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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82년생 김지영' 정유미X공유, 세상에 모든 김지영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10-14 16:4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82년생 김지영'에는 톱배우 정유미와 공유는 없었다. 2019년을 살아가는 30대의 어느 평범한 지영과 대현만 있을 뿐이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김지영을 모듬는 위로, 그 자체다.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봄바람 영화사 제작). 14일 오후 서울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주연배우 정유미, 공유, 메가폰을 잡은 김도영 감독이 참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모두가 느끼고 있지만 아무도 문제인 줄 몰랐던 일상적인 차별에 노출돼 있는 '보통 여성'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여성 독자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최근 다른 성별에 대한 성 혐오가 심해짐에 따라 젠더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개봉한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전부터 여성 관객들과 남성관객들이 엇갈린 시선을 받으며 문제작으로 떠오른 바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렸다. 배우 정유미가 미소짓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14/
마침내 공개된 영화는 문제작이 아닌 수작이었다.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을 살아가는 지영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이들의 보편적인 일상의 디테일을 세심하게 포착했다. 영화는 페미니즘의 극단을 보여주기 위해 혹은 영화의 극적인 메시지를 위해 여성이 이야기를 과장하거나 확대하지도, 반대로 축소하지도 않는다.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모든 여성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진솔한 접근 법으로 당연한 듯 여겨져 있는 일들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변화하며 서로를 보듬는 과정을 큰 감정의 진폭을 보여준다.

영화가 주는 울림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바로 영화의 타이틀롤을 맡은 정유미의 연기와 존재감이다 정유미는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을 알아가며 조금씩 변화해 가는 30대 여성 지영에게 완벽하게 녹아들어 영화를 일상의 공기를 가득 채운다. 지영의 남편 대현 역의 공유 역시 '밀정' '부산행' 등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도깨비'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스타'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보통의 남자의 얼굴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그려냈다.

이날 김도영 감독은 "제가 합류했을 때는 초고가 있는 상태였고 저는 초고 보다 원작이 원하는 바를 넣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수정했다. 자신의 말을 잃어버린 여자가 자신의 말을 찾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어서 이야기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지만 지영이가 결국 자신의 목소리롤 이야기를 함으로써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생각했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렸다. 배우 공유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14/
타이틀롤를 연기한 정유미는 '용기 있는 작품 선택'이라는 한 기자의 말에 "정말 용기를 내야하는 일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다만 시나리오를 읽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82년생 김지영'을 택한 이유를 전했다. 남편 대현 역의 공유 역시 "시나리오를 접하고 우선적으로 든 생각은 가족이었다. 영화를 보여드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다. 이 영화를 내가 왜 했나 다시 생각을 해봤다. 저는 이 시나리오를 읽고 제가 위로를 받았다. 그게 제가 이 영화를 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두 배우는 영화 제작 소식이 전해진 후 극명하게 엇갈렸던 대중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다양한 반응이 오간다는 게 좀 놀라기도 했지만 제가 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단 하나였다. 그 마음 하나로 달려왔다"는 정유미. 그는 "영화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만큼 느낌들이 그대로 느껴져서 다행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유는 "시나리오를 보고 막연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미지, 공감했던 부분과 위로했던 부분을 영화를 보고 잘 나왔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영화를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영화에 만족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는) 그렇게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영화가 저희가 캐스팅되고 제작이 되는 과정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영화가 잘 만들어졌고, 많은 관객들이 관점에 따라 이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렸다. 김도영 감독과 배우 정유미, 공유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14/
또한 공유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 "마지막에 김지영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 참 좋았다. 한 사람의 성장이 느껴지는 신이었다. 유미씨가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더 와닿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신이 잊혀지지 않는다. 세상을 향해서 이야기를 하는 한 사람의 목소리라 참 좋았다"며 웃었다.

김도영 감독은 정유미와 공유의 캐스팅에 대해 "두 배우분과 만나 저는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만족했다. 이어 그는 "김지영이라는 인물에 개인적 고민이 많았다. 평범함을 연기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러면서도 사회의 일원 가족의 일원으로서 흔들리는 인물이 어떻게 묘사가 되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정유미 배우님을 만나고 안도하게 됐다.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공유 배우님은 '도깨비' 드라마의 이미지 때문에 현실에 발붙인 남편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며 "그런데 첫 리딩을 했을 때 굉장히 놀랐다. 공유 배우님 안에 있는 평범한 모습이 나왔다. 그리고 이 역할을 굉장히 잘 이해해주고 계셨다. 과거를 후회하고 발전하는 인물을 너무 잘 표현해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렸다. 김도영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14/
또한 김 감독은 어두운 현실을 더욱 조망하는 결론을 맺는 원작 소설과 달리 주인공 김지영의 긍적적 미래를 선물하는 영화의 각색에 대해 "원작은 씁쓸한 현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만났을 때 저는 2019년을 사는 김지영들에게 괜찮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영이 어머니 보다는 지영이가. 지영이보다는 지영이 딸 아영이가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전해주고 싶었다"며 "조남주 작가님도 이 영화를 통해 선물을 받았다는 말을 해주셔서 굉장히 안도를 했다. 관객들의 마음에도 다가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김도영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다. 정유미, 공유가 주연을 맡았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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