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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정우성 "멋있는 캐릭터→호구 변신, 의도적 변화는 아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2-06 10:5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정우성(47)이 "호구 캐릭터 변신, 의도적인 변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범죄 스릴러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에서 사라진 애인 연희(전도연)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을 연기한 정우성. 그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린 작품. 영화 속 인물 모두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궁지에 몰려서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일 뿐,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 않다는 주제 의식으로 공감을 산 것은 물론 새롭고 독특한 구성,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스타일리시한 미장센 등으로 보는 이들의 108분을 사로잡는다. 이렇듯 2월 스크린 기대작으로 등극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또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충무로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손색없는 명배우들의 압도적인 열연이 관전 포인트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데뷔 25년 만에 첫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정우성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또 다른 파격 변신에 나서 눈길을 끈다. 극 중 자신의 앞으로 어마어마한 빚을 남긴 채 사라져버린 연희로 인해 마지막 한탕을 계획하는 출입국 관리소 공무원 태영을 연기한 정우성. 그동안 보여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벗고 허술하면서 인간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로 반전의 변신을 시도한 정우성은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위트 있게 담아내며 올해 데뷔 26년 차 새로운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했다.

이날 정우성은 "일부러 원작 소설을 안 읽었다. 소설을 읽고 작품에 임한다면 왠지 선입견을 가지고 연기할 것 같았다. 그래서 원작을 읽지 않고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태영에 대한 허점이 보이더라. 그런 부분을 부각시키면 어떨까 싶었다. 어두운 이야기를 경쾌하고 또 한편으로는 연민의 대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물질적인 절박함에 내몰린 사람들이 악하지만은 않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선택하면서 그게 나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절벽에 내몰린 사람들의 선택을 악하고 어둡게만 볼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이야기가 너무 어두우니까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쉴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아 캐릭터를 가볍게 변주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작품에서 나의 첫 촬영이 연희 돈가방을 가지고 튀는 장면이었다. 첫 촬영에서 태영에 대한 톤앤 매너를 보여줬는데 그 전에 진득하게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처음에 내가 태영의 연기를 할 때 당황하는 기색이더라. 이렇게 가벼워도 되나 싶었나보다. 스태프들에게는 정우성이라는 각인된 이미지가 있더라. 좀 더 멋있고 무겁게 가야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 태영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했다. 보통은 신인 감독이 현장에서 가장 실수할 수 있는 자세가 '내 생각이 아닌데?'라며 마음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그때부터 소통의 문제가 생기는데 김용훈 감독은 마음이 열려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이미지 변신, 반전을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만든 캐릭터는 아니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그저 캐릭터에 진지하게 다가가려고 할 뿐이다. 지금도 태영이 놓여진 상태 안에서 모습은 허당이고 허술하고 호구의 모습처럼 보여지지만 내가 태영의 입장에서는 봤을 때 스스로 완벽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계획적인 사람이다. 영화가 완성되고 사람들이 어색해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고 자신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박지환, 김준한, 허동원, 그리고 윤여정 등이 가세했고 '거룩한 계보' 연출부 출신 김용훈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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