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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외롭고 고독한 청춘, 배우 이동휘(34)의 새로운 발견이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기태는 서울에서 상실감만 얻은 채 귀향하게 된 인물. 6년 넘게 서울에서 사법고시 공부를 하던 그는 사법고시 폐지와 함께 고향인 벌교로 내려온다. 형과 차별하는 엄마, 성과 없이 낙향한 본인을 무시하는 형과 친구들로 인해 부담감을 느끼던 그는 낡은 영화관 국도극장 에서 매표 담당하게 되고, 국도극장 간판장 오씨(이한위), 초등학교 동창 영은(이상희) 등과 어울리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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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극장'의 어느 면이 가장 마음을 움직였냐는 질문에 그는 "영화라는건 다양한 장르가 있고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 않나. 영화의 미덕이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서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영화들이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사건에 휘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사실 우리 주변에는 소소하고 큰 사건이 없지만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나. 저 또한 제 삶이 버라이어티한 사건이 펼쳐지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그렇게 삶과 맞닿아 있는 사람을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국도극장'을 만나게 됐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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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휘는 극중 연기한 기태라는 인물에 대해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태 같은 경우는 그런 외로움이 감정이 극대화된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저 또한 제 안의 내제돼 있던 외로움을 극대화 시켜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외동아들로 자랐고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자라면서 느껴왔던 외로움이 있었다. 그런 외로움을 꺼내서 연기와 접목시키려고 했다"며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슬픔을 해소하는 방법이 다 다를 텐데 기태는 혼자 있어도 우는 게 어색한, 혼자 있음에도 엉엉 우는 게 어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연기하는 내내 그 사람에게 젖어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기태 캐릭터의 구축 과정을 설명하면서 "기태가 조금 '찌그러져 있다'는 느낌을 관객분들에게 드리고 싶었다. 제가 실제로도 오른쪽 어깨가 조금 쳐지긴 했다. 평상시에는 모니터를 할 때는 어깨 균형이 맞아보이게 신경을 썼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쳐진 어깨가 기태와 더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해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며 "의상이나 외모적인 면에서도 단벌로 사는 사람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이번 영화는 눈썹도 안 그리고 찍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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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동휘는 극중 어머니 역을 맡은 신신애와의 인연에 대해 말했다. 출연작이었던 '극한직업'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신신애와의 재회를 반가워 했던 것. 그는 "신신애 선생님이 어머니로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극한직업' 단톡방에 '신신애 선생님와 모자로 연기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여전히 '극한직업' 멤버들과 가족같이 친하고 있다는 그는 "실제 친척 보다 '극한직업' 멤버들과 더 많이 연락을 한다. 서로 경쟁적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서로 서로 잘 챙겨주려고 노력한다. 어제 '국도극장' 시사회 때도 승룡이 형이 직접 와서 응원해주셨다. 촬영장에 커피차도 많이 보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난 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극한직업', '극한직업'의 큰 흥행이 이후 작품을 선택하는데도 어떤 영향을 미치기도 했냐는 질문에 이동휘는 "사실 '국도극장'은 촬영은 '극한직업' 이후에 했지만 출연 결정은 '극한직업' 이전에 했던 작품이다"라며 "'극한직업'을 선택할 때부터 어떤 작품을 할 때 내가 도전할 수 있을 때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극한직업'도 코미디이지만 후반 액션신이 있지 않았냐. 그래서 그런 액션을 내가 제대로 연습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앞으로도 그런 도전을 많이 할 수 있는 작품 선택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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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단편영화 출연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동휘는 이유를 묻자 "연극을 오래하신 선배님들이 매체 작품을 쉬실 때 연극 무대에 서시기도 하지 않냐. 나에게는 그런 연극무대 같은 존재가 단편 영화다"고 답했다. 어 "단편영화 작업을 하면 살아있음을 느낀다. 사실 단편 영화는 촬영 회차도 적고 장편 영화에 비해 큰 부담은 적은 편이긴 하다"며 "하지만 단편영화건, 또 '국도극장' 같은 독립영화건 또 규모가 큰 상업영화건 영화라는 건, 영화는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저 티테이블 위의 과자가 조금 더 풍성하냐 아니냐의 차이 정도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어떤 규모로 나누는 건 내 마음 속의 카테고리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촬영이 없이 오롯이 쉬는 날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냐는 질문에 이동휘는 패셔니스타답게 "옷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옷을 굉장히 좋아했다. 옷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옷과 이 옷을 함께 입으면 조화롭 겠다' '이 박음질이 느낌이 참 좋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지나보낸다"며 "또 무엇 하나를 모으면 이것 저것을 사는 편이다. 예를 들어 텀블러나 스카프를 모으게 되면 하나에 만족을 못하고 막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러가지를 사본다. 또 비싼 건 안좋아하고 빈티지샵을 돌아다니면서 사는 걸 좋아 한다"고 말했다.
옷과 패션을 사랑하는 만큼 다른 스타들처럼 자신만의 의류브랜드 론칭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는 "전 그냥 남들이 만들어주는 걸 입는 걸 좋아한다. 요새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신발에다가 그림을 그리고 시간을 보내긴 하는데, 그건 오롯이 그냥 제 만족으로 하는 거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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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명필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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