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윤지온 "'은주의 방' 소재현 감독님·'멜로가 체질' 이병헌 감독님은 은인"

배우 윤지온
=최문영 기자 [e-mail] /2019.10.07/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윤지온(29)이 올 한 해 '은주의 방'과 '멜로가 체질'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윤지온은 뮤지컬로 먼저 데뷔한 '뮤지컬계 신성'이다. 영화 '악질경찰'과 '신과함께' 등을 통해 활약했고, 드라마 '은주의 방'과 '미스터 션샤인', '최고의 한방' 등 다수 드라마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김혜영 연출)에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극에서 중도하차한 오승윤을 대신해 대체투입됐으나 남다른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효봉 그 자체'라는 호평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윤지온은 이미 '멜로가 체질' 합류 전 제작진 논의 단계에서 만장일치로 '픽'됐다는 후문. 그에 대한 믿음을 시청자들 앞에서 보답한 셈이 됐다.

윤지온이 출연했던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과 연애, 그리고 일상을 이병헌 감독표 '수다 블록버스터'로 담아낸 작품이다. 시작부터 종영까지 1%대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유지했으나 결코 화제성이 떨어지지 않았던 작품으로, 천우희와 전여빈, 한지은을 포함해 안재홍, 공명 등의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윤지온도 '갖고 싶은 남동생' 효봉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윤지온이 연기한 효봉은 다정다감한 성격의 프로듀서로, '누나들'의 연애 관련 고민을 잘 들어주고 여자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잘 녹아드는 훈훈한 남동생이며 누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인물. 여기에 성소수자라는 설정이 더해지며 깊은 공감을 얻어냈다.

윤지온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멜로가 체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지온은 지난해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 '은주의 방'과 '멜로가 체질'에 연이어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셀프인테리어와 인생에 대해 담은 드라마 '은주의 방'에서는 은주(류혜영)을 향해 저돌적이고 귀여운 고백을 이어가는 한국대학교 조형대 디자인학과 학생 양재현 역을 맡아 연하남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줬고, '멜로가 체질'에서는 '갖고 싶은 남동생' 효봉으로 열연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올해는 스스로 '연기 스타일'을 변화시킨 뒤 작품 활동에 임하게 돼 더 의미가 깊었던 바. 윤지온은 "미국 드라마를 보는데,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이 자유롭더라. 몸짓이나 표정, 그리고 동적인 연기도 많았고 사람이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코드가 있었다. 이런 스타일의 연기가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그렇게 바꿨는데 '멜로가 체질'에 합격하게 되니 신기했다. 우리 드라마도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고, '티키타카'가 있지 않나. 그래서 사람들이 편히 볼 수 있는 장르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연기적인 트렌드도 바뀌어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윤지온이 연기색을 변화시킨 것도 최근이다. '은주의 방'에서의 연기와 '멜로가 체질'에서의 연기는 확실히 다르다는 설명. 그는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이 달랐다. '은주의 방'에서는 대학생이라는 역할을 해야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어려보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면, '멜로가 체질'에서는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았다. 누나들과 한 집에 살면서 때로는 오빠같은 조언도 해주고, 듬직한 모습도 보여주지 않나. 그래서 나이대를 낮게 잡아 굳이 어려보이려고 노력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우 윤지온
=최문영 기자 [e-mail] /2019.10.07/

윤지온에게는 두 명의 은인이 있다. '은주의 방'의 주연으로 자신을 발탁해준 소재현 PD와 '멜로가 체질'에 함께하게 만들어준 이병헌 감독 두 사람이다. 윤지온은 "두 분 모두 공통점이 있다. '천재 같다'가 아니라, 그냥 두 분 다 '천재'라는 것"이라며 "소재현 감독님은 형처럼 친근했다. 처음 만나는 사이인데도 오래 알고 지낸 것처럼 대해주셨고, 촬영 현장에서도 샷 들어가기 전에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감독님과 얘기를 나눌 수 있게 해줬다. 배우가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는 거다. 소재현 감독님은 배려와 소통의 아이콘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병헌 감독님은 반전이다. 소재현 감독님이 격려와 소통의 아이콘이라면, 이병헌 감독님은 반전인 사람"이라며 "한 마디 툭툭 던지시는 것이 빵빵 터지고, 머릿속에 작품이 통째로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 디렉팅을 할 때에도 알아듣기 쉽게 표현하시고 명확하시다. 그래서 단번에 이해가 돼서 그걸 잘 표현하게끔 해주신다. 두 분이 만나게 된다면 기대가 된다. 시너지가 일어나서 보지 못했던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칭찬했다.

연기스타일을 자유롭게 바꾼 만큼,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고 했다. 윤지온은 "해본 것보다 안해본 것이 더 많아서 더 많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한니발'처럼 사이코패스적인 악역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쟤는 아니겠지' 했는데 범인인 역할이 탐난다. 착한 역할을 계속 하는 것도 좋지만, 연기의 스펙트럼이라는 것이 있다 보니,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멜로가 체질'은 윤지온에게 나름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 이런 경험을 했는데 어떤 작품은 또 못할까 싶은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엔 OST도 불렀고, 코미디도 처음이었다. 노래도 부르고 연기도 하고 기타까지 쳤다. 어릴 때 '연기의 끝은 코미디'라는 말을 들었는데, 사람을 웃기는 연기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합류 전 부담감이 심했구나 싶지만, 잘 마쳐서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지온은 '멜로가 체질'로 주목을 받은 뒤 현재는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