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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55세, 노익장 아닌 젊음"…'나는다너다' 이승환이 돌아본 데뷔 30주년(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10-14 16:00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나는 다 너야' 이승환이 가수 데뷔 이래 지난 30년의 음악 인생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이승환은 14일 서울 서교동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정규 12집 '폴 투 플라이 후(FALL TO FLY 後, 날기 위한 추락)'의 음감회를 열었다.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혜진이 현장 진행을 맡았다.

이번 앨범은 1989년 10월 15일 데뷔한 이승환이 데뷔 30주년을 기념한 음반이자 5년만에 선보이는 12번째 정규 앨범이다.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는 60년대 모타운 사운드에서 착안한 뉴트로 경향의 신곡이다. 오디오 덕후 이승환답게 빈티지 건반악기와 기타 앰프를 사용해 보기드문 리얼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박정민과 지우가 출연했다.

타이틀곡 외에도 자신의 음악 인생을 담은 '30년', 청량한 고백송 '너만 들음 돼(ft.스텔라장)', 이승환 특유의 묵직한 모던록 '10억 광년의 신호', '백야', 주진우 기자와 MC메타가 작사에 참여한 '돈의 신' 등 총 10곡이 가득 채워졌다. 10곡 중 4곡은 싱글로 공개된 바 있으며, 특히 청춘을 위로하는 신곡 '생존과 낭만 사이'는 10월 1일 선공개된 바 있다.


지난 30년 동안 이승환은 11장의 정규 앨범과 '천일동안', '가족',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그대는 모릅니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레전드 가수다. 최근에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지닌 '공연의 신'으로 오히려 더 유명하다. 이승환은 6월에 열린 '라스트 빠데이-괴물' 콘서트에서 게스트 없이 9시간 30분 동안 93곡의 라이브 무대를 소화, 국내 최장 공연 시간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이승환은 타이틀곡으로 '나는 다 너야'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령별 설문조사를 했다. 선공개곡 '생존과 낭만 사이'는 20대가 지지한 노래였다. 차트 300위에도 못들었다"고 좌절했다.

이어 "전 20년 동안 타이틀 선정에 헛발질을 해왔다. '그대는모릅니다' 골랐더니 '세가지 소원'이 떴고, '꽃'을 골랐더니 '사랑하나요'가 떴다"면서 "'나는 다 너야'는 3, 40대의 지지를 받았다. 같이 음악하는 친구들이 지지한 노래는 다른 곡이었는데, 대중의 선택을 믿어보겠다"며 미소지었다.

'나는 다 너야'의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박정민과 지우가 출연했다. 이승환은 "박정민은 친구인 배우 김의성과 류승완 감독을 통해, 지우는 친구 허일후 아나운서의 아내인 뮤직비디오 김지현 감독을 통해 섭외했다"면서 "알고 지내는 연예인이 박신혜 양을 포함해 몇 명 없다. 박정민은 친해지고 싶은 친구"라며 호감을 표했다.



이승환은 정규 12집의 타이틀곡으로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나 '천일동안' 같은 대곡이 아닌 젊은 첫사랑 감성의 풋풋한 노래 '나는 다 너야'를 선택했다. 이승환은 "잊고 있던 연인의 소중함을 떠올리고, 가을이나 겨울에 훈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라며 "팬들은 불행을 숙주삼아 좋은 음반을 만들길 원하더라. 이번 노래는 소소한 행복을 그리는 노래다.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좋은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달라진 K-POP의 위용에 대해 "95년도에 미국 스튜디오에 갔을 땐 업신여김과 냉소를 겪었는데, 이번에 캐피톨 스튜디오에 갔더니 'K-POP 아티스트'라며 환대를 받았다. 현장에서 NCT도 만났다"는 후기도 전했다.

이어 "저 자신을 좀더 알리고 싶다. 20대 분들은 저를 전혀 모른다. 전 현재진행형의 현역 음악인이다"면서 "퇴물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싶지 않다. 조용필 선배의 '바운스'처럼 젊은 감각의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어린 음악팬들이 차트 순위만 보고 자신을 폄하할 것에 대한 두려움도 드러냈다.


반면 현장에서는 오케스트라형 발라드 대곡 '백야'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승환은 "타이틀곡으로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라이브도 어렵고, 실제로 요즘 노래들을 좋아한다"며 민망해했다.

이승환은 특히 오랜 별명인 '어린왕자'에 대해 "28년전부터 그만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별명은 제 음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 아름답고 건전하고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가 아닌 록 가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안과 스타일링에 대해서는 "젊은 감각은 음악인의 미덕이자 창의력의 원천"이라며 "믹 재거가 70대의 나이에도 스키니진을 입고 다니듯이, 록과 패션은 떨어질 수 없다. 제 옷은 제가 직접 고른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인생 30년에 대해 "가요계의 이방인, 독고다이로 살아온 시간이다. 스스로 내 앨범을 만들었고, 매니지먼트까지 스스로 한 최초의 가수다. 어른들의 세계를 너무 일찍 만나면서 반항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다만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동종업계에 대한 악담은 하지 않는 게 개인적인 원칙"이라고 확고하게 선을 그었다.


30년 평생 가장 속상했던 사건으로는 97년 '애원' 뮤직비디오 귀신 소동을 꼽으며 "99년 '당부'를 내고 은퇴하려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최대 위기로는 2014년을 꼽으며 "당시 '히든싱어'로 다시 일어섰다. 최근 2~3년간 쉴새없이 공연하고 있고, 연말 콘서트, 내년 동남아 10개국 투어도 예정되어있다. 여러가지 공연을 준비중"이라며 여전한 열정을 드러냈다.

내년 '빠데이'는 100곡, 10시간 초과를 공언하는 한편 연말 콘서트에 대해 "티켓 판매액 전액을 공연에 다 쓰겠다. 공연은 자본의 미학이다. '공연의 신'답게 한국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극한의 광경을 보게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승환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제 노래에는 저의 성향이나 의지, 경험이 녹아들어있다. 제 음악은 그걸 인정하시는 분들만 좋아하실 것"이라며 현실과의 타협할 생각이 없음도 드러냈다. 그는 "음악은 세상의 아픔과 함께 해야한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가수는 대중의 편에 서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으론 "내년이면 56세인데, 올해도 연애를 꿈꾼다"고 수줍게 고백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연말 콘서트의 55세 노익장 복근 공개도 예고했다.

이승환은 오는 11월 30일과 12월 1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무적전설'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를 포함한 이승환의 정규 12집 '폴 투 플라이 후'는 오는 15일 정오 공개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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