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칼럼 일부 인용 기사에 일침 "도대체 뭐하는 짓…비극 조장 기사 옳지 않아" [전문]

이우주 기자

기사입력 2020-04-23 18:51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자신의 칼럼을 일부 인용한 기사에 일침을 가했다.

허지웅은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제 오늘자 한겨레 칼럼 일부만 가져다가 이렇게 제목과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함께 공개된 사진 속에는 '허지웅 "사는 게 지긋지긋..환멸나고 짜증나" 토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담겼다.

허지웅은 "저 기사가 인용한 것은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라는 제 글의 중반에 나오는 대목이고, 주요 내용은 그렇게 힘들 때 니체 철학의 핵심 주제가 어떻게 개별의 삶에 적용되고 위로를 줄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 제목을 보고 청년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이 된다"며 "내 삶은 가십의 영역이 될 만큼 그리 위태롭지 않고 아직은 도움을 받기 보다 훨씬 더 많이 베풀 수 있다. 삶의 비극을 조장하는 것 같은 이런 기사는 옳지 않다"고 일침했다.

허지웅은 앞서 SNS에 자신의 칼럼 일부를 게재해 올렸다. 허지웅이 "나는 솔직히 사는 게 지긋지긋하다. 재발을 두려워하고 있는 건지 기다리고 있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환멸이 느껴지고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세상의 추악한 것들로부터 가장자리로 밀려나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살 가치가 있나요'라는 질문을 하루 수십개씩 받으면서 거기에 대고 '가치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나 자신이 역겹다. 원고 마감일은 이미 며칠 전에 지났고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니체를 다시 읽기로 했다"라는 대목을 올렸고, 이에 대해 "삶이 계속 추락하고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가 바닥이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그에 관한 제 답변"이라고 자신의 칼럼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 글을 두고 자극적인 기사가 이어지자 불쾌함을 드러냈다.

한편, 허지웅은 2018년 12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이후 지난해 8월 완치 소식을 알렸다. 현재 SBS 러브FM '허지웅쇼'를 진행하고 있다.

wjlee@sportschosun.com

다음은 허지웅 SNS글 전문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제 오늘자 한겨레 칼럼의 일부만 가져다가 이렇게 제목과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벌써 같은 내용의 기사들이 늘어나고 있군요. 저 기사가 인용한 것은 '삶의 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이 필요할 때'라는 제 글의 중반에 나오는 대목이고, 주요 내용은 그렇게 힘들 때 니체 철학의 핵심 주제가 어떻게 개별의 삶에 적용되고 위로를 줄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 인스타에도 전문을 올려둔 바 있고요. 한겨레 홈페이지나 네이버에도 버젓이 칼럼 전문이 있습니다. 고작 4천자가 읽기 싫습니까? 아무리 니체에 관심이 없어도 첫문장 읽으면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게 썼어요. 그런데 싫어요? 저 제목을 보고 청년들이 무슨 생각을 할지 걱정이 됩니다. 심지어 어떤 기사는 딱 저 부분만 빼서 올려놓고 무려 '전문'이라고 표기해두었군요.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이래놓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겠지요. 내 삶은 가십의 영역이 될만큼 그리 위태롭지 않고 아직은 도움을 받기보다 훨씬 더 많이 베풀 수 있습니다. 삶의 비극을 조장하는 것 같은 이런 기사는 옳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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