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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82년생 김지영' 감독 "악당 그리고 싶지 않았다…잘못된 관습에 초점"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10-23 13:4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김도영 감독이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말했다.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봄바람 영화사 제작). 메가폰을 잡은 김도영 감독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16년 출간 후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이들의 보편적인 일상의 디테일을 세심하게 포착했다. 최근 다른 성별에 대한 성 혐오가 심해짐에 따라 젠더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개봉 전부터 여성 관객들과 남성관객들이 엇갈린 시선을 받았지만 언론시사회 이후 평단의 호평을 이끌면서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갖은 논란에도 꿋꿋히 수작을 탄생시킨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은 2018년 단편 영화 연출작 '자유연기'로 제17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지영을 비롯해 그를 둘러싼 인물간의 관계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고 밀도 있게 그려냈다. 일상을 향한 디테일한 터치와 차곡히 감정을 쌓아가는 연출을 통해 모두의 이야기라는 정석적 공감대를 만들고 따스한 위로를 더했다.

이날 김도영 감독은 오늘 개봉을 앞두고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 드디어 만나게 된다. 시사회에 오신 분들이 많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극중 차별을 그려내기 위해 남성을 빌런이나 악당으로 그리지 않은 사려 깊은 연출에 대해 "저는 원작을 읽으면서도 어떤 사람이 나쁘거나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를 둘러싼 관습에게 방점을 찍혀 있다고 생각했다. 어떤 나쁜 인물 때문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환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남주 작가님이 출연하신 팟캐스트를 들었을 때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작가님이 식초에 담긴 오이는 아무리 좋아도 피클이 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우리의 상황이 바로 그 오이 같은 상황이 아닌가 싶다. 주변에도 아버지나 주변 분들이 악의가 있다기보다는 우리가 관습이나 문화에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도영 감독은 영화가 사회의 변화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정유미의 말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물론 그랬으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작품이 나오기도 전에 변화의 걸음이 있었다는게 중요하다. 우리가 이 영화를 만들기 전까지 우리 주변의 달라지는 풍경이 있었고 영화로 만들어줄 수 있었다. 변화의 반 보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정유미, 공유가 주연을 맡았다, 오늘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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