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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CJ 이미경 오스카 소감..'기생충' 제작사 "사전 논의有"vsCJ "입장無"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2-12 17:53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칸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한국 영화 최초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갱상까지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을 둘러싼 이슈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당시 엔딩 소감을 전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 대한 논란 또한 계속되고 있다.

'기생충'은 10일(한국시각) 미국 LA 할리우드의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갱상 등 총 4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이자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외국어 영화 작품상이다. 물론 한국 영화 최초, 그리고 순수 아시아 영화 최초 기록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특정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국내 개봉 이후 1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고, 언론 및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미 개봉과 함께 '기생충'은 연출, 갱, 연기, 미장센 등 영화 속 모든 요소들이 주목받으며 팬덤을 양산하고 있으며, 다수의 외신과 평론가들을 통해 호평을 얻으며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정복이라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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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당시 '기생충' 팀은 전원 무대에 올라가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감격스러운 영예의 중심에 '기생충'의 제작 전반을 도맡은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기생충' 팀을 대표해 의미 있는 소감을 남겼다. 곽신애 대표는 무대에 올라 "말이 안 나온다.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까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에 뭔가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들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비교적 짧은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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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신애 대표의 소감에 이어 모두의 눈과 귀는 '기생충'의 헤로인 봉준호 감독에게 쏠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봉준호 감독은 한 발 뒤로 물러섰고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담당하고 '기생충'의 책임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 자격으로 함께 아카데미에 오른 이미경 부회장은 "가장 먼저 봉준호 감독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의 유머 감각을 존경한다. '기생충'을 사랑하고, 응원하고, 지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특히 '기생충'을 사랑해준 한국 관객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며 감격해 했다.

아카데미 작품상은 대게 작품을 제작한 제작자에게 주는 상으로 제작사 및 스튜디오 대표들이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허용된다면 감독, 배우 순으로 소감이 이어지곤 한다. 이번 '기생충' 작품상 수상 소감 역시 그런 맥락으로 봤을 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국내 반응은 달랐다. 시상식이 끝난 직후 이미경 부회장을 두고 자격 논란이 일었다. 제작자의 공을 치하하는 작품상 수상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수상 소감이었다는 반응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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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미경 부회장의 수상 소감은 시상식 당일은 물론 사흘째인 오늘(12일)까지 이어졌다. 더구나 아카데미를 끝내고 오늘 돌아온 곽신애 대표가 귀국 직후 논란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고자 자신의 SNS에 "혹시라도 작품상을 받으면 나의 다음 순서로 이미경 부회장 소감을 듣기로 우리 팀이 사전에 정해둔 일이다. 생방송이고 마지막 순서라 언제 커트 될지 모른다고 들어서 나는 일부러 소감을 최소 길이로 준비해 빨리하고 순서를 이미경 부회장에게 넘겼다"고 해명했다.

CJ는 이번 논란에 대해서 입을 닫았다. CJ 측 담당자는 "여러 논란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고 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곽신애 대표의 해명은 CJ와 사전에 논의된 부분은 아니다. 아마 '기생충'을 둘러싼 예상 밖의 논란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람에 쓴 글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논란에 CJ는 뭐라고 말 할 수 있는 입장이 없다. 그저 대중이 이번 일과 관련해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카데미 작품상은 모두에게 첫 경험인 만큼 영광과 기쁨을 고루 나누고 싶었던 봉준호 감독과 곽신애 대표의 호의가 또 다른 오해를 낳은 것. 대중은 곽신애 대표의 해명에도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봉준호 감독의 의미 있는 소감을 다시 한번 기대한 팬들의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더구나 그 주체가 CJ라는 대형 투자사의 고위 관계자였고 그게 역사적인 순간의 엔딩이었다는 현실이 씁쓸하고 서운한 것도 사실이다. 101년 역사 만에 힘겹게 얻은 아카데미인데 이런 역사를 개척한 자랑스러운 '국가대표'가 봉준호 감독 혹은, 녹록지 않았던 '오스카 레이스'를 묵묵히 함께 견딘 송강호가 됐다면 더욱 빛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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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예상 밖의 엔딩 요정 출몰이었지만 그럼에도 아카데미와 전 세계를 사로잡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지 않나. 이미경 부회장의 수상 소감이 전부가 아니며 여러 잡음을 뒤로하고 지금은 한국 영화 최고의 경사, 흥을 충분히 즐길 때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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