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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불륜과 이혼을 향한 완벽한 복수로 지난밤 시청자의 숨통을 쥐고 흔든 '부부의 세계'가 시청률 21%를 돌파, 역대 최고 시청률로 인기를 입증했다.
여병규(이경영)의 투자는 무산됐고, 지선우는 횡령 혐의로 이태오를 고소할 생각이었다. 빈틈없이 치밀했던 계획의 변수는 민현서(심은우)의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였다. 협박이 통하지 않고 민현서까지 사라지자 박인규는 이태오의 편에 섰다. 지선우를 흔들 결정적인 증인을 확보한 이태오는 박인규와 함께 병원으로 찾아와 지선우의 정신감정을 의뢰했다. 이대로라면 아들 이준영의 양육권 소송에서 지선우가 불리했다. 심리 싸움은 극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태오는 끝까지 비열하고 저열했다. 이태오가 지선우의 가장 약한 아킬레스건까지 건드렸다. 아버지에게 다른 여자가 있음을 의심하고 어머니가 일부러 사고를 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괴로워했던 지선우를 알면서 이태오는 "너, 니 엄마처럼 안 될 자신 있어?"라는 말로 상처를 건드리는 비열한 수를 띄운 것. 양육권 싸움에서 이기려는 이태오의 행동은 지선우의 감정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모든 상황이 지선우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었다. 트라우마까지 건드리며 자신을 조여 오는 이태오로 인해 지선우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들한테 달려갔다. 남편에게 받은 배신보다 이준영의 반응이 더 무서웠던 지선우는 차라리 함께 죽기를 바랄 정도였다. 참담한 심정으로 모든 진실을 밝혔지만, 돌아오는 건 아들의 애원과 냉담함이었다. "이혼하지 마. 엄마가 아빠 한 번만 봐주면 되잖아. 용서해주면 되잖아. 아빠 없이 어떻게 살아. 엄만 맨날 바쁘잖아"라고 터져 나온 속마음은 벼랑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홀로 버티던 지선우를 더욱더 거세게 내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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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불행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던 지선우의 행보는 치열하고 또 처절했다. 끝까지 변명하고 지선우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던 이태오는 그의 트라우마까지 이용했다. 지선우는 온몸을 불태워 이태오가 옭아맨 불행과 배신의 굴레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자신을 파괴할지라도 멈추지 않는 지선우의 선택은 때론 위태롭고 무모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지선우가 민현서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처럼, 모든 불행에 맞서길 주저하지 않는 지선우의 행보는 몰입감과 시청자들의 응원을 불렀다.
부부라는 관계의 끝에서 지선우와 이태오는 위선을 집어던지고 가장 뜨겁게 맞붙었다. 모든 감정을 쏟아내며 숨 쉴 틈도 주지 않는 김희애, 박해준의 신들린 연기는 압권이었다. 배신과 절망, 분노와 불안 등 치닫는 감정을 넘나들며 부부의 적나라한 민낯을 파헤친 두 사람. 치밀하게 감정선을 쌓아오며 매회 임계점을 올리더니, 6회에서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방점을 찍었다.
산산 조각난 행복의 파편을 들고 서로의 목을 겨누었던 지선우와 이태오. "부부는 뭐였을까. 함께한 시간은 뭐였으며, 그토록 서로를 잔인하게 몰아붙인 건 뭐였을까"라며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답을 유보한 지선우. 그의 내레이션은 부부라는 관계에 본질적인 물음을 던졌다. 비루한 사랑의 이면을 목도하고도 부부라는 고리에 집착한 여다경과 무너진 신뢰 앞에서도 가정을 지키겠다는 고예림. 지선우와 전혀 다른 행보를 하는 두 사람의 선택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지선우와 이태오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거짓과 위선의 관계들을 끝내고 지선우는 새로운 세계로 접어들었지만, 여다경과 함께 돌아온 이태오의 존재는 또 다른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태오가 굳이 고산으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시 한번 요동치게 될 지선우의 삶과 선택이 궁금증과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이날 방송된 '부부의 세계'는 전국 18.8% 수도권 21.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는 'SKY 캐슬'에 이어 역대 JTBC 드라마 시청률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폭발적 반응과 함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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