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스 모바일' 개발한 오용환 대표, 그가 생각한 본연의 MMORPG 재미는?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30 08:09


'블레스 모바일'을 개발한 씽크펀 오용환 대표. 사진제공=조이시티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제대로 보여드리겠다."

지난 2016년 네오위즈가 선보인 온라인 MMORPG '블레스'는 아쉬움을 가득 남긴 작품이다. 엔진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올린 수려한 그래픽, 그리고 방대한 오픈월드에다 종족에 따라 달라지는 스토리텔링 등 MMORPG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작으로 평가받았지만, 당초 기대한 수준에 못미치는 콘텐츠와 운영상의 오류 등으로 인해 결국 국내 서비스를 접고, 스팀을 통해 글로벌에 출시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세븐소울즈' 등 20년 넘게 MMORPG만 개발해왔던 씽크펀 오용환 대표가 '블레스' IP를 활용한 신작 '블레스 모바일'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최종 CBT(비공개 테스트)를 앞두고 지난 17일 성남시 판교 씽크펀 본사에서 만난 오 대표는 "'블레스'는 이렇게 쉽게 잊혀질 IP가 아니다. 엄청난 리소스와 잠재력을 가진 게임이지만, 시장에선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쉬운 점을 보강한다면 분명 재평가를 받을 게임이라 생각했기에 '블레스 모바일' 개발을 망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블레스'가 출시될 당시 오 대표는 네오위즈 계열사인 네오위즈CRS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이 과정을 직접 지켜봤기에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오 대표는 "'블레스'의 그래픽과 사운드, 시나리오 정도를 제외한 모든 부분은 버렸다"고 단언했다. 다소 모순된 상황, 이에 대해 오 대표는 "'블레스'의 애셋은 너무 방대하다. 이를 그대로 모바일에 이식할 생각도 했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따라서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퀄리티를 그대로 구현하면서 나머지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MMORPG 본연의 재미를 주는 콘텐츠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가 '블레스 모바일'이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MMORPG의 재미에 대해 오 대표는 "대화하고 소통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인간관계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다. 게임 회사는 그 장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라며 "하지만 온라인 MMORPG에서와는 달리 모바일에선 오히려 게임사가 만들어준 콘텐츠를 유저가 그대로 소비할 뿐, 이 기능이 사라진 것 같다. 조이시티라는 퍼블리셔가 있음에도 불구, 인력을 굳이 채용해 직접 운영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도 바로 유저와 개발사가 같이 만들어 가며 만족할 게임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MMORPG의 본질로 돌아가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블레스 모바일'은 중소게임사의 모바일게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상당한 공을 들였다. 현재 나온 엔진 중 가장 수준이 높은 언리얼엔진4를 활용했고, 영화의 특수 효과 연출법인 '몰핑' 기술을 활용해 손가락으로 쉽게 캐릭터를 만드는 '핑거 무브'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특허 출원중이다. 또 길드간의 전투를 특화시키기 위해 1레벨부터 길드에서 활동이 가능한 혜택도 준다.

오 대표는 "포화된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기존 문법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A급 프로젝트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며 "'블레스'를 만든 인력이 초반부터 합류가 되긴 했지만 10명 내외의 소규모로 시작한데다 신생 게임사다 보니 좀처럼 개발자를 구하기 힘들었다. 너무 무리를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고, 솔직히 개발을 하다 망할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마지막 개발작이라는 심정으로 버텼다"며 웃었다.

이어 "그만큼 절실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개발했다는 뜻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진정성 있는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능력이 없어 못할 수는 있지만 유저들의 요구에 모두 귀 기울이도록 하겠다. '블레스 모바일'을 꼭 한번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퍼블리셔인 조이시티는 '블레스 모바일'을 31일 정식 출시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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