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편애중계' PD "'트로트 코인' 인정..시청자들 '현웃' 터지시길"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3-21 08:00


사진=MBC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제작진은 "트로트 코인"이라고 했지만, 절대 아니었다. '편애중계'가 편애라는 독특한 콘셉트와 '중계'라는 포맷을 섞어 시청자들의 마음에 완전히 파고들었다. 서장훈과 붐, 안정환과 김성주, 김병현과 김제동이라는 조합으로 세 팀을 짰고, 이 편애 중계진이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도전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현장으로 향해, 내 선수만을 편애하고 응원하고, 도전을 중계해주는 프로그램이 바로 '편애중계'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먼저 제작됐던 MBC '편애중계'는 당시 거제도 섬총각들을 편애중계하며 사랑을 받았고 이후에는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돼 방송을 시작했다. 중계진을 제외하면 모두가 비연예인으로 된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특별한 공감을 불러왔고, 이후 꼴찌, 스턴트맨, '이번 생은 망했다'(이생망), 모태솔로 미팅, 탑골가왕, 돌아온 싱글, 트로트 신동, 그리고 황혼 미팅까지 이어지며 시청자들의 남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방송분으로는 기분 좋은 시청률 상승세도 경험했다. 평균 2%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편애중계'가 일명 '트로트 코인'을 타고 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수직상승하며 효과를 확실하게 봤다. '편애중계'라는 독특한 포맷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렀고, 이 형식 자체를 이해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며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편애중계'를 만들어낸 두 연출자 이재석 PD와 손수정 PD는 최근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기자를 만나 '편애중계'의 뒷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시청률 7.7%, 단기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만들어낸 두 PD에게 소감을 묻자, 겸손한 답변이 이어졌다. 이재석 PD는 "기분은 좋은데, 이게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냉정하게 말하면, 아이템발이 있다. 시청률이 올라가면 너무 좋고, 스태프들의 노력이 들어가서 결과가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이템도 작용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요행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전보다 많이 봐주셨으니 이걸 잘 붙들고 유지할 수 있을지 어떤 면에서는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트로트로 확실한 재미를 봤지만, '편애중계'의 줄기가 되는 '미팅'은 계속해서 존재감을 유지할 예정이란다. 이 PD는 "아이템 구성도 그렇지만, 고정 멤버들을 데리고 하는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만들어내는 것이 어렵기도 하다. 말이 아이템이지, 사실은 매주 다른 프로그램을 찍는 거다. 주제와 출연자들에 따라서 아이템 선정 호의가 제일 고민을 많이 하게 되지만,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응원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떠올리며 가다 보면, '이건 하면 될 법하다'하면서 익숙하고 쉬는 것 보다는 초창기에 고민했던 것처럼 어떤 사람들인지, 또 중계진이 어떤 면에서 몰입을 할 수 있을지 큰 주제로 두고 회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편애중계'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피해를 본 입장이다. 생각해뒀던 아이템들을 뒤로 미룬 것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 PD는 "코로나 때문에 예정했던 아이템들이 밀려났다. 그래도 '미팅'은 저희의 시그니쳐라고 생각하고 있다. 몰입도도 좋고, 명확하고 또 쉽다. 그래서 아이템 사이 사이에 거리를 두고 배치를 해뒀는데,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계획했던 것들이 밀리면서 미팅이 당겨졌다. 미팅을 두 번 연달아 만들었고, 또 트로트 아이템도 한 번은 더 나올 거 같다. 신동 특집에서 다 못 추린 친구들도 있고, 연령대를 조금 더 높일까 생각 중이다. 그 전에 기획한 것들이 사람도 많이 와야 하는 콘셉트였고, 운동회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지금 다루기는 힘들어서 시국이 이렇다 보니 예민하게 아이템을 고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MBC 제공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출연자 선정에도 고충이 크다. 이 PD는 "주제별로 공통점을 당연히 갖춰야 하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라고 하시는 출연자들이 저희 기준에 부합한다. 홍보 목적이 있거나, 방송을 다른 목적으로 쓰시는 분들은 미팅 후 지양하는 편이었다. 때문에 출연자들이 비연예인이다 보니 기본 정보가 없어서 미팅을 많이 하게 되는 편이다. 작가님들과 저희들이 일주일 내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나한테 응원이 필요하다'고 하시는 분들은 환영하고 있고, 평범한 분들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캐릭터가 상반되는 분들이면 더 좋지만, 너무 '생활의 달인'이나 '스타킹'과 같은 느낌보다는 제 옆에 있을 법한 분들을 주로 모시고 있다. 그래야 시청자 분들도 공감을 하니까"라고 설명했다.

특히 큰 반응이 왔던 트로트 특집의 탄생 과정은 어땠을까. 이 PD는 "초창기부터 했던 얘기"라며 "선수가 아닌 친구들을 모아보려고 했다. 트로트를 잘 부르는 친구들도 많다고 들었고, 아이들이 부르는 것은 색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이 아이템은 서장훈 씨가 하고 싶어 했던 것"이라며 "리얼리티 경연 형식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MC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좋아하다 보니 편하게 아이템에 대해서도 많이 아이디어를 얘기하는 편이다. 저희가 이번에는 트로트 코인에 탑승을 하기는 했지만, 사실 서장훈 씨가 노래를 잘하더라. 중계진들끼리도 자기들끼리 선곡해 노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형(서장훈)은 모르는 노래가 없다. '저 형은 저 노래를 어떻게 알아'하는 것들도 다 알고 있다. 최신곡부터 발라드, 댄스, 트로트, 가곡도 다 안다"고 감탄했다.


사진=MBC 제공

'편애중계'는 트로트의 효과를 톡톡히 본 후 한번 더 트로트를 선보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 PD는 "'데뷔를 시켜주겠다'는 것은 저희의 성향과 맞지 않고, 세분(박현우, 정경천, 이건우)도 그런 니즈가 확실했다. 어린 친구들 중에 잘하는 친구들이 나와야지 우리가 좋아하는 트로트가 호황인 이 기간이 길게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다. 어린 아이들을 발굴하고 싶지만, 본인들이 열기에는 부담스럽고. 저희의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주셨다. 그래서 한번 쯤은 더 나와도 되지 않을까 싶다. 마음도 다 따뜻하시다. 아이들을 떨어뜨리고는 미안한지 눈물도 흘리셨다. 아이들 중 더 나은 아이를 택한 것 뿐인데, 떨어진 친구가 마음에 상처를 받아서 놔버리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하고, 신경을 많이 쓰셨다. 저희와는 그런 부분들이 잘 맞은 것 같다"고 밝혔다.

'트로트 효과'를 보기는 했지만, '편애중계'가 원하는 것은 공감이다. 이 PD는 "장수는 못할 것 같지만, 보시는 분들이 '진짜 웃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주시고 '현웃(현실 웃음)'이 터지는 것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은 그 다음의 평가다. PD들이 뿌듯함을 느끼는 경우는 그런 경우다. 이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고 혼자서도 웰메이드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좋다"고 말했다.

'편애중계'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