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 "해외 촬영 중단X출연진 귀국"…'보고타→피랍' 코로나19 펜데믹 후폭풍(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3-20 15:4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한국 영화가 큰 위기에 빠졌다. 많은 예산을 들여 해외 촬영을 진행하고 있던 국내의 굵직한 블록버스터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촬영을 중단 및 연기하게 되면서 당장 개봉 라인업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패닉 한복판에 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된 작품은 범죄 스릴러 영화 '보고타'(김성제 감독, 영화사 수박 제작)다. '보고타'는 1990년대 콜롬비아로 이민을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 장르의 영화로 90% 이상 콜롬비아 보고타 지역에서 로케이션으로 진행되는 블록버스터. 송중기와 이희준이 주연을 맡았고 '소수의견'의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많은 기대를 모은 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의 야심작 중 하나. 약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보고타'는 지난 1월 콜롬비아 보고타로 출발해 크랭크 인 했고 최근까지 절반 정도의 촬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로 촬영을 더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하게 된 것. 제작진은 큰 제작비 손실 속에서도 출연진과 제작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

'보고타'의 투자·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측 관계자는 20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전화통화에서 "지난 1월부터 콜롬비아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이어간 '보고타'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출연 배우와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촬영을 잠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보고타'는 콜롬비아 정부의 코로나19 지침을 잘 따르면서 촬영을 이어가고 있었고 내부에서 코로나19 위험에 적극 대비했다. 모두들 건강한 상태다. 하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촬영 진행을 계속 고민했고 최근까지도 촬영과 회의를 거듭한 결과 로케이션 촬영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송중기 배우를 포함한 모든 출연 배우와 전 스태프가 귀국하기로 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항공편이 거의 중단돼 귀국편 항공 스케줄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다. 현지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 귀국 노선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촬영에 비상이 걸린건 '보고타'뿐만이 아니다. 올 봄 모로코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시작해 본격적인 제작에 나설 예정이었던 범죄 액션 영화 '피랍'(김성훈 감독) 역시 코로나19 직격타를 받았다.

'피랍'은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외교관이 납치된 후 이를 해결하려 했던 사람들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하정우, 주지훈이 주연으로 활약하고 '킹덤'과 '터널' '끝까지 간다'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모았다. '파랍' 역시 100억원 이상 투입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이달 말 모로코 로케이션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크랭크 인 자체가 연기된 상태다.

'피랍'의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측 관계자는 같은 날 "'피랍'은 처음 계획했던 크랭크 인 시기가 약 3월 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촬영일이 연기된 상황이다. '피랍' 또한 다른 해외 로케이션 영화들처럼 북아프리카 지역의 모로코에서 촬영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로케이션 촬영이 힘들어졌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크랭크 인이 미뤄졌다. 현재로서는 언제 정확히 촬영을 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보고타' '피랍' 외에도 중동에 위치한 요르단에서 대규모 로케이션을 계획한 황정민, 현빈 주연 범죄 액션 영화 '교섭'(임순례 감독, 영화사 수박 제작)은 해외 촬영 일정을 중단하고 국내 촬영을 먼저 진행하며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며 베트남 촬영 예정이었던 마동석, 손석구 주연 범죄 액션 영화 '범죄도시2'(이상용 감독,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 또한 베트남에서 촬영을 준비 중이었던 스태프를 철수 시키고 국내 촬영을 먼저 진행하게 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우려에 외국인의 입국 제한, 더 나아가 국경 폐쇄 조치가 한국 영화의 해외 촬영이 녹록지 않게 됐다. 한국 영화에 호의적인데다 지원까지 아끼지 않았던 해외 정부들도 점차 악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빗장을 걸어잠궜다는 후문이다. 신작들의 개봉이 막힌 것에 이어 내년 개봉 예정작들의 촬영까지 연이어 중단되며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한국 영화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까.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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