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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달리는 조사관'이 노조 인권 문제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노조 폭력사태'에 대한 새로운 제보도 있었다. 현장에 투입되었던 경비 용역업체 최혁곤(강승완 분) 팀장은 사건 당일 공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 원본을 조사관들에게 전달했다. 한윤서는 그를 찾아 공장에 투입된 인원이 몇 명인지, 사건에 회사 임원인 민덕현(조덕현 분) 이사의 지시가 있었는지 밝혀주길 설득했지만, 후환이 두려웠던 그는 운동장으로 가보라는 말만 남길 뿐이었다. 그의 말대로 운동장에서 사건 당일 100여 개의 도시락이 배달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건 발생 전부터 폭력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측하거나, 누군가가 계획한 것이 틀림없었다.
사건은 누군가의 간절함을 이용한 사람들로 인해 벌어졌다. 도시락을 주문한 사람은 사측노조의 일원이던 최영진(백승철 분)이었다. 그는 해고 명단에서 빼준다는 민 이사의 회유에 프락치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 점거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부담을 느꼈던 사측은 그에게 '폭력사태'를 일으키라고 지시한 것. 김원석, 이정완, 최영진이 자주 가던 술집 사장인 박홍구(노시홍 분)의 또 다른 진술도 있었다. 노조 간의 대립이 이어지면서 상권이 죽어 생계가 어려워졌던 박 씨는 사건 당일 일용직으로 그곳에 있었다. 그는 우연히 현장에 있던 민 이사를 목격했고, 잘못된 일임을 알았지만, 돈을 벌어야 했기에 벗어날 수 없었다. 진실을 알게 된 조사관들은 폭력을 행한 경비업체와 폭력을 방치하고, 제지 않은 경찰에게 관리 감독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씁쓸한 현실을 그대로 담은 이번 '노조 폭력사태'는 우리 주변의 노동 인권 문제에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친형제와 같은 사이였던 김원석과 이정완. 한 사람은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되고 다른 한 사람은 용의자로 몰렸다. 서로를 의지하던 사람들이었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에 모든 것이 흔들렸다. 사측노조와 해고노조 가족들. 그렇게 곪아온 노조 간의 갈등은 이기주의자로 손가락질받는 특정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보통의 사람들이었고, 죽음으로 몬 것은 무관심이었다. 쉽게 외면해오던 노동자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들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은 매주 수, 목 밤 11시에 방송된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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