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트로트 예능의 홍수 속 명과 암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3-12 09:5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바야흐로 트로트의 시대다.

지난해 TV CHOSUN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 방송가에 몰고 온 트로트 열풍이 끝날 줄을 모른다. 지난해 5월 종영한 '미스트롯'은 방송 전 큰 이슈를 끌지 못할 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려 시청률 18%를 기록, 송가인이라는 스타를 배출했다. '미스트롯'의 인기는 올해 방송돼 결승전만을 앞두고 있는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미스터트롯'은 현재까지 최고 시청률 33.8%를 기록, 종편과 케이블을 포함한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트로트의 열풍에는 '국민 MC' 유재석도 한 몫을 했다. 유재석은 지난 해부터 고정 출연 중인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했다. 방송사를 넘나들며 트로트 무대에 서고 신곡 발표부터 뮤직비디오 촬영, 콘서트까지 신인 가수의 역할을 제대로 했고, 연말 연예대상에서는 유산슬이라는 이름으로 데뷔 29년만에 신인상을 받는 감격까지 누렸다.
트로트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다보니 방송사는 앞 다투어 트로트를 다룬 예능을 론칭하기 시작했다. 젊은 층이 향유하는 음악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버스킹을 트로트로 도전한 SBS '트롯신이 떴다'는 첫 방송부터 1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트로트의 힘을 보여줬다. 올해 초 방송된 MBN '트로트퀸', MBC 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도 이 같은 트로트 열풍에 의해 탄생됐던 프로그램이다. 트로트가 아닌 일반 예능 프로그램 및 토크쇼도 트로트 가수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방송사가 트로트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트로트가 시청률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확실히 사로잡을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2030을 타깃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아무리 트랜드하고 인기가 많다 해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쉽지 않다. OTT 등 각종 모바일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접하는데 익숙해진 2030에게 '본방 사수' 문화가 사라졌기 때문. 하지만 중장년층은 여전히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도 TV를 가장 즐기는 세대이고 이 세대를 공략한 프로그램이 곧 성공으로 가는 길임을 '미스트롯'이 그대로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트로트라는 똑같은 소재에 비슷한 포맷의 예능이 쏟아지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육아 예능이 유행하자 비슷비슷한 육아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고, 쿡방이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똑같은 쿡방을 쏟아졌던 과거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쿡방 유행 당시 특정 셰프가 여러 쿡방에 출연하며 신선함을 쿡방에 대한 신선함을 떨어뜨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트로트 가수들의 겹치기 출연도 이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유행에 쫓아가기 위해 너도 나도 트로트 예능을 쏟아내기에 앞서, 트로트라는 예능 트랜드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방송사들은 포맷의 다양화와 아이디어 구상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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