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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슬의생' 신원호 PD "조정석, 날 반성하게 해..전미도=든든한 큰딸"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08 09:28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가 '99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예능PD로 입봉했지만, 드라마로도 대박을 쳤다. 신원호 PD는 2012년 시작한 tvN '응답하라 1997'의 성공 후 '응답하라 1994'(2013), '응답하라 1998'(2015)에 이르기까지 '응답하라' 시리즈를 흥행으로 이끌었고, 새 시리즈인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의 성공 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을 들고 나오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주 1회 방송, 시즌제로 이를 나누는 현명함으로 시청자들을 매주 두근거리게 했고, 현재는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최종회 14.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급상승시켰다.

신원호 PD는 서면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원호 PD는 배우들에 대한 만족감을 크게 드러냈다. 조정석을 시작으로 정경호, 김대명, 유연석, 전미도에 이르기까지 일명 '99즈' 5인방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났다.

신 PD는 먼저 조정석에 대해 "조정석은 못 보던 유형의 배우다. 뭐랄까, 늘 놀랍다. 연출로서 이 부분은 아무리 새롭게 하려고 해도 뻔하게 나오겠다라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런 순간 예상 밖의 뉘앙스와 톤을 던지는 배우다. 심지어 같은 대사들도 컷마다 달랐다. 저는 그게 너무 좋았다. 표정과 몸짓이 프리한 친구다 보니,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를 얻어내는 게 너무 좋았다. '이런 걸 이렇게도 할 수 있네'라고 깨닫게 해준 친구다. 저의 정형화된 사고방식을 반성하게 해준 친구기도 하다. 연기한 지 오래됐는데도 매번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를 보여준,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연석에 대해서도 "유연석의 스윗한 면모, 그가 갖고 있는 다정다감함, 아이를 정말 좋아하는 부분들이 연기로 한 번 나와주면 정말 찰떡같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캐릭터를 한 번도 안 해봤지만 유연석이라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고, 유연석도 해보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안정원은 따뜻하고 참 잘 자란 바른 청년이지만, 단호할 땐 단호하고 예민할 땐 예민하다. 그런 여러 국면을 유연석이 잘 표현해줘서 고마웠다. 게다가 소아환자들이 모두 어리다보니 현장에서 통제가 어려운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그때마다 참 따뜻하게 아이들과 교감해가며 연기를 끌어내주는 게 참 예뻤다. 다섯명이 모인 현장에서도 '99즈'중 실제 막내이면서도 묘한 추진력을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고 밝혔다.


신 PD가 생가한 정경호는 '멜로 스타터'였다. 신원호 PD는 "정경호는 정말 스윗하고 다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친구다. 연기자이기 때문에 실제 성격과 캐릭터가 달라도 상관없다는 걸 알면서도, 정경호와 김준완은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정말 실제 성격과 극과 극의 캐릭터인데도 잘 해줘서 참 프로페셔널하구나 느꼈다. 특히 평소에는 정경호지만, 멜로씬만 찍으면 특별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닌데 희한하게 다른 느낌이 들더라. 우리 드라마의 멜로 스타터였고, 짧은 씬 안에서 멜로를 보여줘야 했음에도 잘 표현해줬다.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다. 덧붙여 주변 사람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정경호의 그 힘이 다섯 명을 끈끈하게 엮었다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정경호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명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가장 먼저 합류한 기둥이었다. 신 PD는 "김대명은 제일 먼저 캐스팅한 배우다. 왠지 양석형 같은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을 것 같지만, 한 적이 없더라. 그래서 더욱 잘 됐다 싶어 캐스팅했다. 양석형이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마마보이처럼 보여야 하고, 소심하다.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정형화돼 보일 수 있는데, 무대에 잔뼈가 굵고 다양한 연기를 해왔기 때문인지 풍부한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 친구는 늘 진심이다. 그 순수함이 양석형을 애정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주었다. 덧붙여 김대명은 양석형 역을 맡고,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게 진심으로 행복했던 것 같다. 술 한잔하며 행복하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그게 그때마다 묘하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행복하게 일하는 김대명의 진심이 다섯명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현장 전체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늘 진심인 친구라 그런지 그 친구가 행복해하는 모습은 이상하게 감동스럽다. 연출자 입장에선 내가 만들어놓은 환경과 크루를 행복해하고, 이를 표현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사진=CJ ENM 제공

마지막으로 전미도는 신원호 PD에게 '똑똑하고 든든한 큰 딸'. 신 PD는 "전미도는 현장에서도 초반에 캐릭터에 대한 밸런스를 잡아준 것 말고는 특별히 디렉션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무대에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연기자에게 연기하는 공간이 바뀌는 것 쯤은 별 의미가 없는 듯 보였다. 놀라운 건 이미 잘하면서도 노력한다. 전미도는 정말 모범생 같다. 이를테면 베이스를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 '캐논'을 해낸 것도 놀랍지만,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그 어려운 슬랩을 해내는 순간, '너는 정말 모범생 같다'라고 칭찬할 수 밖에 없었다. 베이스 선생님도 초보가 할 수 있는 진도가 아니라고 했는데도 해냈다. 악기 연주도, 교회에서 춤추는 씬도 너무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모범생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틀에 박혀있지도 않아 늘 예상치 못한 연기를 던져준다. 깜짝깜짝 놀랄만큼 영리하다. 정말 든든하면서도 똑똑한 큰딸 같은 느낌이다"고 칭찬했다.

이들의 밴드신과 스페셜 라이브는 회마다 화제를 모았다. 자발적으로 모여 연습을 이어간다는 그들의 연습량이 눈에 훤히 그려질 정도. 이에 코로나19가 지나간 뒤 '슬의생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신 PD는 이에 대해 "콘서트는 현 시국 때문에 생각을 못 하고 있다. 아직 잘 모르겠다. 스페셜 방송 후 온라인 라이브도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다고, 시청자들이 주신 많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의견을 줘서 성사되었다. 악기를 배운지 1년이 채 안 된 배우들이 이 정도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놀랍다. 방송은 여러 번을 걸쳐 촬영하지만, 실제 라이브는 방송과 차이가 있을 텐데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연말 촬영에 돌입하며 내년 상반기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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