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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딸 유리를 위한 밤낮 없이 일하는 헌신적인 아빠. 택배기사인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음악을 하는 딸 유리에게 새 악기를 사주기 위해 힘든지도 모르고 초과 물량 배달까지도 기꺼이 한다. 어느 날 불량해 보이는 다혜와 어울리는 딸 유리를 다그치다가 딸이 가출해 버리자 직접 딸을 찾아나서고 그 과정에서 가출팸 아이들의 도움을 얻으며 그동안 몰랐던 딸의 속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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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완성본을 본 소감에 대해 묻자 "내가 했던 연기를 다시 봐야하는 건 연기한지 20년이 넘어가도 고역이다. 실수했던 것만 보인다. 예전부터 그랬다. 예전에 '7번방 선물'을 찍을 때 모니터링을 하는데 막 내가 못한 것, 긍정적인 것만 보이더라. 그런데 옆에서 (오)달수 형은 많은 것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시더라. 그때 달수 형을 보고 정말 반성을 많이 했다. 왜 나는 달수 형처럼 긍정적인 부분을 보지 못하고 부정적인 부분만 보나 싶었다. 그런데 역시나 지금도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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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상은 극중 자신이 연기한 현두를 '못난 아빠'라고 설명하며 실제 자신도 현두와 다르지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현두는 못된 아빠는 아니지만 못난 아빠다. 이번 작품을 하며 내 부모님을 떠올리기도 하고 또 나의 아이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부모가 뭘까. 가족이 뭘까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가족이란 옆에서 잘 지켜봐주고 잘 들어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현두는 그걸 잘 못했던 캐릭터인 것 같다. 더욱 딸 유리를 지켜보고 들어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지금의 저도 현두와 비슷한 아빠인 것 같다. 저도 늘 부족한 아빠다. 아이들이 빨리 제 품을 벗어나 훨훨 날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극중 부녀 호흡을 맞춘 박초롱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아이돌 출신으로 박초롱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냐고 묻자 박원상은 "아이돌이기에 다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요즘은 가수였던 친구들이 연기하는 경우가 많아지지 않았나. 정말 하고 싶은 일이고 즐거운 일이니까 선택을 했을 거 아닌가. 아마 쉽지는 않을 거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하는 모습이 정말 좋더라. 옆에서 한마디라도 좋은 이야기를 더 해주려고 했다. 배우는 그냥 다 같은 배우일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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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상은 박초롱 뿐만 아니라 여러 젊은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이번 현장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도지한 배우가 술도 좋아해서 편의점에서 짬짬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저도 시간이 흐르다 보니 적지 않은 나이가 됐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배우가 할 수 있는 롤이 떨어져 간다는 뜻이기도 한데,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고 전했다.
젊은 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는 그는 "지금 젊은 배우들과는 예전의 나와는 달리 익숙함, 능숙함이 있더라"고 말했다. "도지한, 박초롱, 제가 다 그 친구들 나이일 때는 굉장히 미숙했다. 그냥 직진이었다. 제가 나의 나이 또래를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제가 느낀 지금 젊은 친구들의 느낌은 제가 어릴 때와 달리 굉장히 익숙하다는 거다"라며 "저는 그 친구들 나이에 정말 주변을 느낄 새도 없이 그냥 앞만 보고 경주마처럼 소처럼 달리기만 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굉장히 유연한 물고기 같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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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원상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남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연극 무대 출신 배우들의 활약에 대해서 이야기 해 눈길을 끌었다. "살아보니 기회라는 게 모든 사람들에게 결코 공정하진 않더라. 이정은, 염혜란 등 안보였던 배우들이 지금 빛을 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저 친구들에게 기회만 주어졌다면 더 일찍 빛을 발할 수 있는 건데, 이제야 기회를 얻게 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무대와 매체 사이에 벽이 높았다. 예전에는 연극배우가 무슨 카메라 연기를 하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배우가 하는 일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 이정은 배우만 해도 정말 요새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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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불량한 가족'은 장재일 감독의 입봉작이다. 박초롱, 박원상, 도지한, 김다예 등이 출연한다. 7월 9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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