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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정진(43)이 9개월, '더킹'의 대장정을 마쳤다.
이정진은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9개월의 대장정이었다. 20년이 넘게 연기를 하다 보니 매 작품이 아쉽고 새로운 작품이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유독 규모도 컸고 촬영 기간도 길었던 만큼 기억에도 많이 남았고, 좋은 스태프들과 좋은 작품, 배우들이 함께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9개월간 좋은 시간을 잘 보냈고 마지막 방송까지 마무리도 잘 된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킹'은 이정진이 무려 3년 만에 연기자로 복귀한 작품이었다. 그간 공백기를 가진 이유에 대해 묻자 이정진은 "나를 안 부르더라"고 시원하게 말했다. 그는 "안 그래도 처음에 '더킹' 측에서 저에게 미팅을 오라고 해서 저도 가서 여쭤봤다. '왜 저를?'이라고 물었다. 많이들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을 거고 궁금했는데 그쪽에서 저를 만나자고 했다고 해서 '왜?'라고 했었다. 그런데 작가님도 감독님도 제게 거꾸로 물어보시더라. '왜 그동안 연기를 안 했냐'고. 감독님도 작가님도 그냥 제가 연기를 안 하고 있는 줄 아셨던 거다. 그러다 보니 이제 '더킹'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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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정진은 '더킹'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장착했다. 40대와 70대를 함께 살아가는 인물 이림으로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 것. 이정진은 "캐릭터 자체도 다른 역할이다 보니까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저 역시도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누군가가 연기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것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설정 자체가 72세인 역할이라 그 부분을 조금 더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작가님도 40대와 70대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대본이 나오기 전에 캐스팅이 돼서 미리 들어보니 '영원불멸의 70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준비를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더킹' 속의 강렬한 활약 덕분일까. 이정진은 캐릭터의 새 장을 열어본 느낌이란다. 그는 "저를 처음 보시는 분들은 이런 모습이 낯설 수도 있다. 초반부터 이림이 워낙에 센 인물이다 보니 배우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하는 걱정보다도 '이걸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그동안 제가 많이 보여줬던 이미지도 있고, 제작진이 기대하는 이미지도 있는데, 너무 한 쪽으로만 편향이 되고 싶지는 않았던 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그동안 새로운 것들을 많이 했었다. '애가 저런 걸 왜 하지?' 싶으실 것들도 했을 거다. '남자의 자격' 같은 예능도 그렇고, 그 때 그 때 새로운 것들을 선택했었는데 그런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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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진은 '더킹' 속의 이림을 상식과는 완전히 다른 인물로 설정했다고. 그는 "저는 초반에 대한민국의 이성재(이정진)를 죽여버리지 않나. 그래서 처음에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림은 뭐든 당연하게 생각하는 캐릭터로 잡았다. 현재는 2020년이지만, 이림은 그냥 100년 전의 왕 같은 사람인 거다. 사람 하나 죽이는 것이 나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죽여도 되는 그런 인물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죄책감도 없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냥 모든 사람들보다 내가 더 위에 있는 인물처럼 만들었다"고 했다.
김은숙 작가의 대본도 디테일했다. 이정진은 "김은숙 작가의 전 작품들은 방송으로 봤었고, 대본은 처음 받아봤다.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수들이 대본 속에 있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까' 하는 생각도 했고, 대본을 받으며 궁금했다. 늘 다른 대본들은 내 역할이 어떻게 될지에 집중했는데, 이번에는 다음 회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했던 것 같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했다. 전체적인 스토리에 힘이 있었고, 참여하는 저 역시도 많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정진은 '더킹'을 통해 좋은 기억이 남았고, 앞으로 '열일'에 대한 의지 역시 살아났다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더킹'을 많이 보시는 거 같았다. 개인 SNS를 통해서도 댓글이 더 많아졌고, '잘해달라'는 댓글도 달리더라"며 "저는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할 거 같다. 지난 작품들을 돌아봤을 때 후회스럽고 미련이 남는 것들이 아니라, 최고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에너지가 있어야 다음 작품도 고를 수 있고, 또 그 다음, 그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정진은 '열일'을 예고한 상태다. '더킹'을 마친 뒤 열정적으로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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