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지영 "'굿 캐스팅' 女중심 서사 유쾌 통쾌..카타르시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17 09:50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지영(47)이 '굿 캐스팅'으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했다.

김지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1학년 재학 시절 극단 '한국'에 입단하며 연기를 시작했고, 1995년 KBS 드라마게임 '가장 행복하게 잠깨는 남자'로 드라마에 데뷔했다. 이후 MBC '전원일기'(1997)에서 복길이 역을 맡으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김지영은 이후에도 활발한 연기활동을 이어갔다. MBC '남자 셋 여자 셋'(1997), SBS '토마토'(1999), MBC '논스톱'(2000), KBS2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 SBS '토지'(2004), SBS '내 사랑 못난이'(2006), MBC '메이퀸'(2012), MBC '위대한 조강지처'(2015) 등으로 시청자들을 만났고,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1998),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극한직업'(2019), '엑시트'(2019), '프랑스 여자'(2020) 등으로도 관객을 만난 바 있다.

1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굿 캐스팅'(박지하 극본, 최영훈 연출)에서는 국정원 국제 대테러 대응팀 소속 블랙요원인 황미순 역을 맡아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냈다. 가족과 이웃에게는 보험 설계사로 자신을 꾸미고, 실제로는 잠입전문 블랙요원으로 활약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김지영이 출연한 '굿 캐스팅'은 현장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 국정원 요원들이 우연히 현장으로 차출되며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로, 백찬미(최강희), 임예은(유인영), 그리고 황미순의 워맨스가 돋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김지영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굿 캐스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굿 캐스팅'은 이미 지난해 촬영을 마친 작품이었다. 공개 시기를 적절히 잡지 못한 채 최근에야 베일을 벗게 됐지만, 통쾌한 액션과 스토리가 시기와 잘 맞아떨어지며 시청자들의 호평도 받을 수 있었다. 김지영은 "사전제작이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찍어두고 보니 어쩔 수 없었고, 이미 던져진 주사위였다고 생각했다. 걱정이 많았는데 그렇게 보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들이 찍어두고 너무 오래되면 빛이 바랜 느낌이 나고, 장롱 안에 있는 느낌이 나고는 하는데, 그런 점에서 불안하기도 했지만, 사전제작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탄탄히 하게 돼서 좋은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시기와 잘 맞기는 했지만, 걱정은 계속해서 있었다고. 김지영은 "속도감에 있어서 걱정이 된 지점들이 있었다. 몇 달만 지나도 TV를 틀면 '와 저렇게 빨리 말하는데 알아 듣는다고?'하는 게 있고, '저건 무슨 단어야. 방송에서 써도 돼?'하는 것들이 있지 않나. 6개월이면 그런 환경이 확 달라지는데, 우리의 속도나 뉘앙스가 구식인 걸로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또 저희는 겨울 옷을 입고 찍었는데, '여름에 나가는 게 말이 돼?'라고 했는데, 감독님은 쿨하게 '그럼 여름 옷을 입어'라고 하시더라. 사실 SBS에서 처음에 편성을 미룬다고 했을 때 저희가 다 공분했는데, 결국엔 다 하늘의 뜻이었고 '연기나 잘하자'가 됐다. 결국엔 그게 다 잘 맞았던 거다"고 밝혔다.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국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믹을 베이스로 한 '굿 캐스팅' 속에서 김지영은 확신의 '개그캐'를 맡아 열연했다. 그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눈물이 날 정도로 큰 웃음을 줬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황미순 캐릭터에 대한 믿음이 이어졌다. 김지영은 "저는 코믹 전문도 아니고, 딱히 '코믹을 잘한다'는 것은 없는데, 그런 상황이 주어지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거 같았다. 우리 드라마가 그랬다. 원대한 깊은 숨은 뜻이 있거나 무거운 것이 아니라, 이 시기에는 조금 더 힘들고 지치고 이런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쉴 수 있는 '쉼'을 줄 수 있고, 또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해소가 되면 좋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최대한 슬립스틱이든, 유치함이든, 우스꽝스러움이든 '배우가 저래도 되나'라고 생각하든 신경을 쓰지 않고 연기했다. 작품 안에서 내려는 느낌이 있다면, 거기에 배우로서 최선을 다했던 것이 다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지영은 극중 얼굴을 아끼지 않은 열연을 한 것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로맨스를 할 때 상대 배역에게만 예뻐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그 작품을 하는 동안에는 그 상대배역을 저희 시아버지 모시듯이 했다. 어려운 사이지만, 너무 격이 없으면 안되고, 그러면서 존경하지만 우리 남편의 전신이자 우리 남편보다 멋진 거 같은. 그런 사람으로 대했던 거다. 로맨스를 하는 동안에는 남편에게보다 더 예뻐 보이고 싶었던 거 같다"고 했다. 그랬기에 김지영은 '굿 캐스팅'에서도 역대급 분장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는 "위장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해서 촬영장에 들어가니 다들 '괜찮겠냐'고 하더라. 분장팀도 하루에 몇 번씩 저에게 '괜찮겠냐'고 하던데, 저는 아무렇지도 않았다"고 당당히 말했다.

특히 '굿 캐스팅'은 세 명의 여성 블랙요원이 등장해 통쾌한 액션을 펼친다는 점에서 여타 드라마와 결을 달리했다. 이에 대해 김지영은 "통쾌한 것들이 잇었다.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했어야 해서 유쾌하고도 통쾌했다. 여자들 위주의 이야기라면, 남자들이 '에이' 이럴 거 같았는데, 남자들도 재미있어했고, 못 보던 그림이라 좋아하고 속 시원해하더라. 여자로서도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여성 중심' '남성 중심'이 아니라,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다. 40대 배우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은 40대 여배우들이 그릴 복잡한 인생이 주인공이 되기엔 어렵다는 거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굿 캐스팅'의 성공은 40대 여배우들의 희망이 되기도 했다. 김지영은 "시청률이 좋은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매번 최선을 다해왔던 거 같다. 최선을 다한 것들이 좋은 호응으로 보일 때 힘을 얻는 거 같다. 이런 기회는 참 천운이다. 다들 잘하고 있고, 우리만 유독 잘하는 것도 아닌데 기운을 타야 하지 않나. 시대의 흐름도 봐야 하고. 사람들이 답답하고 무서운 것을 싫어했던 것도 있고, 그 기운을 타고 맞아서 때를 맞춘 것 같았다"고 밝혔다.

'굿 캐스팅'을 마친 김지영은 7월 10일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우이한 친구들'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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