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⑤] 임수향 "배우 10년차..연기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렵죠"

사진=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임수향(29)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임수향은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었던 '신기생뎐'의 주인공으로 2011년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시청자들을 만낫다. '아이리스2'(2013)에서는 킬러 역을 맡았고,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2014)에서는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 혼혈아를 연기했으며 '불어라 미풍아'(201)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탈북 여성으로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 출연, 시청자들이 손에 꼽던 워너비 가상캐스팅을 실현해준 주인공이 됐으며, 트렌디한 배우로 자리잡은 바 있다.

임수향은 이에 힘입어 최근 종영한 MBN '우아한 가(家)'(권민수 극본, 한철수 육정용 연출)을 선택하며 반전을 보여줬다. 임수향이 택했던 '우아한 가'는 대한민국 상위 1% 재벌가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과 거대한 기업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물밑의 킹메이커 오너리스크 팀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그는 주인공인 모석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모석희는 일반적인 '재벌 상속녀'와는 다른 이미지를 가진 인물로, 속 시원한 사이다와 예측이 불가능한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선사했다.

임수향과 더불어 이장우, 배종옥 등의 열연으로 인해 '우아한 가'는 MBN 사상 최고 시청률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우아한 가' 최종회는 MBN 기준 8.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드라맥스 1.6%를 기록하며 총합 10.1%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임수향은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아한 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수향이 연기한 모석희는 지금껏 한국 드라마에서는 본 적 없는 재벌2세. 임수향은 이에 대해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향히 그래서 많이 좋아해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주체적인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었다기 보다는, 모든 캐릭터를 다 해보고 싶었다. 저는 아이의 엄마도 일찍 했었고, 사이코패스도 했었고, 또 연쇄살인마에 킬러에 야쿠자까지 해봤다. 그게 연기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좋았던 것은 이 드라마는 주체적으로 여성이 끌고 다니, 조금 더 매력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드라마가 많이 없지는 않나"라고 밝혔다.

임수향은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며 "여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많이 바뀌고 있다.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그런지 그런 캐릭터들이 조금씩 마더 생기더라. 다행히 운이 좋게도 전작품도 그렇고 여성의 시각을 표현하고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낼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 반가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 10년차를 맞이하며 "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음에 감사한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임수향은 "생각을 해보니, 제가 연극 영화과를 나오고 고등학교도 연영과를 나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활발히 활동을 하는 친구들은 몇 없다. 그런데 제가 연기를 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사실 치열하기도 치열하고 경쟁자도 많다. 그런데 작품도 사랑을 받고, 주인공으로 계속 연기도 할 수 있고, 사랑까지 받는 점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제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팬들이 전광판에 광고도 해주고 선물 이벤트도 해주니 감사하더라. 감회가 새롭다. 이번에 옛날에 연기자를 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회사를 찾아 다니고, 그럴 때가 생각도 나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도 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에프엔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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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후배들이 자신을 '선배'라고 부르는 것은 어색하다고. "나는 여전히 아기인데"라고 말한 임수향은 "부담감은 확실히 생겼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다 보니,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기는 거 같아. 왜인지 모르게 20대와 30대는 다르다. 내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라는 것을 느꼈고, 어떻게 보면 '강남미인'도 '우아한 가'도 여자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작품을 주로 했었다. 타이틀롤을 맡는데 책임감이 더 생긴 거 같다.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어떡하겠나. 내가 잘 해내야 하는 일이다. 그런 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행운인 거 같다"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확실히 '우아한 가' 이후 대본이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임수향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끌고가는 작품들이 많이 들어오는 거 같다. 저를 믿어주시는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다. 배우에게 그런 것들이 얼마나 큰 칭찬이냐. 그러나 저는 아직 아기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너무 멀고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그래서 한 작품 한 작품이 너무 어렵고, 할 때마다 연기가 어려워진다는 고민도 한다. 어떨 때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런데 분명 그걸 이길 가치가 있고, 재미도 있고 희열도 있다. 그래서 또 믿고 맡겨만 주신다면, 허벅지를 찔러가며 열심히 연구해서 더 나은 모습을 확실히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수향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다음 작품이 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저는 성적을 보면 늘 도전하는 작품이 잘 되더라. 그러니 용기를 낸 작품들이 잘 돼서 제가 작품을 고르는 시야도 넓어질 수 있다. 제가 도전하고 용기를 내고, 한정된 프레임이 아니라 열어두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진다. 그래서 저도 제가 다음 작품에 뭘 할 것인지 궁금하다. 다음 작품이 안 되더라도 도전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많이들 이런 말씀을 해주시더라. '이 작품이 안되면 네 연기 인생이 끝나는 거 같고 그런데, 절대 그런 게 아니라 경험일 뿐이라'고. 그를 통해 제 자양분 하나가 더 생기는 거다. 필모 하나, 경험치 하나 더 쌓이는 것 뿐이다. 뭐가 두렵냐고들 하시는데, 맞다. 전 어차피 할머니가 될 때까지 연기를 할 거다"고 앞으로 연기인생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임수향은 '우아한 가'를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하며 휴식을 취한다. "일을 안 하면 병이 난다"는 임수향은 빠르면 내년 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