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이봉근 "서예가 집안에서 자란 유일한 소리꾼, 지금은 집안의 자랑됐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6-24 10:55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악인이자 배우 이봉근(37)이 "서예가 집안에서 자란 유일한 소리꾼, 지금은 집안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판소리 뮤지컬 영화 '소리꾼'(조정래 감독,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사라진 아내 간난(이유리)을 찾아 나선 지고지순한 소리꾼 남편 학규를 연기한 이봉근. 그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소리꾼'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한국 영화 명작으로 꼽히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93) 이후 27년 만에 제작된 정통 판소리 뮤지컬 영화 '소리꾼'은 판소리 고법 이수자 고수(鼓手: 북 치는 사람)이자 위안부를 소재로 358만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귀향'(16)의 조정래 감독 신작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장 한국적인 한(恨)과 해학의 정서를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민속악의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냄과 동시에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천민 신분이었던 소리꾼들이 겪는 설움과 아픔을 그린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로 존재감을 드러낸 것.

특히 '소리꾼'은 국악계 명창 이봉근의 첫 스크린 데뷔로 화제를 모았다. 이봉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출신 국악인으로 2012년 KBS 국악대상 연주상(앙상블 시나위),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며 국악계 스타로 떠올랐고 KBS2 예능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판소리 명창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런 그가 '소리꾼'을 통해 정통 스크린 연기에 도전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첫 연기임에도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소화한 것은 물론 절절한 감정을 노래에 담아 보는 이들의 공감을 높인 이봉근은 '소리꾼' 속 학규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완성하며 첫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이날 이봉근은 "나는 전북 남원 출신인데 고향 자체가 '춘향가' '흥부가'의 발상지다. 아버지가 서예를 하고 집안 자체가 서예가가 많이 배출됐다. 원래 아버지께서는 나를 서예가로 자라길 바라셨는데 나는 왼손잡이에 악필이라 아버지께서 상심이 크셨다. 고민 끝에 내게 판소리를 제안하셨다. 본인이 판소리를 취미로 하셨는데 본인이 배우시고 나에게 시켜보시더라. 어릴 때 노래 부르는걸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판소리를 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했는데 사실 어렸을 때는 판소리를 싫어했다. 처음에는 왜 하나 싶었는데 판소리를 배우다 보니 성취감이 있더라"고 밝혔다.

그는 "판소리의 테크닉을 하나씩 습득할 때마다 희열감과 성취감이 있다. 너무 뿌듯했다. 물론 시련도, 고민도 있었다. 판소리를 사랑하게 된 시기는 대학교 들어와서 첫 공연을 할 때였다. 내 이름을 걸고 한 공연이었는데 무대에서 느낀 희열감이 너무 좋았다. 무대에서 내려와서 너무 좋아 손을 떨었다. 소리 하는 분들은 아마 내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아버지께서 너무 좋아하신다. 남원에도 영화관이 딱 한 곳 있는데 아마 아들이 출연한 영화라며 플래카드를 크게 걸 것 같다. 지금 분위기로는 소 한 마리를 잡아 잔치를 여실 것 같다. 요즘 예능 출연도 하고 있는데 자꾸 친척분들께 자랑을 많이 하시더라. 집안의 자랑이 됐다"고 웃었다.


'소리꾼'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 박철민, 김동완, 김민준, 김하연 등이 출연했고 '두레소리' '파울볼'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7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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