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박원상 "후배들에게 내 경험이 옳다 밀어붙이면 '꼰대'되는 것"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6-30 12:0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박원상이 후배 배우들과 호흡에 대해 말했다.

음악만이 유일한 친구였던 유리(박초롱)가 우연히 다혜(김다예)의 특별 한 패밀리를 만나 진정한 성장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코미디 영화 '불량한 가족'(장재일 감독, ㈜발자국공장·㈜피투스 제작). 30일 극중 유리의 아빠 현두 역을 맡은 박원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996년 '세 친구'로 데뷔해 '킬리만자로' '와이키키 브라더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범죄의 재구성' '싸움의 기술'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여온 박원상. '7번 방의 선물' '사도' '나쁜 녀석들' 더 무비' 등 영화와 '더킹: 영원한 군주' 등 드라마, 연극까지 종횡무진 활약해온 그가 영화 '불량한 가족'으로 돌아왔다.

극중 딸 유리를 위한 밤낮 없이 일하는 헌신적인 아빠. 택배기사인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음악을 하는 딸 유리에게 새 악기를 사주기 위해 힘든지도 모르고 초과 물량 배달까지도 기꺼이 한다. 어느 날 불량해 보이는 다혜와 어울리는 딸 유리를 다그치다가 딸이 가출해 버리자 직접 딸을 찾아나서고 그 과정에서 가출팸 아이들의 도움을 얻으며 그동안 몰랐던 딸의 속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날 박원상은 유난히 젊은 배우들과 많이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촬영 현장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도지한 배우가 술도 좋아해서 편의점에서 짬짬히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저도 시간이 흐르다 보니 적지 않은 나이가 됐는데, 나이를 먹는다는 건 배우가 할 수 있는 롤이 떨어져 간다는 뜻이기도 한데, 젊은 친구들과 함게 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고 전했다.

젊은 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젊었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는 그는 "지금 젊은 배우들과는 예전의 나는 익숙함 내지 능숙함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지한, 박초롱, 제가 다 그 친구들 나이일 때는 굉장히 미숙했다. 그냥 직진이었다. 제가 나의 나이 또래를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제가 느낀 젊은 친구들의 느낌은 제가 어릴 때와 달리 굉장히 익숙하다는 거다"라며 "저는 그 친구들 나이에 정말 주변을 느낄 새도 없이 그냥 앞만 보고 경주마처럼 소처럼 달리기만 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굉장히 유연한 물고기 같더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흐블 맞춘 박초롱 뿐만 아니라 박정민 등 유난히 젊은 배우들이 '좋은 선배'로 꼽는 박원상. 그는 후배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선배라고 들었다고 이야기를 꺼내자 "제가 꼰대라서 그렇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이어 "후배들이라도 같은 일을 하고 있고 비슷한 걸 보고 있는 친구들이 아닌가. 나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라고 생각하지만 배우로서 바뀌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런 면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제는 좀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는 좀 철이 없어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경험이 쌓이는 거지만 경험을 옳다고 밀어붙이면 꼰대가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경험을 '너는 어때?'라고 나누면 대화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먼저 하는건 꼰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불량한 가족'은 장재일 감독의 입봉작이다. 박초롱, 박원상, 도지한, 김다예 등이 출연한다. 7월 9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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