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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사풀인풀' 이태선 "'최대수혜자'? 민폐 안 끼쳐 다행"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10:25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태선(26)은 '사풀인풀'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

이태선에게 지난 1년은 소중했다. tvN의 화제작이었던 '호텔 델루나'(홍정은 홍미란 극본, 오충환 연출)의 연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데 이어 국만남동생으로의 발돋움이 가능하다 불리던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배유미 극본, 한준서 연출, 이하 '사풀인풀')의 주요 배역 중 하나였던 강시월으로 분해 열연했다. 출연을 기다리느 사이 KBS2 드라마스페셜 '렉카'의 주인공으로도 활약했던 그는 tvN 예능프로그램 'RUN'으로 이탈리아를 한차례 달렸고, SBS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로도 시청자들을 만나며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태선이 열연한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인생 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 이태선이 연기한 강시월은 소년원 출신의 전과자이자 고아로, 소년원을 거치며 나쁜 것은 다 배우고 나온 인물. 그러나 감옥에서 나온 뒤 잃어버렸던 여동생 문해랑(조우리)과 조우하고 문준익(정원중)과 가족이 되는 등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특히 이같은 스토리로 인해 '사풀인풀'의 '최대수혜자'라는 평까지 받았던 이태선은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드라마를 마무리했다.

이태선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태선은 "드라마가 너무 빨리 끝난 것 같다. 중간에 투입이 됐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 길었기 때문인지 더 많이 아쉬운 거 같다. 또 선배님들이나 배우들이 많이 챙겨줘서 고마웠다. 다음에는 또 좋은 작품으로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먼저 전했다. 이어 "다른 배우들과 캐스팅이 함께 됐지만, 중간 투입되는 역할이기 때문에 출연을 계속 기다렸었다. 중간 중간 다른 예능에도 참여하면서 알차게 보냈다. 감사하게도 예능도 해보고 드라마도 해볼 수 있던 셈"이라고 말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최대 수혜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태선은 여전히 어색하다. 그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잘했다기 보다는 캐릭터가 사건의 중심에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고 이어 "저는 민폐를 안 끼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중간에 투입이 되면서 걱정이 많았고 불안했는데 다행히 (설)인아나 (김)재영이 형, 그리고 선생님들과 감독님이 잘 맞춰주시고 배려를 해주셨다. 그래서 걱정이 됐던 지점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우쭐'할 수도 있었지만, 이태선은 오히려 반응을 크게 살피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그는 "무서워서 반응을 제대로 못봤었다. 제가 그 반응에 일희일비하고 싶지가 않아서 웬만해서는 안 보는 편이었고,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저한테 '잘 보고 있다'고 해주면 힘이 나더라.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셨고, 엄마가 '친구들이 사인해달라고 했다'고 하면 괜히 부끄러워서 '몰라!'하고 방에 들어가고 그랬다. 아무래도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가 아닐까 싶어졌다. 누나가 조만간 결혼을 하는데, 어머니 친구들도 오실 것 같아서 그šœ도 효도를 할 예정이다. 어머니 입이 귀에 걸리실 거 같다"고 밝혔다.

그동안 밝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던 이태선은 '사풀인풀'을 통해 어두운 내면을 가진 캐릭터에 처음 도전했다. 그는 "제 안에 밝은 모습만 있는 것도 아니라 그 모습 그대로 찍힌 것 같다"며 "제 안에 화도 있고 이러 저러한 모습도 있을 텐데, 시월이가 그 속에서 거친 모습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진지한 구석도 있고, 섬세한 구석도 있는 친구다 보니 시월이와 제가 닮은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시월이의 거친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사는 것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렇게 못하지 않나. 굽혀야 할 때도 있지만, 시월이는 굽히지 않고 싫은 것은 싫다고,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라 저런 방향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최선을 다했던 덕분일까. 이태선의 1년은 정말 알찼다. 그동안 SBS '딴따라'(2016)를 시작으로, OCN '애간장'(2018), KBS2 '슈츠'(2018),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2018)을 거치며 배우로서 한 계단씩 꾸준히 올라왔고, 여기에 '호텔 델루나'와 '사풀인풀'을 연이어 하며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을 수도 있었다. 이태선은 "작품을 연달아 하면 체력적인 부분이나 배우로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어떤 작품이든 유연하게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체력적인 부분도 키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 같다.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이 배우의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연기변신'은 이태선에게 남은 숙제같은 것이었다. 착한 얼굴에 거친 배역을 맡으며 스스로의 한계도 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태선은 "감독님이 제 안의 다른 모습을 봐주셨기 때문에 이전까지 다른 거친 느낌의 캐릭터를 맡아봤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더 심각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또는 정말 바보같을 정도로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다양한 모습들을 연기하면서 저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걸 연구하다 보니까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캐릭터와 닮은 점이 뭘지 생각하다 보면 저를 반성하게 되고 점점 알아가게 되고 노력하게 되는데, 그런 의미에 있어서 지금은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이 저에게 좋을 거 같다.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하고 싶고 해나갈 테니 지금 밑바탕을 잘 닦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다. 지금은 더 갈고 닦고, 준비하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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