 "가족의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된 거 같고, 그래서 더 이 드라마를 선택한 것도 있다"며 "살면서 어려운 게 또 있구나 싶다. 인류가 아직도 풀지 못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도 로마시대도 사랑 얘기를 하고 아직도 영화나 드라마나 사랑 얘기를 하는데, 풀지도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뭔지도 모르고 스토리가 나오는데 사랑만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일 줄 알았는데 가족도 정말 해결하지 못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너무 가족이라는 단어에 묶였지만, 한 울타리 안의 타인이구나. 서로 입장이 다르구나 싶었다. 가족이란 단어를 잘 모르겠다. 가족이 어떻게 정리돼야 하나 싶다. 가족과 사랑은 인류가 끝까지 풀지 못할, 가장 잘 알고 필요한 것이면서도 풀지 못한 난제였다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욱은 "저는 장남에 장손이라 첫째 딸인 은주(추자현)에게 많이 이입했다. 뭔가를 해결해줘야 하고, 직설적이면서도 미안한 마음도 있고, 이해를 시켜줘야하고 감내해야 하고, 동생이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그런다. 은주랑 비슷하게 아버지에게도 그런다. 약간 차가운 것 같지만, 정이 있어서 하는 말 같다. 할 때는 몰랐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은주 같구나', '저렇게 보일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보다 보니까 가족 중에 저 사람과 제일 비슷하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족'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극중 둘째딸인 김은희(한예리)의 사랑이야기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신동욱은 극중 9년간 열애한 연인이 있음에도 김은희에게 운명적으로 끌리고 사랑에 빠지는 임건주를 연기했다. 그는 "이렇게 흘러가는 이야기(양다리)도 인지를 했고, 이렇게 될 거(사랑이 이뤄지지 않을 것)라는 생각도 했었다. 어찌보면 현실적이다. 양다리라고 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런 사람도 있겠구나'하는 시선이 있었다. 살다 보면 사람들이 다 그런 면이 있고 여과없이 보여주다 보니 사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오래 헤어지지 못하고 늘어지다가 다른 사람과 인연이 발달해 점점 멀어질 수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이걸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정당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저 스스로는 '이 상황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사람에게 직진으로 대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작품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임건주를 위해 신동욱은 '벌크업'을 택했다. 운동을 통해 몸을 키운 것. 신동욱은 "작품할 때 감독님이 요구하신 것이 벌크업을 하면 좋겠다고 하더라. '왜 벌크업을 하라고 했을까' 고민했다. 대본을 보다 보니까 왜 그 말을 했을까 알겠더라. 제가 너무 마른 체형으로 나오면 진짜 바람둥이로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언택트 사회에 헬스장도 못 가는 시대에 집에서 운동하면서 먹고 운동했다. 4kg 정도를 늘렸다. 찌고나서 초반에는 조금 어깨도 넓어졌고, (한)예리씨를 뒤에서 안는 장면 등에서 아담하다 보니 어른 사람 '으른 사람'의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이런 느낌을 원했구나 싶었다. 드라마 찍을 때 최고 몸무게다. 73kg을 유지하다가 77kg 정도다. 조금씩 불렸는데 5월부터는 완전히 잘 먹으며서 운동을 더 열심히 하고, 하체가 터질 정도로 운동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키운 몸은 제대로 빛을 발했다. 신동욱은 "제가 벌크업을 한다는 것을 스타일리스트 실장님께 말을 안 했는데 '엉덩이가 너무 볼록 튀어나왔고 이상하다. 옷을 늘려야겠다'고 하더라. '나 벌크업했어'라고 하니까 '말씀을 하시지'했다. 약간 민망할 정도로 도드라져보인다고 해서 헛 운동을 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며 "앞으로는 역할에 따라 조절할 예정이다"고 했다.

'어른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신동욱의 말처럼, 한예리와 신동욱은 확실히 설레는 러브라인을 보여줬다. 특히 첫 만남 후 곧바로 이어진 키스신에 시청자들도 열광했다. 신동욱은 한예리와의 키스신에 대해 "부끄러웠다. 처음 만나자마자 찍었다. 대본 리딩할 때 만나고 그후 회식이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서로 첫날 다 진행을 하더라. 엔지를 내면 촬영시간이 정해져있어서 빨리 찍고 그래야 했다. NG내는 사람도 없고 하니까. '그냥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키스인데 잘나온 거다. 그날 하루 종일 예리 씨를 관찰했다. 진짜로 하루 종일 관찰하면서 '하루 종일 볼게요'하고 계속 관찰했다. 그러면서 건주가 은희의 어떤 부분을 좋아했을지를 많이 봤다. 그리고는 (은희를) 진짜로 좋아해서 키스를 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그게 초반에는 가장 힘들었다. 시청자 분들이 아시지 않나. 그냥 느낌적인 건지, 실제 좋아해서 하는 건지 보이니까. 키스하는 모습이나 그런 게 '둘이 좋아하는구나'가 돼야 진짜 몰입해서하는 건데 이게 없고 빠지면 잘 안 살 거 같았다"고 말했다.


사진=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제공
착실히 서사를 쌓아 사랑에 빠진 임건주를 연기한 신동욱 실제 사랑에 대해서도 "건주도 1년간 메일을 주고받고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타입이지 '완전 이상적이야'는 아닌 거 같다. 됨됨이 성격 포인트가 맞아야 해서 사랑에 빠졌다. 따로 외형적으로나 선입견도 없고 어떤 게 있으면 좋겠고 그런 것도 없고, 저는 이제 알아가는 관계에서 얼마나 잘 맞고 관심사가 잘 맞고 교집합이 많은지 알아야 사랑에 빠지더라. 대화 잘 통하고 그런 게 좋다. 외모나 그런 게 좋아도 대화가 안 통하면 단절이 되지 않나. 대화가 잘 통하면 너무 좋고, 사람을 알아가다가 오래 사랑할 수 있고 오래 만날 수 있다. 그런 게 좋다"고 밝혔다.

작품에 쉼없이 임하고 있지만, 신동욱은 여전히 투병 중이다. 신동욱은 최근 건강 상태에 대해 "많이 좋아졌지만, 약을 계속 먹고 있다. 아직까지는 약을 먹는데, 병원 가는 횟수도 줄었고 치료를 받는 횟수도 줄었다. 크게 불편한 것은 없지만, 건강을 되찾은 대신 술을 못 먹는다. 술을 못 먹는 거 빼고 많이 좋아졌다. 남들 마시는 정도 비슷하게 마셨는데 맥주 한 캔이 힘들더라. 가볍게 축구 보면서 가볍게 맥주 반 캔 마시고 그런다. 대신에 많이 좋아졌으니까"라고 전했다.


사진=스노우볼엔터테인먼트 제공
2003년 데뷔해 그후 17년이 지났고, 신동욱도 활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볼 시간이 있었다. 투병부터, 알리고 싶지 않았던 가족사까지 유독 다사다난했던 연예계 생존기였기에 그가 느끼는 감회도 새로울 것. 신동욱은 "('가족입니다'가)좋은 작품이라 하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주인공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작품이 좋은 작품, 그리고 시청자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공가믈 많이 할 수 있는 작품을 많이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역의 크기보다는 그런 것보다는 공감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시청자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역의 크고 작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하기도 하겠지만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좋다. 배역의 크기와 상관이 없이, 읽을 굥 재미있고 공감하는 작품들. 제가 공감을 많이 하면 시청자들이 공감할 확률이 높다. 그래서 후회도 들지만, 통장 잔고를 보며 그런 생각도 하지만 재미있는 작품, 공감 많이 하는 작품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동욱은 '가족입니다'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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