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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연기와 영화를 향한 끝없는 고민. 배우 하정우(41)의 연기를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이유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연상원은 급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건축가. 아내가 떠난 후로 딸 이나와의 관계마저 멀어지자 구하기 힘든 인형까지 사주고 이사까지 감행하며 딸에게 다가가려 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새 집에서 갑자기 이나가 사라지고 퇴마사 경훈(김남길)과 함께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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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작품에서 보려줬던 캐릭터와 결이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하정우. 그는 "이번에는 건조하고 웃음기 싹 빠진 캐릭터였다. 하면서도 신선했다. 그런 유머와 너스레는 남길이한테 몰아주는 게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과도 많이 했다. 딸을 잃은 입장에서 1초라도 유머가 들어가도 될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캐릭터 상원에 대해 "상원은 그동안 한 번도 육아를 해본 사람이 아니다. 모든 걸 와이프에게 맡겨서 돈만 버는 기러기 아빠 같은 인물이었다. 어느 날 사고를 당하고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지내는 것 자체가 어색한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기 시작하는데, 상원은 뭘 사주는 걸 물질적인 노력으로 하려고 했던 사람이다"며 "저 역시도 미혼이고 자식이 없는 상황인데, 그런 어색한 표현이 이 작품과 캐릭터에는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아버님의 관계에서도 힌트를 많이 얻었다. 가족은 미국에 있고 본인은 학교에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면 굉장히 어색했다고 하더라. 그런 면을 감독님을 통해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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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이나 역으로 호흡을 맞춘 아역 배우 허율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마냥 귀엽기만 한 친구인데 연기를 정말 잘한다"며 "400:1의 경쟁률을 뚫고 따낸 아이다. 명진 역의 시아 양과 이나 역의 허율 양 둘 다 오디션 때부터 정말 독보적이고 특출났다. 그래서 시아 양 같은 경우는 '백두산' 때도 제가 병헌의 형의 딸로 소개시켜드렸고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역 배우가 많이 등장하는 독특한 현장이었던 '클로젯'. 하정우는 "어제 기자간담회 때 김광빈 감독이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김 감독이 아역을 디렉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에게 물어봤다. 제가 '허삼관'을 했을 때 아역 디렉팅을 전문으로 코칭하시는 분과 함께 일했었는데 그분을 소개시켜드렸다. 촬영장에서 아역 배우들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했다. 어느 누구와도 아역 배우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그 전문가분을 통해서만 소통하도록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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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예능 프로그램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작품과 캐릭터 분석에 대한 빼곡한 메모가 적힌 연기 노트를 공개하기도 했던 하정우. 그는 "지금도 그렇게 작품을 분석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곤혹스러을 때도 있다. 시나리오를 받아서 다 분석을 해놓으면 시나리오가 각색되서 새 걸로 올 때가 있다"며 웃었다.
그동안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묻자 "시나리오가 없어서 그랬다. 최근 몇 년동안 예산이 큰 영화만 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거의 저예산 영화로 제작되는 스타일의 영화 아닌가. 직접 제작을 기획하지 않으면 개발하기 어려운 소재인 것 같다. 제가 제작하는 다음 작품 역시 비슷한 장르의 저예산 영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작에 참여하는 영화의 기준에 대해 "제가 제작을 하고 연출을 한다면 제가 출연만 하는 영화와는 결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싱글라이더', 'PMC' '클로젯' 다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제작자로서는 계속 좋은 사람들과 꾸준히 작업을 하는 게 목표다. 많은 배우분들이 연출과 제작을 하고 있지 않나.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조금 더 영화의 장르가 알차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전문화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연출 분야 아닌 제작 분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장르도 다양해진다면 큰 예산의 큰 규모의 영화에만 쏠리는 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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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클로젯'은 단편영화 '자물쇠 따는 방법', '모던 패밀리'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이다. 하정우, 김남길, 허율 등이 출연한다. 2월 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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