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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아카데미] "초현실적인 사건"…봉준호 '기생충', 오스카 작품상 포함 4관왕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2-10 14:25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갱상을 수상했다.

10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아카데미)이 열렸다. 이날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갱상 등 총 4관왕을 휩쓸었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 수상이자 한국 영화 최초, 아시아 영화 최초 기록이다. 봉준호 감독은 작품상 수상 이후 백스테이지에 내려와 취재진을 향해 "일어나면 꿈일 것 같다.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놀랍다"며 연신 믿을 수 없는 수상의 감격을 전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옥자' '설국열차' '마더' '괴물'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9년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그해 5월 30일 국내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또한 지난해 10월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을 통해 미국에 상륙한 '기생충'은 개봉 초 3개의 상영관으로 시작해 지난달 1000개의 상영관을 돌파, 북미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작품으로는 '디 워'(07, 심형래 감독)를 꺾고 12년 만에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미국 내 '기생충' 신드롬을 일으켰다. '기생충'은 일명 '#봉하이브(hive·벌집)' 신드롬으로 불리며 미국 내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이런 신드롬을 입증하듯 '아카데미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미국의 4대 영화 조합상으로 손꼽히는 제작자조합상(PGA), 감독조합상(DGA), 배우조합상(SAG), 작가조합상(WGA) 중 배우조합상의 앙상블상, 작가조합상의 갱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낭보를 전했다. 또한 지난 2일 열린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갱상과 외국어영화상 수상 기록을 더한 '기생충'은 오늘, 한국 영화 최초 아카데미에서 최다 4관왕 영예를 안으며 또다시 전례 없던 역사를 썼다.

'기생충'은 가장 먼저 '기생충'의 아카데미 갱상 수상으로 포문을 열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갱상은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이자 아시아 영화 최초, 그리고 스페인 출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2003년 열린 제75회 아카데미에서 '그녀에게'로 갱상을 받은 이후 외국어 영화상으로는 17년 만의 갱상 수상으로 의미를 더했다.

또한 국제영화상 역시 한국 영화 최초의 수상으로 이름을 남겼고 대망의 감독상 역시 봉준호 감독은 아시아 감독 최초의 감독상 수상이다. 앞서 중국 출신 이안 감독이 '브로크백 마운틴'(06)으로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브로크백 마운틴'은 할리우드 영화로 순수 자국 작품으로 연출한 감독으로는 봉준호 감독이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역시 '기생충'에게 돌아가며 최초의 기록을 만들었다. '와호장룡'(00, 이안 감독) 이후 작품상에 노미된 최초의 아시아 영화인 '기생충'은 아시아 영화 최초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기생충'의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아시아 여성 제작자 최초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라는 이변을 만들었다.

'기생충'의 제작자 곽신애 대표는 작품상 수상 이후 무대에 올라 "말이 안나온다. 상상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까 너무 기쁘다. 지금 이순간에 뭔가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들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담당했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가장 먼저 봉준호 감독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의 유머 감각을 존경한다. '기생충'을 사랑하고, 응원하고, 지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특히 '기생충'을 사랑해준 한국 관객분들에게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카데미는 1929년부터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올해 아카데미에는 한국 영화 최초 '기생충'이 작품상(곽신애·봉준호), 감독상(봉준호), 갱상(봉준호·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조원우),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갱상, 국제영화상 4관왕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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