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대한제국까지 점령한 PPL..5.8% 충격의 성적표, '더킹'·김은숙 돌파구 있나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5-20 08:54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약 32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도 이미 회수했다. 드라마 방영 전 이미 이뤄낸 성과다. 그러나 매회 등장하는 간접 아닌 직접 광고들이 전파를 타니, '제작비 이미 회수'라는 그 말이 실망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스타작가 김은숙이 새롭게 탄생시킨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김은숙 극본, 백상훈 정지현 유제원 연출)가 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위기설이야 이미 첫 방송 직후 속속 튀어나왔지만, 이제는 간접 광고가 아닌 직접 광고까지 붙으며 시청자들의 불편함이 극에 달하는 중이다.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11.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더 킹'은 급기야 5.8%라는 믿을 수 없는 자체 최저 기록까지 쓰며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셈이다.

시청자들의 의견도 기울고 있다. "이렇게까지 저평가될 작품이 아니다"라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이미 "김은숙 작가의 전작 향기는 찾아볼 수도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2 '태양의 후예'(2016)부터 tvN '도깨비'(2017), 그리고 '미스터션샤인'(2018)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과 깊이 있는 감정선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던 김은숙 작가의 극본은 '더 킹'에서만큼은 매력을 잃었다. 물론, '더 킹'의 실패가 김은숙 작가 본인의 완전한 위기나 실패로 비춰지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시청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것은 확실하다.
확실히 '더 킹'의 디테일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대한민국과 대한제국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평행세계 설정으로 궁금증을 키우기는 했지만, 이를 동시에 펼치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방대했고, 이를 담아내는 연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야기가 친절하지 못하게 흘러가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도 시청자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려 10회나 진행돼 주인공들의 감정이 극에 달했고, 서로 보지 못해 눈물까지 흘리며 그리워하고 있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대체 왜 두 사람은 언제 그렇게까지 가까워지고 애틋해진 걸까.



드라마의 기본인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이 확실하게 연결되지 않다 보니, 드라마 속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확연하게 튄다. '미스터 션샤인'과 '도깨비' 등에서 PPL을 부드럽게 녹여내는데 출중한 능력치를 보여줬던 김은숙 작가가 이제는 간접이 아닌 직접 광고를 방불케하는 극본을 써내려간다는 점이 놀랍다. 주인공들이 들고 있는 상품들을 향한 시청자들의 시선은 이미 뜨거울 테지만, '더 킹'은 그 강도를 뛰어넘는다. 멀티밤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정태을(김고은)이나 김치를 정면으로 들고 있는 장미카엘(강홍석), 그리고 황실에서 느낀 풍미를 인스턴트 커피에서 느끼고 있다는 황제 이곤(이민호)이 대사는 특히 낯뜨겁다. 여기에 대한민국에서 유행하던 LED마스크 뷰티디바이스는 대한제국도 점령했고, 조은섭(우도환)이 조영(우도환) 대신에 대한제국으로 넘어가며 김치까지 챙겨갔다는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고구마에 김치를 먹는 방법까지 직접 알려주는 조은섭의 대사에는 역시 김치가 정면으로 등장했다.

치킨은 매일 등장한다. "그 반반(치킨)"이라는 대사가 이곤의 입에서 흘러나오거나 정태을의 입에서 흘러나오면 두 사람은 또 치킨집에 마주 앉아 치킨을 뜯게 되고, 여기에 배달앱까지 사용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가운데, PPL만 주야장천 등장하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것은 광고인가 드라마인가'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니, 이쯤되면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아닐까.

'더 킹'은 이제 후반부로 향해가는 중이다. 비록 자체 최저 시청률에서 약간 상승세를 타 7%대 시청률을 유지 중이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숙적으로 삼기도 민망했던 JTBC '부부의 세계'가 떠나고 tvN '삼시세끼5'와의 대결을 이어가고 있지만, 어느 프로그램 하나 '더 킹'을 경쟁작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도 숙연하다. 역적 이림(이정진)의 대한제국 재등장으로 극적 변화를 꿈꿨던 '더 킹'이지만, 그 효과 역시 미미한 상황. 극적인 전개를 향해 시청자들을 이끌려 노력하고 있는 '더 킹'에게 돌파구는 있을까.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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