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美英상영관 확대+외신 집중조명"…'기생충' 오스카 정복, 기분좋은 후폭풍(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2-11 14:44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기생충'이 불러일으킨 오스카의 감동이 식지 않고 있다. 전 세계 매체들은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을 조명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미국과 영국은 '기생충'의 상영관까지 대폭 확대했다.

미국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10일(현지시각) "'기생충'의 역사적인 오스카 작품상 수상 이후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인 네온이 상영관을 1060개에서 230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북미에서 3553만 달러를 벌어들여 북미 외국어 영화 흥행 순위 6위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이 상영관 확대 후 4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와호장룡'(2000, 이안 감독), '인생은 아름다워'(1999,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영웅'(2002, 장예모 감독)에 이어 외국어 영어 역대 흥행 순위 4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에서 역시 상영관을 확대한다. '기생충'은 지난 주말 영국의 136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3일간 139만 파운드를 벌어들이며 영국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 오프닝 흥행 1위의 기록을 세웠다. 오스카 수상에 힘입어 개봉 2주차부터는 200%이상 확대, 전국 400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영국 배급사 커즌은 오프닝에서 '기생충'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에 아카데미 시상식 전날 이미 돌아오는 주말에 275개로 상영관을 확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는데, 오스카 작품상 수상 이후 하루만에 400개 이상 확대하는 걸로 추가 확대를 결정했다. 이는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2006, 마야어 영화)의 상영관 385개를 넘어서는 것으로 영국에서 비영어권 영화 역사상 최대 규모로 상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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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의 외신들도 '기생충'을 주목했다.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는 확정적인 어조의 기사를 낸 워싱턴포스트는 "'기생충'의 승리는 곧 민주주의 승리"라고 집중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포스트는 '괴물' '설국열차' 등의 작품으로 사회적 모순을 꼬집은 봉준호 감독과 故노무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의 주연 배우인 송강호가 박근혜 대통령 정권에서서 이른 바 블랙리스트에 포함됐었다며 "블랙리스트가 지금도 계속됐더라면 '기생충'은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년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를 극찬하며 봉 감독의 연출력을 일찍부터 눈여겨온 미국 일간지 시카고트리뷴 소속 영화평론가 마이클 필립스는 "'기생충'은 오스카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을 했을 뿐 아니라 오스카의 격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오스카는 장려하는 차원에서 또는 의무감으로 '기생충'에 상을 준 것이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 만든 소셜 스릴러의 탁월한 경지를 알아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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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는 '기생충'의 수상에 '기생충' 기택(송강호) 가족의 집으로 등장했던 반지하까지 조명했다. "영화 '기생충'은 허구의 작품이지만 반지하는 그렇지 않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 있는 수천 명의 사람이 여기에서 산다"며 서울의 반지하의 사진과 반지하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까지 공개했다.

관영CCTV, 시나닷컴, 펑파이신문 들도 일제히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수상을 주목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던 '와호장룡'(2000, 이안 감독)를 언급하며 "아카데미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건 최초의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우라사와 나오키 작가가 공개한 일러스트
NHK, TV아사히 등 방송 매체들도 '기생충'의 수상 이유와 반응들을 상세히 보도했고 11일 아침 조간신문들도 일제히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소식을 실었다. 앞서 '기생충'은 일본에서 개봉해 호평 속에 흥행 가도를 다리고 있다. 지난 5일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영화가 일본에서 100만 명을 넘긴 건 2005년 개봉한 '욘사마' 배용준 주연의 '외출'(2005, 허진호 감독) 이후로 15년만이다. '20세기 소년' '몬스터' 등을 그린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는 자신의 트위터에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하는 일러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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