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조정래 감독 "'서편제' 보고 얻어 맞은 기분..내 인생 극적으로 바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6-24 13:5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조정래(47) 감독이 "'서편제'를 보고 얻어 맞은 기분, 내 인생이 극적으로 바뀐 순간이다"고 말했다.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판소리 뮤지컬 영화 '소리꾼'(제이오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사라진 아내 간난(이유리)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 그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소리꾼'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위안부를 소재로 한 전작 '귀향'(16)으로 358만명의 관객을 울린 조정래 감독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은 '소리꾼'. 한국 영화 명작으로 꼽히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93) 이후 27년 만에 제작된 정통 판소리 뮤지컬 영화 '소리꾼'은 가장 한국적인 소리로 7월 관객을 찾게 됐다.

특히 '소리꾼'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은 실제로 판소리 고법 이수자 고수(鼓手: 북 치는 사람)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연출자다. 대학 시절부터 약 28년간 우리 소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소리꾼'을 준비했다는 조정래 감독은 '소리꾼'에 가장 한국적인 한(恨)과 해학의 정서는 물론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민속악의 아름다운 가락을 담아냈다. 여기에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천민 신분이었던 소리꾼들이 겪는 설움과 아픔을 내면에 담아냈다.

조정래 감독은 극 중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선 지고지순한 소리꾼 학규 역의 이봉근부터 학규의 사라진 아내 간난 역의 이유리, 학규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북 치는 장단잽 대봉 역의 박철민, 학규가 길 위에서 만난 몰락 양반 역의 김동완까지 최고의 앙상블을 구현할 수 있도록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었고 여기에 정직하면서도 담담한 자신만의 연출을 '소리꾼'에 투영해 보는 이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조정래 감독은 "이 작품을 하게된 근원적인 이유는 '서편제' 때문이다. '서편제'라는 영화를 보고 난 뒤 감동과 충격이 컸다. 특히 충격의 감정이 컸던 것 같다. 소리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오정혜 명창의 소리가 충격적이었고 서사를 이끄는 김명곤 선배의 열연, 서사들이 굉장히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너무 심취해서 '서편제'를 봤는데 너무 작품에 빠져서 대학교 2학년 때 '서편제' 후속편을 혼자 쓰기도 했다. 물론 나중에 임권택 감독이 '천년학'(07)이라는 작품을 만들었지만 나만의 '서편제2'를 풀어냈다. 대학교 3학년 시나리오 수업 때 단편 시나리오로 '회심곡'이라는 걸 썼다. 그 당시 1억짜리 단편 시나리오를 썼다고 교수님이 핀잔을 주셨는데 그럼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서편제'로 시작해 '회심곡'으로 이어진 셈이다. '서편제' 키드로서 그 때 단편 에피소드가 이 시나리오에 왕창 들어가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경상북도 청성군 출신이다. 산골에서 태어났다. 물론 대구에서 유학을 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국악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국악을 1도 들어보지 않았을 때다. 그런데 '서편제'라는 영화를 보고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내 인생이 극적으로 180도 변해버린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왜 '서편제'에 빠졌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된다. 살면서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서편제'를 뛰어 넘기 보다는 또 다른 방식으로 판소리를 알리고 싶었다. 새로운 음악 세계가 열리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국악으로 갖힌 무언가가 '서편제'로 열린 기분이다.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여기까지 왔고 어느 정도 '소리꾼'으로 답을 찾은 기분이다. 정답은 음악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리가 주인공인 서사에 답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리꾼'은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 박철민, 김동완, 김민준, 김하연 등이 출연했고 '두레소리' '파울볼'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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