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낭만닥터2'→'킹덤2'…2020 '속편=실패No'→공식 바뀐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20-01-02 14:4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속편은 실패한다'

이같은 통설이 국내 드라마 시장의 불문율일 때가 있었다. SBS '미세스캅2' KBS 추리의 여왕2' 등이 연이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 초 '동네변호사 조들호2'가 처참한 성적을 거뒀을 때까지만해도 이 통설은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이유도 있었다. '더 보여줄 내용이 없다' '배우가 바뀌면 시청자가 외면한다' '똑같은 이야기의 재탕일 뿐이다'라는 등이 실패 원인으로 자주 꼽혔다. 하지만 지난 해 MBC '검법남녀2'가 3.7%(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시작해 9.9%로 마무리되면서 서서히 분위기의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JTBC '보좌관2'나 tvN '아스달 연대기 파트3'는 전편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때문인지 올해부터는 오히려 속편이 권장되는 분위기가 됐다.

2020년은 처음부터 속편으로 시작한다. 6일 첫 방송하는 SBS 새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는 부제도 없이 '2'라는 숫자만 붙였다. 1편과 그대로 이어지는 속편이라는 의미다. 바뀐 부분은 전작에서 활약했던 유연석과 서현진 대신 안효섭과 이성경이 합류했다는 것이다. 강은경 작가와 유인식 감독, 그리고 타이틀롤 김사부 역의 한석규는 그대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도 3월 '킹덤2'를 선보인다. 처음부터 시즌제로 기획된 드라마인만큼 스토리도 탄탄하다는 기대가 높다. 역시 같은 이유로 배우들의 변화가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킹덤'과 같이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는 '시그널2'도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등 기존 출연진도 함께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널1'에서 마구 뿌려진 김은희 작가 특유의 '떡밥'으로 인해 후속작을 기다리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한국형 스릴러의 새 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비밀의 숲'도 시즌2가 올 7월 방송을 위해 촬영을 준비중이다. 조승우 배두나 등 기존 배우에 시즌1에서 죽음을 맞은 유재명은 없지만 최무성이 새롭게 합류한다. 연출도 안길호 PD에서 박현석 PD로 교체됐다.


사진캡처='킹덤2' 티저예고편
속편의 실패이유가 성공이유로 뒤바뀌고 있기도 하다. 배우가 바뀌면 시청자가 외면하기보다는 새로움을 느끼고, 똑같은 이야기 재탕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익숙한 배경이라 몰입하기 좋은 환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익면에서도 이익이다. 인지도가 이미 확보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마케팅보다 손쉬운 것은 많지 않다. 고정 시청층은 덤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올해 들어 속편 제작계획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속편이라는 것은 콘텐츠의 힘, 확장성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일이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창작자들에게 '속편'은 로망에 가깝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검법남녀2'의 성공은 우리나라에서 시즌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이기도 하다. 이야기만 탄탄하다면 시청자들도 속편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