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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칸으로 시작하 오스카로 마무리한 길지만 영광스러웠던 '기생충'의 여정.'기생충'의 영광스러운 얼굴들에는 기쁨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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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이곳에서 제작발표회 한지가 1년이 되어간다.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다시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 참 기분이 묘하다"고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돌아온 소감을 전하며 입을 열었다. 봉 감독에 이어 제작자인 곽신애 대표 역시 "많이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처음 아카데미에 가서 무려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한 개인이 아니라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든 분들게 영광과 기쁨과 좋은 경력이 되는 상이라 그것이 참 기뻤다"고 전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홍보 활동에 참여하는 일명 '오스카 레이스'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오스카 후보에 오른 작품들이 오스카 캠페인에 열심히 참여한다. 저의 북미배급사 네온은 중소배급사이다.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에 비교하며 훨씬 미치지 못하는 캠페인 예산으로 캠페인을 했지만 정말 열심히 발로 뛰었다. 저와 송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이 많았다. 실제로 코피를 흘리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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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곁에서 긴 시간 오스카 캠페인을 함께 한 송강호는 "미국 처음 갈 때는 이 모든 것들이 처음 경험하는 과정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갔다. 그런데 최고의 순간을 함께 호흡하고 이 과정을 밟아나가다 보니까, 내가 아니라 타인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오스카 캠페인의 과정이 상을 받기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이 과정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공유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지 알게 되고 느끼고 배우게 됐다.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내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더라. 위대한 예술가를 통해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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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이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편지를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이 편지를 보내오셨다. 몇 시간전에 읽었는데 저로써는 영광이다. 저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편지니까 내용을 전부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마지막 문장에 수고했으니 이제 쉬라고, 하지만 차기작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하더라"며 "제가 노동,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건 맞다. 쉬어야 하나 생각도 하고 있는데 스콜세지 감독님이 쉬지 말라고 해서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 '기생충'. 오스카 갱상을 받은 한진원 작가는 '기생충'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저도 그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 매번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저도 답을 알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제 생각에는 우리 영화에는 아주 잔혹한 악당이 나오지도 않고 선과악을 나누며 이분법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도 않는다.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드라마가 있고 각자만의 이유가 있다. 그래서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이야기를 따라갈 때 느끼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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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은 "아직도 꿈만 같다. 이 꿈같은 일을 현실화시켜준 감독님께 감사하다. 자랑스러운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서 영광이었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고 조여정은 "영화를 하고 작품을 인정을 받으면 영화를 만드는 우리끼리의 기쁨과 만족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성과를 모든 국민들이 기뻐해주시고 축하해주시니까 큰일을 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서 박소담은 "기정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했었다. 좋은 분들을 한꺼번에 많이 만난 게 가장 행복하고 힘이 됐던 작품이었다. 정말 감사한 시간들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고 이정은은 "좋은 결과가 있었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일단 작품을 열심히 만든 걸 많은 분들이 성원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명훈 역시 "기쁜 마음이 너무 크다. 감독님 이하 전 스태프와 국민들과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고 전혜진은 "이렇게 결과가 좋아서 정말 감사하다.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이렇게 큰일이 될지 몰랐다. 이렇게 될줄 알았다면 더 열심히 할 거 그랬다.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이 몇 달 동안 너무 열심히 오스카 레이스를 준비하셔서 두 분이 계셨기에 이런 좋은 일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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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선균은 "난 특별히 계획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 미국에 다녀와서 영어공부를 좀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았다. 기회가 있다면 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도전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조여정은 "저는 사실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렵다.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야 될 것 같다.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며 웃었다.
"'기생충' 촬영이 끝나고 차지작이었던 '특송' 촬영이 마무리 되고 시간이 잘 맞아서 오스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고 거기서 좋은 연락도 많이 받아서 색다른 화보도 찍게 됐다"고 입을 연 박소담은 "'기생충'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서 아직 살아갈 날들이 많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은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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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예전부터 인터뷰를 하면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는 한번 가봐야 되지 않나'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한국 영화를 잘 만들면 할리우드에 진출하지 않아도 이렇게 세계가 알아주더라. 할리우드 진출은 기회가 된다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스카 수상 이후 재개봉해 현재 상영중이며 오는 2월 26일 컬러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할 흑백판이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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