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12kg 증량·7kg 감량→액션"..김지영, '굿캐스팅'으로 만난 제5의 전성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17 13:10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지영(47)이 '굿 캐스팅'으로 제5의 전성기를 열었다.

김지영은 1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굿 캐스팅'(박지하 극본, 최영훈 연출)에서는 국정원 국제 대테러 대응팀 소속 블랙요원인 황미순 역을 맡아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냈다. 가족과 이웃에게는 보험 설계사로 자신을 꾸미고, 실제로는 잠입전문 블랙요원으로 활약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지영이 출연한 '굿 캐스팅'은 현장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 국정원 요원들이 우연히 현장으로 차출되며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로, 백찬미(최강희), 임예은(유인영), 그리고 황미순의 워맨스가 돋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지영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굿 캐스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굿 캐스팅'은 이미 지난해 촬영을 마친 작품이었다. 공개 시기를 적절히 잡지 못한 채 최근에야 베일을 벗게 됐지만, 통쾌한 액션과 스토리가 시기와 잘 맞아떨어지며 시청자들의 호평도 받을 수 있었다. 김지영은 "사전제작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찍어두고 보니 어쩔 수 없었고, 이미 던져진 주사위였다고 생각했다. 걱정이 많았는데 그렇게 보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들이 찍어두고 너무 오래되면 빛이 바랜 느낌이 나고, 장롱 안에 있는 느낌이 나고는 하는데, 그런 점에서 불안하기도 했지만, 사전제작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탄탄히 하게 돼서 좋은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코믹을 베이스로 한 '굿 캐스팅' 속에서 김지영은 확신의 '개그캐'를 맡아 열연했다. 그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눈물이 날 정도로 큰 웃음을 줬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황미순 캐릭터에 대한 믿음이 이어졌다. 김지영은 "저는 코믹 전문도 아니고, 딱히 '코믹을 잘한다'는 것은 없는데,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거 같았다. 우리 드라마가 그랬다. 원대한 깊은 숨은 뜻이 있거나 무거운 것이 아니라, 이 시기에는 조금 더 힘들고 지치고 이런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쉴 수 있는 '쉼'을 줄 수 있고, 또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해소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최대한 슬립스틱이든, 유치함이든, 우스꽝스러움이든 '배우가 저래도 되나'라고 생각하든 신경을 쓰지 않고 연기했다. 작품 안에서 내려는 느낌이 있다면, 거기에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던 것이 다였다"고 말했다.

특히 '굿 캐스팅'은 세 명의 여성 블랙요원이 등장해 통쾌한 액션을 펼친다는 점에서 여타 드라마와 결을 달리했다. 이에 대해 김지영은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했어야 해서 유쾌하고도 통쾌했다. 여자들 위주의 이야기라면, 남자들이 '에이' 이럴 거 같았는데, 남자들도 재미있어했고, 못 보던 그림이라 좋아하고 속 시원해하더라. 여자로서도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여성 중심' '남성 중심'이 아니라,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40대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은 40대 여배우들이 그릴 복잡한 인생이 주인공이 되기엔 어렵다는 거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굿 캐스팅'의 성공은 40대 여배우들의 희망이 되기도 했다. 김지영은 "시청률이 좋은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매번 최선을 다해왔던 거 같다. 최선을 다한 것들이 좋은 호응으로 보일 때 힘을 얻는 거 같다. 이런 기회는 참 천운이다. 다들 잘하고 있고, 우리만 유독 잘하는 것도 아닌데 기운을 타야 하지 않나. 시대의 흐름도 봐야 하고. 사람들이 답답하고 무서운 것을 싫어했던 것도 있고, 그 기운을 타고 맞아서 때를 맞춘 것 같았다"고 밝혔다.

'통쾌하고 속 시원한' 드라마를 위한 액션은 필수였다. 이에 김지영은 '굿 캐스팅'을 통해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과 액션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액션 연기에 대해 언급하며 "몸이 많이 곯았다. 아이도 낳고 그러다 보니 많이 지쳤고, 몸을 바쳐서 연기를 했다. 사실 훈련의 양으로만 보면, '우생순'은 어느 것도 따라갈 수 없었는데 스킬 같은 것들은 '굿 캐스팅'이 조금 더 다양했다. 그래서 '우생순'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더 수월하지만, 몸은 엄청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김지영은 "'굿 캐스팅'이 사실 조금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고 긴장을 했는데, 생갭다는 수월했다. '액션을 이렇게 찍을 수 있어?'했었다. 훈련한 것에 비해 10분의 1밖에 찍지 않았던 거다. 훈련하는 동안에는 유도도 하고 와이어도 타고, 발차기에 복싱에 총도 잡고 다 했는데, 결국 촬영에 한 것은 콘티에 짜온 대로 당수 치기와 목 조르기 정도였다. 점프와 발차기도 했지만, 내 각이 안 나오면 대역도 있고 그랬다. 그래서 훨씬 수월했던 거다. CG(컴퓨터 그래픽)도 많이 쓰고 만화처럼 만들어내다 보니 감독님이 액션의 기회를 많이 안 주셨다. 집중을 해서 찍어주시는 분이라 저희는 '돌려차기를 더 해서 이렇게 찍고 싶다'고 하면 감독님은 '하지마' 하시고는 넘어갔다. 연기도 두 번을 넘어가지 않았다. 설명을 하고 압축적으로 촬영을 하고 끝냈다. 그럼에도 감각적인 촬영이 나오더라"고 설명했다.


김지영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도 작품을 위해 12kg 이상을 증량했음을 밝힌 바 있다. 현재는 그로부터 7kg 정도 감량한 상태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설명. 그는 "아직도 5kg이 남아 있다. 옛날에는 한 달 만에도 확 찌우고 빼고를 했는데, 지금은 그게 힘들더라. 이제는 그렇게 살을 빼면 늙는 일밖에 없다. 주름만 들고 제삿날을 받아두는 거다. 어릴 때는 몸이 바로 복구가 됐다면, 이제는 하루 하루가 다르고, 저는 운동을 진짜 싫어하는데도 먹는 것을 세끼 다 먹고 운동을 하는 방법으로 7kg을 뺐었는데, 이제는 여기서 딱 멈추더라. 아직도 5kg이 남은 상태다. 제가 아가씨 때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빼놔야 비주얼을 낼 수 있는데, 다음부터는 이렇게 과하게 찌우거나 빼는 것은 안되겠다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영은 "12kg은 한 달 만에 찌운 살이다. 한 달간 7~8kg을 찌웠고, 촬영을 하면서 아침부터 고봉밥에 스테이크,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운동을 하고 훈련을 하는 게 있으니 바나나, 고기, 계란을 계속 먹었고, 저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사육을 하듯 먹으니 스트레스를 받더라. 그래도 찌우는 것은 금방 됐는데 빼는 게 힘들었다. 좀 돌려놔야 건강도 유지가 되는 거였다. 촬영 때는 건강도 엉망이었다. 몸도 찌다 보니 무릎도 허리도 아팠고, 사람이 무기력해졌다. 갑자기 몸이 살이 찌니 몸이 받아들일 수 없었고, 갑자기 살을 빼니 면역체계가 깨져서 하혈도 하고 그랬다. 병원에 갔더니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다고 하셔서 안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제는 잘 먹고 운동도 잘 하고, 영양제도 잘 챙겨먹으려고 하는 중이다"고 솔직히 밝혔다.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지영은 극중 딸이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지는 엄마 황미순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엄마로서의 감정에 몰입이 너무 잘 됐다. 자식을 둔 엄마로서 그런 일(학교폭력)이 벌어지면 누구나 다 떨려서 아무 말도 못할 거다. '내 새끼에게 누가'라고 하면서 어미의 입장으로는 발톱을 세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연예인 부모이기에 학교로 달려가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연예인의 아들'이라는 것이 득도 되지만 실도 있는 법. 김지영은 "아이에게는 '어떤 부모든 장단점이 있는 거다. 감사하게 생각해야 해!'라고 하면서 장난도 치지만, 아이도 분명 알고 있을 거다. 1학년 때 입학식에 저희가 가니 저희 부부를 아셨는데, 2학년 때에는 상담을 하러 갔더니 그제야 놀라시더라. 아이가 한 번도 말을 안 했다고 하더라. 저는 아이의 행동을 어느정도 예감을 했었다. 아무래도 자기 행동에 제약이 되고 귀?아지다 보니 얘기를 안 한 거 같았다. 그런데 말이 트이면서는 '너 아빠 판박이다'라고 하면, 이제는 '예 알아요. 저 엄마도 닮았어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귀찮냐'고 물어보니 아이는 '귀찮은 건 아니다'라고 하더라. 자신을 알아봐서 불편할 때도 있을 텐데 엄마 아빠를 존경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감사하고 고마웠다. 문득 아이가 '엄마 팬이야'라고 하자마자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3년 남성진과 결혼해 아들을 낳은 김지영은 아들의 연예 생활도 막지 않을 예정이라고. 그는 "아들이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말은 아직 안 했는데, '배우라서 좋겠다'면서 '나도 유튜브 할까?'라고는 하더라. 우리 아들은 사람들은 당연히 TV에 나오는 줄 알았었다. 어느 날 제가 촬영에 가면, '왜 엄마만 가? 같이 가면 좋잖아'라고도 했는데, 저는 애가 함께 나오는 것을 지양해서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다 하지 않았었다. 아이는 아이대로 자라야 하는데, 휩쓸리는 것은 좋지 않은 거 같았다. 다만, 커서 선택을 하면 자기의 팔자인 거지, 그걸 막을 수 있겠냐.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적성이 있을 거고, 그걸 막을 생각도, 추천할 생각도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연예계는 중년 여성 배우들의 '설 자리'가 점차 커지는 효과를 보는 중이다. 그간 남성 중심의 작품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굿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서사가 중심이 되는 작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김지영은 이 현상에 대해 "남성위주로 쏠리기만 했던 것이 비단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었다. 우리가 연기를 시작하는 시점인 옛날부터 그래왔고, 대부분이 같았다. 지금 와서 달라진 것도 아니었다. 다만, 주연을 맡고 중심이 됐던 사람들이 밀려났다고 생각하며 저희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거 같다. 여성 중심 영화가 많지도 않고, 여성중심인데 거기다가 40대를 위주로 하는 작품이 많을 수는 없다. 어릴 때에도 보면, 20대 때에도 '우리가 할 거 너무 없어'라고 했었다. 원하는 것들이 항상 펼쳐져 있지는 않았던 거다"며 "저는 주인공을 하고 싶어하기 보다는, 연기가 더 하고 싶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은, 최근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며 아버지가 "너 김지영인데 왜 안 하느냐"고 했다는 일화를 웃으며 전해왔다. 이에 82년생이 아닌, '74년생 김지영'의 생각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김지영은 "일적으로도 배우로서도 제가 해왔던 환경들이 많이 바뀌었다. 후배들을 대하는 것과 선배들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었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아졌다. 어디에 가면 저에게 선배'라고 하고 의자를 내어주는데 그게 적응이 안되더라. 그래서 저에게도 브레이크가 걸린 거 같다. 40대 초반이 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때 연기 인생 2막, 엄마로서 여자로서 방향이 달라졌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하던 때였는데 '프랑스 여자'의 김희정 감독을 만나 많은 애기를 하고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김지영은 차기작으로 '우아한 친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촬영도 다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공개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라고. 김지영은 "요즘 저에게 '다작'이라고들 하시는데, 특별출연을 했던 작품들이 한 번에 풀리면서 본의 아니게 많이 보여드리게 됐다. 어느 분들은 제2의 전성기라고 하시는데, 그러기엔 나이가 많고, '제5의 전성기' 정도가 아닌가 싶다"며 밝게 웃었다.

'굿 캐스팅'을 마친 김지영은 7월 10일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우이한 친구들'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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