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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넷플릭스가 만들어놓은 '손안의 영화'가 한국의 극장 문화도 변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DGK는 봉준호, 박찬욱, 이준익, 이창동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361명이 소속돼 있는 단체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AI, AR, VR, 로봇, 게임, 판타지, 호러, 데이터, 초능력, 재난 등기술발전을 통해 완전한 사회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인 'SF8'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민규동 감독, '이별 계약' '패션왕'의 오기환 감독, '특종: 량첸살인기', '연애의 온도'의 노덕 감독, '은밀하게 위대하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안국진 감독, '나를 잊지 말아요'의 이윤정 감독, '아워 바디'의 한가람 감독, '죄 많은 소녀'의 김의석 감독 등이 연출을 맡아 러닝타임 각 40분인 총 8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민규동 감독은 "SF영화는 많은 영화 감독에게 감독의 꿈을 키워준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예산과 좁은 시장의 한계로 아쉽게도 다양한 작품이 탄생하지 못했었다. 지난 2년간 감독조합 대표로서 회원 감독들의 다양한 창작 기회를 확장해줄 숏폼 영화의 플랫폼을 찾고 있던 차에 MBC, wavve와 뜻을 함께할 수 있었다. 여기에 최근 탄생한 다양한 소재의 SF소설의 에너지도 한데 모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MBC IP개발제휴TF 관계자는 "MBC는 DGK와 SF소설 원작을 발굴해 1년간 기획했다. 'SF8'은 영화와 드라마의 콘텐츠 경계를 넘었다는 의미 외에도 방송과 OTT 플랫폼을 넘나드는 서비스 다각화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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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은 아예 TV드라마에 참여하고 있다. 연 감독은 지난 10일 첫 방송한 OCN 월화극 '방법'의 작가로 대본을 집필했다.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인 연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계를 평정한 후 '부산행'으로 첫 실사 영화 1000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런 연 감독이 12부작 드라마에 도전한 것이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공작' 등을 통해 흥행과 작품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온 윤종빈 감독도 차기작으로 드라마 연출을 택했다. 그는 배우 하정우와 손잡고 드라마 '수리남'을 기획중이다. 남미 국가 수리남에서 마약왕이 된 한국인의 실화를 그린 '수리남'은 아직 플래폼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드라마를 기본 틀로 가지고 있다.
이재규 감독이나 김석윤 감독 등 드라마로 성공해 영화감독으로 자리를 옮기 케이스는 간간이 있었다. 이 감독은 드라마 '다모 ' '패션70s'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연출력을 인정받아 충무로로 넘어가면서 '역린' '완벽한 타인' 등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시트콤 '올드미스다이어리', 드라마 '송곳'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등을 성공시켰고 영화감독으로서는 '조선명탐정'시리즈만 감독을 맡고 있다.
반대로 영화감독이 드라마를 연출한 경우는 영화 '고스트맘마' '하루' 등을 만들고 TV드라마로 넘어와 '연애시대' '일리있는 사랑' 등을 연출했던 한지승 감독정도 뿐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길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바야흐로 극장과 안방 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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