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랑의 불시착' 탕준상 "정장을 입어도 귀엽다고..멋진 것도 보여드릴게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3-01 13:17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습관적으로 북한말 튀어 나오냐고요? 전혀요. 일 없습니다." 올해 나이로 열 여덟 살, 배우 탕준상(16)은 "삶의 절반을 연기와 함께했다"고말했다. 일곱 살이던 어린시절 데뷔를 했으니, 벌써 연기에 임한지도 12년째. 현장에서는 장난으로 그에게 "선배님"이라고 말하는 형들도 있었을 정도로 귀여움을 듬뿍 받았던 탕준상은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박지은 극본, 이정효 연출)의 5중대원 중 귀여운 막내로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사랑까지도 독차지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2010) 대중 앞에 섰던 탕준상은 뮤지컬 '명성황후'를 비롯해 '엘리자벳' '모차르트', '어쌔신', '레미제라블', '서편제', '킹키부츠', '햄릿'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무대를 사로잡았고, 영화 '7년의 밤'(2018)과 '영주'(2018), '생일'(2019), '나랏말싸미'(2019) 등에서도 활약했다. 최근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은 그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된 첫 작품. 5중대원 중 막내인 금은동으로 출연하며 윤세리(손예진), 리정혁(현빈)과 북한에서의 서사를 쌓았다.

드라마에서 만큼 현장에서도 유독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는 탕준상은 "형들이 자꾸 저에게 '귀엽다'고 했다. 듣는 사람은 남사스러운데도 자꾸 '귀엽다'고 하더라. 당사자에게 부끄럽게 '귀엽다'고 하니까 '아 왜그래요'라고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그였지만, 배우 경력은 전혀 귀엽지 않았고, 무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와 함께하며 베테랑 연기자로 활약했다. 탕준상은 "일곱 살에 연기를 시작했으니 12년째 연기를 하는 중"이라며 "유수빈 형은 저한테 '선배님'이라면서 장난도 쳤지만, 모두 다 저의 인생 선배님들이기 때문에 존경하고있다. 심지어 만복 형님(김영민)은 저와 서른 두 살이나 차이가 나고 저희 아버지보다도 나이가 더 많으신데도 제가 버릇없게 '형'이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각종 뮤지컬을 섭렵하고 스크린에서도 활약했지만, 주연급 배우들과 함께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함께하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탕준상은 "이렇게 끝까지 쭉 나오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제가 시청률의 개념을 잘 몰랐는데, 첫 방송을 하고 회차를 거듭할 때마다 시청률이 점점 올라가는 것이 보이더라. 현장에 가면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전부 '시청률이 점점 올라간다'고 했고 분위기도 더 좋아지니까 '이게 정말 잘 나오는 거구나' 했고, 마지막에는 역대 tvN 1위라고 하니까 '오 정말 좋은 거고 대단한 숫자구나' 싶었다. 그 뒤로는 주변에서 친구들과 많은 사람들이 연락이 와서 '잘 봤다'고 해주니 정말 많은 사람이 본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어린 나이에 군복을 입고 연기한다는 것이 부담일 수 있었지만, 탕준상은 오히려 군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제 나이에서는 사실 군복을 입는 경험을 할 수 없지 않나. 그런데 너무 즐거웠다. 언제 또 이렇게 군복을 입어볼 수 있을까 싶더라. 군복이 너무 멋있었고, 이걸 입음으로써 더 강해지고 멋있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형들도 다 귀엽다고만 하시더라"며 "정장을 입은 장면도 있었는데 저한테는 귀엽다고만 하셨다. 온라인 반응에서도 저보고 '정장을 입어도 귀엽다'고 하셨다. 다섯 명이 정장을 입고 액션을 하는데, 처음에는 저도 멋있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액션을 해봤다. 그런데 감독님이 오셔서 '은동아 너는 아니야. 넌 은동이답게 해'라고 하시는 거다. 그래서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이 은동이답게 머리카락을 잡고 왔다 갔다 하고, 깨물고, 손바닥으로 때리는 액션을 했더니 또 귀엽다고 해주셨다. 다른 형들은 다 멋있는 정장을 입은 것 같았는데, 저만 아빠정장 입은 것 같다는 댓글을 봤다. 저도 그 댓글을 보고 웃겨서 조용히 '웃겨요'에 클릭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멋있게 나오고 싶다'는 마음이 아쉬움을 자아냈을 테지만, 탕준상은 "나중에 더 멋있게 나오면 된다"며 10대의 패기 넘치는 '쿨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탕준상은 "지금은 이렇게 은동이로서 귀여워해주셔서 좋다. 멋있는 건 나중에 하면 된다. 은동이도 조사받을 때 멋있게 나오지 않았나. 정말 의리 '짱짱멋'이다. 말도 잘하더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성인연기를 할 수 있을 때 멋있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탕준상의 귀여운 매력 덕분일까,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12만명이나 늘어났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팔로워가 500명 정도 수준이었다는 그는 "진짜 놀랐다. 12만 명이나 팔로워가 늘어났더라. 신기하고 감사했고, 드라마를 이렇게 많이 보시는구나 싶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런데 제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많이 올리는 편이 아니고, 올리더라도 제 사진만 올리는데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시니 인스타 활동을 간간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사랑의 불시착'은 그에게 사랑, 관심과 더불어 좋은 형들이라는 재산도 남겨줬다. 탕준상은 "제가 '사랑의 불시착'을 하면서 좋았던 것이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은 형들을 만나서 좋았다. (양)경원이 형, (김)영민이 형, (유)수빈이 형, (이)신영이 형 네 분 다 제가 계속 살면서 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너무 좋은 형들이었다. 그래서 형들을 평생 믿고, 기대고 의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저희끼리도 무슨 일이 있더라도 평생 단체 채팅방을 남기자고 약속했다. 저희끼리 놀러가자고, 밥도 먹자고 약속했는데 시간을 맞추기가 생갭다 힘이 들더라. 매일같이 6개월~7개월을 만났던 사람들인데, 고작 일주일 안 봤다고 많이 외로웠다. 그래도 이틀에 한 번씩 전화통화도 하고, 영상통화도 자주 하고 있다"고 우정을 언급했다.


현재 홈스쿨링을 하며 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탕준상은 부모님의 응원과 지지 아래 배우활동을 이어가려고 노력 중이다. 차기작도 빠르게 정해졌다. 드라마 종영 전 이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에 이제훈과 함께 출연을 확정지었다. 탕준상은 "은동이와는 다른 모습을 연기하게 될 예정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인 친구를 연기할 예정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고,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탕준상은 또 "앞으로 저는 인간 탕준상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사건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착하고 바른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탕준상의 차기작은 '무브 투 헤븐'이다.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상반기 내내 연기에 열중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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