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중 그가 연기하는 만식은 열정 과다·의욕 충만 국가 정보국 요원. 넘치는 열정으로 늘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지만 때로는 과한 열정 때문에 임무를 망치곤 해 동료와 상사로부터 구박을 듣는다. 배정남은 본인의 매력을 십분 살려 365일 사고만 치지만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만식을 완성했다.
|
처음으로 영화 포스터의 자신의 얼굴이 들어갔다는 그는 "처음으로 포스터에 제 얼굴이 들어가니까 어색하더라. 그래서 부담이 더 크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리고 성민이 형부터 감독님까지 제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까 혹시 나 때문에 안되면 어쩌나라는 걱정이 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더욱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 묻자 배정남은 "성민이 형의 '바람 바람 바람' 시사회 때 감독님과 제작사 대표님과 처음 만났다. 동물 관련 영화를 하신다 길래 농담처럼 동물 목소리를 하나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내주셨다. 그때 만식 역이 끝까지 캐스팅이 안됐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제 모습에서 만식 모습을 보셨던 것 같다. 절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아무래도 많은 걸 내려놔야 되는 캐릭터라서 캐스팅이 안됐던 것 같은데 저는 조금이라도 망가짐에 대한 거리낌이 없었다.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하지만 촬영 과정만큼은 쉽지 많은 았았다는 배정남. 특히 한 여름에 두꺼운 인형탈을 쓰고 연기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정도엿따고 강조했다. "탈 쓰고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보조출연자 사장님이 일사병으로 실려 갈 정도였다 정말 정말 더웠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안 쉬어질 정도였다. 컷만 하면 냉동차에 들어가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쓰러질 정도였다. 한번 찍으면 얼굴이 반쪽이 될 정도였다. 한 여름에 그 털옷을 입고 촬영하다보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어서 제가 그걸 쓰는 촬영 때마다 냉동탑차를 불러주셨다. 털 안에 또 엄청나게 두꺼운 스펀지가 있었다. 숨 쉬기도 힘들었다. 불이 붙는 건 CG였는데 그 옷을 입고 막 구를 때는 정말 힘들었다."
'보안관'부터 '미스터 주'까지 이성민과 호흡을 맞춘 배정남. '미운우리새끼' 등 방송을 통해서 이성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던 그는 이성민에 대해 "배우로서 형을 알기 전부터도 존경하는 배우였다. 그리고 형을 알고 난 다음에 형의 인간적인 모습이 더 좋더라"고 말했다.
이어 "형은 잘되면 잘될수록 더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람이다. 사실 안 그런 배우들이 더 많지 않나. 영화판에서 소문도 진짜 좋은 배우다. 이런 배우가 또 없다. 형은 잘되면 잘 될수록 더 주변 더더더 많이 챙겨준다. 촬영팀 미술팀 등등 팀마다 다 회식을 시켜주신다. 형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정말 잘될수록 형님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모습이 정말 멋지더라"고 덧붙였다.
|
배정남은 '보안관' 촬영 때는 이성민에게 혼나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기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보안관' 때 형님이 저에게 어떤 연깆거인 조언을 해주셨는데 제가 술에 취해서 '싫은대예'라고 대들었다. 그때 많이 혼났다. 정말 아버지한테 혼나는 느낌이었다. 그 말에 사랑이 담겨 있는 느낌이랄까. 막 혼나는데 저도 모르게 눈이 뚝뚝 떨어지더라. 저한테 잘 되라고 한 말인데 스스로 너무 못나고 형님한테 죄송하기도 하고 많은 감정이 섞여서 눈물이 나더라. 그때 형님이 놀라서 바로 달래주시더라. 그러니까 더 눈물이 나왔다."
'미스터 주'에서 이성민에게 들은 조언이 있냐는 질문에 "'너 아니면 못 하는 캐릭터다'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그 전에는 형과 말을 맞추고 호흡을 맞추는 그런 신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함께 대본을 읽으면서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저렇게 하면 좋겠다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으로 함께 '호흡'이란 걸 나눈 것 같다. 사실 촬영하면서 죄송해서 '한 번 더 할께요'라는 말을 잘 못하는데, 형님이 어떤 장면에서는 그런 걸 '한번 더 가자'라고 말해주시고 그랬다. 정말 감사했다"고 전했다.
|
연기를 위해 사투리를 고치고 싶은 마음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지금 당장 제가 억지로 표준어를 쓰면 사람들이 더 와 닿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사투리도 고급 사투리가 있고 아닌 게 있다고 하더라. 주변에서 앞으로 너는 고급스러운 사투리를 써야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노력중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저는 표준어를 시도하려고도 했는데, 감독님들께서 오히려 편하게 제 말투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일단 저도 제가 잘하는 것, 제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살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개봉할 영화 '영웅'에서는 북한 사투리를 쓰는데 너무 편하더라. 북한 말 선생님과 연습도 많이 하고 했는데 굉장히 잘했다. 또 '오케이 마담'에서는 서울말을 쓰긴 하는데 그게 코미디 포인트가 된다"고 말했다.
|
대중이 가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가장 큰 편견이 있냐는 물음에는 "배정남은 그저 재미있고 웃긴 사람이라는 것? 저도 내면에 슬픈 감정이 있는 사람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앞으로 개봉할 '영웅'에서는 눈물신도 찍었다. '영웅' 촬영 할 때 윤제균 감독님이 우는 연기를 해봤냐고 물어보셨다. 그때 제가 우는 연기가 담긴 단편 영화를 보여드렸다. 원래 우는 장면이 말없이 눈물만 우는 것이엇는데 감독님이 그 단편 영화를 보시고 이대로 가시자고 하더라. 또 다른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재심'(2016), '또 하나의 가족'(2013)을 연출한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성민, 김서형, 배정남, 신하균, 갈소원 등이 출연한다. 오는 22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