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유산슬→피카추→조지나…新예능트렌드, '부캐'가 뜬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3-13 16:42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부캐'(부캐릭터)가 예능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소수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단어 '부캐'가 수면 위에 올라온 것은 MBC '놀면 뭐하니' 탓이다. 유재석이 트로트가수에 도전하며 '유산슬'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면서 유산슬이라는 캐릭터가 실존하게 됐다.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가수 활동을 하면서 방송인 유재석과 가수 유산슬이 다른 캐릭터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부캐' 트렌드가 탄생했다.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본상 후보에 오른 가운데 유산슬이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캐릭터가 확연히 분산됐다.

'놀면 뭐하니'는 유산슬 외에도 '유고스타' '라섹' '유르페우스' 등 진행하는 프로젝트마다 '부캐'를 만들어내며 '부캐' 트렌드에 가장 앞장서는 예능으로 자리잡았다.


'부캐'를 잘 활용하고 있는 또 한명의 방송인이 박나래다. 그는 올리브 '밥블레스유2'에서 "워킹홀리데이에 1년 다녀온 친구가 발음을 너무 굴린다"는 사연에 자신의 '부캐' 조지나를 소환했다. 조지나는 "사실 영어는 어렵지 않다. 영어는 결국 소통이다. 두 번씩 이야기하면 된다. 드링킹! 드링킹! 나래바! 나래바! 무브! 무브!"라며 "영어 몰라도 다 할 수 있다. '헤!'로 불만을 표출하면 된다. '헤이! 헤이헤이헤이!'하면 다 알아듣는다. 이래도 안 되면 두 번 말하면 된다. 스푼! 스푼! 앵그리! 앵그리!"라며 "영어가 안 되면 조지나!"를 외쳐 녹화장을 읏음바다로 만들었다.

조지나 캐릭터는 MBC '나혼자 산다' 멤버들과 생일파티를 즐기다 안동 조씨 '조지나' 캐릭터를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그는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조지나를 밀고 싶은데 '나 혼자 산다'는 리얼예능이다보니 쉽지 않다. 그래도 탐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3일 방송하는 '나 혼자 산다'에서 조지나로 출연해 생애 첫 플리마켓을 오픈한다. 박나래는 이날 방송에서 시그니처 아이템 황금 망토와 상반신 전체를 덮은 오버 패턴의 티셔츠, 실눈을 뜨게 만드는 선글라스, 허리에 두른 웨이스트백 등 조지나의 트레이드 마크인 과한 스타일링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한껏 성장한 팔 근육을 뽐내며 등장했다.

또 실험 정신이 폭발하는 의상은 물론, 리미티드 에디션까지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아이템들을 소개하면서 '만물상'을 완성해 손님들의 지갑을 활짝 열게 만들었다.


개그맨 추대엽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피카추' 캐릭터도 화제다. 추대엽은 MBC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유튜브를 통해 만든 표절가수 '피카추' 캐릭터는 '라디오스타',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공중파에 진출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부캐'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본캐'와 구분해 인식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이는 '부캐'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본캐'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트렌드가 그리 오래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분리해서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때를 즐기는 트렌드로서의 가치 이상은 쉽지 않다는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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