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 "민현서=나 자부심에 어깨 으쓱"..심은우, '부부의 세계'로 찾은 자신감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5-27 10:36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배우 심은우가 26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26/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심은우(29)가 '부부의 세계'를 도약점으로 삼았다.

심은우는 용인대학교 뮤지컬연극학과를 졸업한 뒤 2016년 SBS 드라마 '원티드'로 데뷔했고, 이후 SBS '수상한 파트너'(2017), KBS2 '라디오 로맨스'(2018), tvN '아스달연대기'(2019)를 거치며 배우로서 한 걸음씩 나아갔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게'(주현 극본, 모완일 연출)에서는 주인공인 지선우(김희애)의 조력자이자, 데이트폭력을 일삼는 박인규(이학주)에게서 벗어나려는 여성 민현서 역을 맡아 열연했고, 시청자들의 연민과 사랑 속에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심은우가 출연했던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로, 28.4%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신드롬급 인기와 더불어 그가 비지상파 프로그램의 벽이었던 'SKY캐슬'도 넘었고, 최종적으로는 현실적이라는 호평까지 받으며 종영해 방송사들의 '꿈의 작품'이 됐다.

심은우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부부의 세계'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배우 생활 중 떠났던 강원도 양양군에서 심은우는 운명의 작품인 '부부의 세계'를 만났다. 당시 서핑샵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새 작품을 만나게 됐다는 그는 "지난해 여름을 양양에서 서핑도 배우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살았는데, '부부의 세계' 오디션을 보겠느냐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와 오디션을 봤다. 처음엔 '저를 어떻게 아셨을까' 싶더라. 캐스팅 디렉터님께서 '아스달 연대기'에도 도와주신 분이었는데, 이번에도 연락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심은우는 "현서가 매력이 있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했고, 기존 한국의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던 캐릭터였다고 생각했다. 현서라는 인물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모습도 보여줘서 오디션 대본을 받았을 때에도 너무 하고 싶다고 했었다. '진짜 재미있고 연기하는 것 같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현서가 욕심이 났고, 진짜 누가 돼도 배가 아플 거 같았다. 내가 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되고 보자고 생각했다. 오디션을 열심히 준비했고, 1차, 2차, 3차 오디션에 긴장을 하면서 '마지막이다. 조금만 더 힘내자'고 생각하며 갔는데 감독님이 '뭘 또 봐'라고 하시더라. 이미 마음을 정하고 불러주신 거라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모완일 감독은 심은우에게 은인이자, 용기를 준 사람이었다. 심은우는 "정확히 몇대 몇이라는 말씀은 안 하셨지만, 현서가 된 뒤에 '현서야, 너 다른 건 몰라도 이거 하나는 자부심 가져도 된다.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봤고, 이름이 있는 배우들도 하고 싶어 했던 역할인데 네가 된 거다. 자부심 가져도 돼'라고 하셨다. 그때 어깨가 '으쓱'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배우 심은우가 26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26/
심은우는 자신이 연기한 민현서를 '추운 겨울,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로 표현했다. 위태로워 보이지지만 떠나지 않고, 언제든 날아갈 수 있지만, 박인규의 옆을 지킨 인물이라는 점에서 현서와 새가 닮았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랬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반응도 얻었지만, 심은우는 그 시청자들의 반응에도 어느정도 공감한다고 했다. "보시는 분들은 고구마 백개 먹은 기분이셨을 거다. 그런데 저는 현서가 이해가 됐다. 저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만날 때 캐릭터가 무슨 일을 하든 이 캐릭터가 이렇게밖에 할 수 없던 이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게 풀려야 남들은 다 이태오를 욕해도 이태오 스스로는 연기하는 이태오를 이해해야 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접근하기 때문에 저도 현서가 이해가 됐다."

촬영은 생갭다 어려웠다. 민현서의 감정을 이해해야 하는 것과 더불어 박인규와의 몸싸움 신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 "온몸을 던졌다"던 심은우는 "


제가 요가를 했기 때문에 단련이 돼서 안 아프게 넘어지고, 실제로도 위험하지 않게 리허설을 하고, 인규 오빠와도 합을 많이 맞췄다. 무술 감독님도 계시고 안전하게 촬영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에 멍은 들었더라"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또 촬영 중 이학주의 눈빛에 압도됐었다며 "촬영을 할 때는 오빠의 눈이 무서웠다. 촬영에 돌입하면 무서운데, 또 인규 오빠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그렇게 된 거지, 실제고 컷 하면 그냥 이학주가 된다. 너무 따뜻하고 동네 오빠 같아서, '오빠가 그렇게 온 오프가 빠르니, 연기지?'라고 생각하면서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의외의 장소에서 마무리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안타까움을 남겼다. 고산역에서 벌어졌던 박인규의 죽음에 대해 심은우는 "저는 인규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시청자들은 그걸 모르지 않았나. 그래서 연락을 엄청 많이 받았다. 친구들도 '너 죽으면 안돼. 죽으면 JTBC 폭파할거야' 이랬는데 대답을 못해줬었다. 그런데 현서의 죽음은 안될 일이었다. 그런데 현서도 인규가 자기 눈 앞에서 죽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냥 사라지면 좋겠고, 볼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인규가 죽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괜찮은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착각이, 착각이었단 것을 알았지만, 내가 아니라 그 어느 다른 곳에 가서 새롭게 변해서 살면 좋겠지 죽기를 원하지는 않지 않나. 그런데 인규의 결말은 슬펐지만, 인규는 꼭 죽었어야 했던 거 같다. 그러지 않았다면 멈추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배우 심은우가 26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26/
'부부의 세계' 속에서는 악연으로 마주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배우들의 합과 케미스트리가 아깝다는 이들도 많았다,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보고 싶다는 것. 이에 심은우는 "그래서 생각도 해봤는데, 학주 오빠랑 연기한 게 너무 재미있어서, 실제로도 촬영을 하면서도 '오빠랑 하는 거 너무 재미있고 또 하고 싶다. 또 언제 같이 하지'했었다. 그 후로 아쉬웠고, 다른 작품을 만나서 빨리 같이 해보고 싶다. 근데 저는 연인 말고 현실 남매를 해보고 싶다. 치고 박고 싸우고 '설거지 네가 해라'하는 걸 해보고 싶다. 제가 이번엔 많이 맞았으니 다음엔 합법적으로 복수를 해야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밝은 성격의 배우지만, '부부의 세계'를 하는 동안에는 단 한 장면에서도 웃지 못했다고. 심은우는 "현서는 '부부의 세계'에서도 한 번도 못 웃었다. 마지막 방송 후 촬영 스틸컷이 올라오는데 감독님이 방송 나오기 전에 그러시는 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나올 거다'고. '이따 보면 알아'라고 하셔서 궁금했는데, 피를 묻힌 현서가 환하게 웃는 사진이더라. 저도 그 사진이 정말 좋았다. 차기작은 꼭 웃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부부의 세계'는 심은우가 낸 배우로서의 또 다른 성과였다. 심은우는 "지난 시간들에 감사했다. 데뷔를 하고, 독립영화를 찍고, 작은 역할부터 해왔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것들이 없었다면 현서를 할 수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난 시간들에 감사했다. 배우들은 자신이 배우로 증명을 받기를, 증명이 되기를 원하는데 그게 중요한 사람들 같다. 집구석에서 연기만 하면 그게 배우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해주고, 격려를 해주고 이러는 반응을 실감하니 내가 연기를 잘 하고 있구나, 내가 배우구나. 앞으로 더 잘 해낼 수 있겠다는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히며 때문에 차기작을 더 신중히 고민하겠다는 결심도 내비쳤다.

심은우는 '부부의 세계'를 "도약점"으로 삼았다. 이를 마친 뒤 차기작으로 돌아올 심은우의 앞날이 기대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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