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남편 비의 눈물, 자식 위해 죽을 수도"..김태희가 '하바마'로 공감한 모성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4-29 09:30


사진=스토리제이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 배우 김태희(40)에게 '하이바이, 마마!'는 쉼이자 숙제였다. 작품을 통해 '힐링'을 경험했지만, 그와 동시에 삶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는 설명. 지난 5년간 김태희는 배우가 아닌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왔던 바 있다. 결혼과 임신, 출산 이후 5년 만에 복귀한 작품인 '하이바이, 마마!'는 그렇게 김태희에게 새로운 의미로 남은 셈이다.

김태희는 19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권혜주 극본, 유제원 연출)에서 주인공이자 타이틀롤인 차유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이바이, 마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와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담은 작품으로, 김태희가 연기한 차유리는 최종회까지 환생이 아닌, 딸의 안녕과 주변인들의 행복을 빌어주는 천사 같은 캐릭터로 분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던 바 있다.

'하이바이, 마마!'는 김태희가 2017년 비(정지훈)와 결혼하고 두 딸을 출산한 뒤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SBS '천국의 계단'(2003), KBS2 '아이리스'(2009),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2013), '용팔이'(2015)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드라마계의 여신으로 불렸던 김태희는 그간 연기에 있어서의 우려를 깨끗이 씻고 '하이바이, 마마!'를 통해 시청자들의 인정까지 받아냈다. 서면인터뷰로 '하바마'의 종영 소감을 전한 김태희는 "마치 아름다운 동화 같은 한 편의 긴 꿈을 꾸고 난 것 같다. 차유리로 지내는 동안 즐겁고 행복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마치 입관체험을 한 것처럼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깊이 성찰하고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좋은 드라마로 따뜻하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고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연기가 그리울 때 만난 좋은 작품이라 신나게 연기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tvN 제공
김태희가 '하이바이, 마마!'를 완성하기 위해 중점을 뒀던 것은 바로 '모성애'였다. 지난 5년간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고 돌아온 김태희였기에 더 크게 와 닿는 기회가 됐을 것. 그는 "모성애와 가족, 남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유리의 밝고 단순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사전에 감독님, 작가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유리의 톤을 잡았다. 그래서 유리의 감정선만 따라가며 연기했고, 그 흐름이 내가 진짜 유리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대본이 진심으로 느끼며 연기할 수 있도록 나왔다"고 말하며 대본에 대한 칭찬을 먼저 했다.

사실 '하이바이, 마마!'의 극본은 다소 답답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극중 다시 살아났던 차유리가 굳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답답함을 부른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것. 이에 대해 김태희는 "'자식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는 게 부모 마음'이라는 미동댁의 대사가 있다. 내가 사랑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죽음을 택한다는 게 엄마가 되어보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내 딸이 평생 귀신을 보며 위험과 공포 속에서 사는 것을 보면서 내가 과연 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나는 단연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심지어 나는 이미 죽었었고 지난 5년 동안 나 없이 살아가는 가족과 주변사람들과 변해가는 세상을 보면서 너무나 슬프고 아팠지만 내 삶이 끝났다는 걸 결국에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순간 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겨나긴 했어도 하나뿐인 사랑하는 내 딸 서우의 미래를 위해서는 다시 떠나는 게 맞다 생각하는 게 모성애의 위대함이 아닐까 싶다"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사진=tvN 제공
이는 김태희가 '엄마'가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생각이었을 것. 그는 실제로 '어떤 엄마냐'는 기자의 질문에 '초보 엄마'이자 '친구이고픈 엄마'라고 답했다. "서툴지만 의욕과 사랑은 넘치는, 말 그대로 초보엄마다. 앞으로 평생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며 두 딸에 대한 애정도 함께 표했다. 여기에 남편인 비의 연기 평가도 시선을 모았다. 오히려 '눈물이 나 보지를 못할 것 같다'고 했다는 비의 마음이 진실로 와 닿았다. 김태희는 "아직 아이가 드라마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고, 남편은 그냥 너무 슬퍼서 못 보겠다고 늘 얘기했다. 나에게 가족이란 존재만으로 힘이 되고 나를 외롭지 않게 해주는 존재인 것 같다. 결혼을 통해 새롭게 경험하는 어렵고 힘든 부분이 있는 만큼 더 많이 행복하고 더 많이 성숙해지는 것 같다. 결혼이 나의 삶의 희로애락의 폭을 한층 더 깊고 크게 만들어준 듯하다"는 일화를 밝히며 '하바마'가 가진 힘을 짐작하게 했다.

비까지 눈물을 흘리게 했던 '하이바이, 마마!'는 강화유리(조강화와 차유리) 커플의 케미로도 시청자들을 많이 울렸다. 5년이나 생이별을 해야 했던 부부의 케미가 마치 멜로 드라마를 보는 듯 애절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것. 특히 두 배우가 눈빛만 마주쳐도 케미가 살아난다는 평까지 받은 바 있다. 김태희는 이규형에 대해 "이규형 씨는 감성과 이성이 둘 다 뛰어난 배우다. 그래서 더 풍부하고 디테일한 연기로 진심을 전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너무나 훌륭한 상대역이었다. 사실 강화와 유리의 과거 신들이나 짧은 몽타주들은 대사가 별로 없었는데,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정말 많은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들로 한 장면, 한 장면을 풍부하게 만든 이규형 씨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사진=tvN 제공
드라마 팬들의 요청도 이어졌다. '김태희와 이규형의 진한 멜로 작품을 보고 싶다'는 것이 지배적인 반응. 김태희는 이에 대해서도 "드라마 종영 후에 이규형 씨한테 농담 삼아 다음 작품에서는 진하게 멜로 한번 하자고 했다. 드라마 첫 회부터 이미 수년간 연애하고 결혼한 부부이기에 상대 배우와의 케미스트리가 다른 그 어떤 작품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규형 씨 개인의 매력과 연기력이 너무나 뛰어나서 진짜 유리가 사랑했던 조강화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비록 다음 작품이 김태희와 이규형의 진한 멜로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김태희는 '하바마' 후 빠른 시일 내에 시청자들을 찾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재미있고 좋은 작품에서 좋은 사람들과 그리 길지 않은 공백기 후에 작업하고 싶다"고 밝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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