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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은 오프닝곡 '리베카'를 열창한 후에도 끝없이 이어지는 팬들의 뜨거운 환호에 무대를 끝내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노래를 마치고 퇴장하는 순서에도 무대에서 발을 떼지 못하던 양준일은 "여러분 곁에 있고 싶다"며 울먹였다.
양준일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무대에 섰을 때 말 그대로 무너질 뻔했다. 내 자신을 잊어버릴 뻔했다"며 당시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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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형식의 팬미팅은 처음이라는 양준일은 "언제나 내가 했던 팬미팅은 대부분 버거킹에서 한 거였다. 팬들과 같이 감자튀김 나눠 먹으면서 했다"며 "그때 사인회도 있었는데 팬들이 너무 없어서 조기 종료한 적도 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양준일은 이날 팬미팅에서 팬들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최근 촬영한 CF 광고료를 정확히 받았냐는 질문에 "모든 연예기획사와 CF 에이전시가 여러분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자신을 지켜주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또 이목구비가 반짝거린다는 말에는 "눈물을 참고 있어서 반짝거리는 거 같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누굴 만나면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근데 요즘에는 대화하면서 눈을 볼 수 있다. 눈을 보면 뒤에 있는 뭔가를 더 깊게 보고 싶고, 상대를 더 깊이 보려고 하면서 나 자신이 더 깊어지는 거 같다"며 '명언 제조기'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어 양준일은 요즘 고민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내가 여러분들을 얼마나 꽉 잡아야 하는지 고민이다. 계속해서 같이 갔으면 좋겠고, 같이 나이 들면서 같이 익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팬들도 "같이 가자"고 외쳐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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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양준일은 시대를 앞서갔던 노래 가사의 비화도 공개했다. 특히 그는 'Do You Speak English?'라는 곡의 가사에 대해 "내가 활동했을 때 영어 사용이 거의 불법 수준이었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영어 교육 열풍이 일어나면서 아이들이 갑자기 영어를 배우는 그 상황을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과거 한국의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던 양준일의 깜짝 영어 교실이 진행됐다. 그는 뇌리에 쏙쏙 박히는 양준일식 영어 교육으로 팬들을 또 한 번 감탄케 했다.
양준일은 이날 팬들을 위한 선물로 2집 리메이크 수록곡 'J에게'를 열창했다. 그는 "다른 노래보다 더 감정적으로 다가온다. 노래를 통해서 과거를 돌이켜보고 싶은 느낌이다. 옛날보다 의미가 훨씬 더 깊다. 정말 그 거리를 걷는 느낌이다. 팬미팅에 오신 분들이 그 거리를 같이 걸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준일의 진심을 담은 열창에 팬들은 환호했고, 무대를 마친 그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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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 팬미팅에는 당시 양준일과 만남을 가졌던 팬들도 찾아와 감동을 더했다. 변치 않는 마음으로 자신을 지켜봐 준 팬들을 바라보던 양준일은 "서로가 너무 오래 기다렸던 거 같다. 다시는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팬들을 눈물짓게 했다.
이어 양준일을 위한 팬들의 선물이 화면을 통해 공개됐다. 자신을 향한 진심이 담긴 팬들의 영상 메시지에 양준일은 "내가 먼저 다가갔으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다가가기가 좀 두려웠던 거 같다"며 "여러분의 사랑이 진짜 나의 과거를 지워버리는 게 아니고 과거의 모든 순간순간에 가치를 줬다. 너무 감사하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 무대를 '판타지'로 장식한 양준일은 팬들의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비틀즈의 'Come Together'를 선곡한 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다. 유명한 노래고,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가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마지막 곡인 만큼 무대 의상도 더욱 꼼꼼하게 신경 써서 준비했다. 빨간 롱코트를 입고 무대에 선 그는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고, 노래가 끝난 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날 공개된 에필로그에서 양준일은 "내게 '슈가맨'이란 두 번째 꿈을 이루게 해준 문이었던 거 같다. 다른 현실로 들어가게 한 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내 삶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나한테 아이가 있다는 것 자체도 기적이다. 내 인생 자체가 기적으로 가득 차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준일은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팬들을 향해 "날 보호해주고 날 높여주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여러분의 사랑이 내 상상보다 훨씬 더 깊고 높다. 내가 우리 가족에게 해줄 수 없는 것들을 대한민국이 내게 해주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 감사함 밖에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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