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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매일이 입시"..'블랙독' 유민규, 2년 공백기→인생캐 만나기까지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2-03 13:18


사진=tvN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유민규(32)는 '블랙독'의 6년차 기간제 지해원과 많이 닮았다.

모델 출신 연기자로 트렌디한 작품에 주로 출연했던 유민규는 SBS '주군의 태양' 등에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며 연기자로서 발걸음을 내딛은 바 있다. 최근 출연한 작품인 tvN 월화드라마 '블랙독'(박주연 극본, 황준혁 연출)에서 6년차 기간제 교사 지해원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블랙독'은 특히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현실고증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는 중이다.

유민규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블랙독'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민규는 "너무 좋은 선배님들과 스태프들, 감독님과 일하게 돼서 행복했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해원을 사랑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했던 시간이었다"고 밝히며 '블랙독'을 떠나보내는 마음을 드러냈다.

'블랙독'을 보기 위해 자취생활 9년 만에 처음으로 TV까지 구매했다는 유민규는 드라마에 임하는 내내 자신의 상황에 대입하며 감정을 만들어갔다고 했다.

유민규는 자신이 연기한 지해원에 대해 "연기를 해오면서 '인정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었다. 지해원도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많이 와 닿았다. 인정받기 위해 살아가는 캐릭터가 지해원이 아니었을까 싶다"라며 "제가 하는 배우도 그렇고, 여러 직업들 다 똑같지 않나.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으려 살아가고, 또 잘 되기 위한 것들을 생각하고 사는데, 저도 마찬가지로 배우 일을 하면서 언제나 작품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매회 입시를 치르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사진=tvN 제공

사진=매니지먼트숲 제공
유민규는 실제로 매일 매일을 '입시'와 함께 살고 있다고 했다. 매번 작품 오디션에 임할 때마다 미래를 모르는 불안감 속에 산다는 뜻. 그는 "'명불허전'(2017)이 끝나고는 이렇게까지 공백기가 길 줄 몰랐다. 사람이 생각한대로 다 되지 않으니 처음 1년은 미팅도 하면서 지냈는데, 그렇게 하는 게 더 힘들더라. '내가 이렇게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초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1년간 했었다. 처음 3개월은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들었다. '뭐하냐'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힘들었는데, 3개월이 지났을 때에는 '내가 뭐라고,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들고 적은 돈이라도 받으려고 일하며 사는데 이러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šœ부터는 손님들을 편하게 대하면서 일한 곳으로 스며들어갔다. 내려놓을 수 있어서 편했던 시간이었다"고 2년의 공백기를 돌아봤다.

'블랙독' 첫 촬영 이틀 전까지도 초밥집에 출근을 했었다는 그는 "사실 '블랙독'에 캐스팅 된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일을 했다. 마지막에 합격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에는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는 합격한 사실을 알면 제가 긴장감을 놓을까봐 말을 안 해줬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2주간의 리딩이 끝난 후에 '해원아 잘 해보자'고 해주셔서 그때 알게 됐다. 오히려 저에게 말을 안 해줬기 때문에 더 도움이 됐다. 해원이도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가 이닌가. 저도 가지지 못했던 지해원이라는 역할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유민규는 앞으로 다가올 또 하나의 '입시'를 잘 치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범죄자 역할도 해보고 싶고, 제 원래 스타일이 편안한 것을 좋아하고 트레이닝복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입고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민규가 출연하는 '블랙독'은 오는 4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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