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0대 범죄·선택과 책임"..김동희→정다빈 '인간수업', 문제적 작품의 등장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4-28 12:04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문제적 작품이 등장했다. '인간수업'은 청소년과 어른 모두에게 숙제를 던지는 작품이 될 수 있을까.

28일 오후 넷플릭스는 새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진한새 극본, 김진민 연출) 제작발표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김동희, 정다빈, 박주현, 남윤수, 김진민 감독, 윤신애 대표가 참석했다.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작품. 존재감 없는 모범생 지수는 돈을 벌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부족함 없어 보이는 규리는 부모님의 기대에 반항하기 위해 지수의 범죄에 동참한다. 이들의 범죄에 같은 반 일진 민희와 그녀의 남자친구이자 학교 일짱인 기태까지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가 담긴다. '인간수업'은 우리 사회의 나쁜 현실과 10대들의 어두운 이면을 예리하게 직시하며 경각심을 일깨울 작품. 이들을 동조하고 방관하고, 또 도움을 주고자 쫓는 어른들의 다양한 군상을 통해 청소년 범죄에 대한 또 다른 질문거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김진민 감독은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스스로 알지 못했던 어떤 일을 겪으면서 자기 인생의 선택과 책임을 지는 이야기다. 내용은 쉽게 접근하고있고, 제가 뭔가를 말하는 순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내일(29일) 4시에 확인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생이라는 나이가 인생의 여러 판단을 해야 하고, 책임을 지는 나이로 진입하는 거 같다. 개인이 계속 선택을 하는데 그때 나이에 선택들이 선과 악이 불분명하다. 그래서 '이것이 죄야. 넌 이 선택을 하면 안돼'라는 질문의 답이 정해져 있었다면 이 대본을 택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 모든 질문을 보시는 모든 분들에게 던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책임에 대한 제 스스로의 숙제라고 생각했다. 이 질문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다들 대답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 주인공들이 두 명씩 나오는데, 남녀에 있어서 어떤 선택과 여러 부분에 있어서 여러 답을 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 '대답하지 못한다면 너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찾아봐'라고 할 수 있어서 젊은 작가가 큰 이야기를 썼다고 생각했고, 연출로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작품을 기획한 윤신애 대표는 "사실 이 이야기는 진한새 작가가 고등학교 때 짧은 에피소드로 시작했다고 하더라. 워낙 신인이지만, 오랫동안 그 재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대본을 쓴 것 좀 달라고 해서 받은 것이 '인간수업' 초고였다. 1화를 보고 덮었는데 캐릭터들이 저를 계속 찌르고 지문들이 상상을 하게 되더라. 영상으로 남기면 어떨까 싶었다. 주인공이 고등학생인데 어른인 저에게 '너 제대로 살고 있어?'라는 질문을 던지더라. 너무나 살아 있는 대본이었고, '무조건 해야지' 생각해서 하게 됐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특히 최근 n번방 사건을 비롯해 청소년들이 연루된 범죄들이 경악을 일으키는 중. 이에 대해 윤신애 대표는 "두려울 정도로 놀랍더라. 이번 사태를 우리 사회가 제대로 보고, 엄중하게 처벌도 내려지고, 제대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얘기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간수업'이 불편한 현실을 얘기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작자로서는 이 사회의 현실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심도 깊고, 책임감 있게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 덧붙이며 '관전 포인트'를 하나 더 더했다.

'선택'에 따른 '책임'이 주제가 되기 때문에 연출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김진민 감독은 "옆에 계신 대표님이 '대본 한 번 봐줘'하고 주시더라. 읽고나서는 '해요?'했더니 한다더라. 그래서 '그럼 하죠'라고 했다. 대표님께 그 얘기는 했다. 이거 했다가 잘못되면 대표님 회사는 문을 닫고 저는 연출이 끝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루기가 쉽지 않아서 내가 뭔가 잘못하면 큰 잘못을 저지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도 '연출생활 잘하면 쫑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안 하면 후회할 거 같아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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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배우들에게도 '인간수업'은 도전이었다. 김동희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신선한 충격도 받았고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대본을 보면서 작가님이 표현하신 것들이 저에게 어렵게 다가왔다. 상상 속에서는 생생하게 표현이 되고,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만나지 못할 장르라고 생각해서 두려움도 있었지만,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다빈은 "'인간수업'을 처음 보고 나서 기존의 학교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부분에 대해서 신선하고 조금은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또 10대들의 이면과 나쁜 현실들을 인간 수업을 통해서라도 사람들에게 상기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의미 있고 책임감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주현도 "저도 한국에서 10대를 보냈는데, 한국의 10대들이 당연히 가져아 할 고민과 반항기, 그리고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생기는 갈등들이 현실적으로 반영이 잘 됐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현실성 있게 꾸밈이 없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남윤수는 "10대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전에 했는데, 기존과 달리 '인간수업'은 10대의 어두운 이면과 속마음을 드러내는 이야기라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저도 대본을 읽으며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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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배우를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다는 '인간수업'은 '찰떡 캐스팅'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 윤신애 대표는 "기존 배우들이 가진 이미지들이 선입견으로 작용할까 우려가 됐고, 대본 그대로를 욕심 내서 표현해보자고 해서 과감히 오디션을 택했다. 정말 많은 배우들이 왔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저희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만족감을 드러냈다는 김 감독은 "어떤 배우는 예측이 가능해야 하고, 어떤 배우는 예측이 불가해야 하는데 제가 일반적으로 보던 모습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 작품은 뭔가 '여기 죽치고 앉아 있으면 몇 명이 걸어서 들어올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보면서 '어 저건 쟤네'하는 느낌을 한 명씩 받았고, 마지막에 윤수 군이 우여곡절 끝에 합류를 하면서 그때부터는 저 자신도 자신감이 붙었다. 얘들을 데리고는 무슨 짓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조연 학생들도 한 신 한 신을 너무 열심히 해주니까, 세상에 열정을 가진 친구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 감독은 "배우들을 감독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배우라는 직업을 택한다고 생각하고, 저는 어떻게든 표현으로 나올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 감독이 할 일인 거 같다. 현장에서 가장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준 거 같다. 다른 데에서 나오지 않을 표현법을 쏟아주는 것이 이 작품이 빛나는 거다. 해냈다는 느낌을 몇 컷씩 다 받았다. 스스로 집중력을 발휘하면 이런 느낌이 나온단 것을 깨우친 느낌이었고, 배우들의 혼신이 노력이 작품에 들어간 거다. 저는 가이드라인만 만들었다. 감독은 길을 잃지 않게끔 해주고, 가끔은 같이 길을 잃어주고, 다시 길을 같이 가주는 거 같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인간수업'은 10대들이 정말 하지 말아야 하는 선택을 하고 파멸로 치닫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는 불편하지만 나쁜 현실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 개성도 강하지만 주변에 있을 수 있는 캐릭터 아니냐. 공부도 잘하고 학생들에게 인기도 많은 '인싸'도 있고, 일진도 있고 일진이 되고픈 친구도 있다. 이 드라마 속에서 이 친구들을 이면이 있는 친구들로 몰아갔다. 이 친구들이 범죄를 택하는 순간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다. 우리 현실에 대해서, 죄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은 10대지만, 어른들도 '삶에서 제대로 된 선택을 하고 있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시청을 독려했다.

'인간수업'은 29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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