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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중옥(41)의 올해는 '극한직업'의 1600만 관객과 '타인은 지옥이다'가 장식했다.
이중옥은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19년 연기 인생을 걸어온 인물. 2000년 대구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현재는 극단 차이무의 소속으로 연기 경력을 쌓았다. 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만족시킨 이중옥은 최근 OCN '손 더 게스트'와 영화 '마약왕', 그리고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마약 판매책으로 출연해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다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의 끝에 늘 머물렀던 인물. SBS '육룡이나르샤'나 영화 '부산행' 등에서도 짧지만 강렬한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이중옥은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틱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늘어난 러닝셔츠와 추리닝 차림, 그리고 발목에는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어 불쾌한 인상을 풍기는 남자 홍남복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기에 여자 사진으로 도배가 된 방과 매일 켜져 있는 야한 동영상이 보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울에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고시원 속 파격적인 살인마들 중 한 명인 홍남복을 연기한 이중옥은 극중 윤종우(임시완)의 신경을 가장 많이 자극하며 그를 분노하게 만든 인물이다.
이중옥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중옥은 이날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소감에 대해 "드라마가 끝나서 시원섭섭하고 아쉬운 게 많다. 방송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게 많다. 연기가. 저만 보이는 부분"이라며 "재미있게 잘 끝난 것 같다. 감개무량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고. 그는 "찍은 것은 바꿀 수 없으니 '저렇게 할걸, 이렇게 할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솔직히 밝혔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은 이미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홍남복'과 닮았다는 평을 들은 이중옥은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에 처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높다는 반응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도 들지만, 범죄자이자 악역 TOP클래스에 해당하는 홍남복의 외관과 닮았다는 말이 기쁘게만 들리지는 않았다는 것. 그는 "홍남복을 말하자면, 원작에도 없는 것들이 많이 추가됐다. 예를들어 전자발찌를 차거나, 장기밀매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식으로 덧붙인 것이 많은데 함축해서 상상했던 것들이 많았다. 하기가 좀 수월하진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웃지 못할 사연도 있었다. 악역인 캐릭터 덕에 이중옥에게 개인적인 메시지로 'X나 싫어요'라는 말이 도착했다는 것. 이중옥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식의 마음도 들었다. 칭찬인 것 같았다"며 "당황하기는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중옥은 "당시 다들 기분 나빠했다. 닮았다고 하면 좋긴 좋은데, 정상적인 역할이 없다 보니, '내가 진짜 닮았나'하면서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면서도 "다같이 있을 때가 '사람들이 닮았구나' 싶었다. 혼자 있을 때는 '내가 닮았나' 싶은데, 같이 있을 때는 '싱크로율이 크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저희끼리는 '고벤져스'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게 모여있으니까 더 무서운 거다"고 말하며 배우들 모두의 싱크로율을 높게 평했다. 그중 단연 1위의 싱크로율은 이정은과 이현욱. 이중옥은 "겉으로 봤을 때 정말 비슷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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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싱크로율 때문일까. 욕설을 담은 메시지도 도착했지만, 현실에서 마주하는 대중들의 반응도 재미있었다고. 거리를 다닐 때 자신을 피하는 사람들을 보며 상처도 받았지만,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 착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이중옥이다. 그는 "거리를 돌아다닐 때 흠칫하고 피하시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 알아보는데 이름은 모르지만 '313호다' 이렇게 말한다. 사진을 요청하면 호감 역할이 아니니까 선뜻 못 오는 거다. 쭈뼛쭈뼛 와서 찍으시고 그런게 느껴지더라"며 "가족들의 반응은, 아내가 애정 표현을 하는 건데 '연기에 몰입했냐'고 하더라. 다들 그냥 쉽게 얘기하면 'TV에 나와서 좋다'는 것이고, 만약 어르신들이 보시면 '그런 역할 말고 정상적인 역할이면 좋겠다'는 느낌은 받을 정도다. 매일 그런 역을 한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올해 이중옥은 '옥씨엔(이중옥과 OCN의 합성어)'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만들어냈다. 특히 '옥씨엔'이라는 단어도 자신이 직접 만든 것. 이중옥은 "뱉어놓고도 민망하다. 내가 '옥씨엔'이라고 만들었는데, 그 만큼 '옥씨엔'에서 많이 하고 싶다는 말을 돌려서 얘기한 거다. 그렇게 됐다"며 "OCN이 장르물을 많이 하다 보니, 영화든 드라마든 장르물에 가깝게 연기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OCN의 작품들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런 것 같다. 저는 OCN이 너무 좋지만, OCN에서 어떻게 생각할지를 모르겠다. 그냥 바람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16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극한직업'의 한 축을 담당한 그는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낸 바. 작은 아버지인 이창동 감독의 칭찬을 받고 싶었지만, 오히려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는 사연도 들려줬다. 이중옥은 "작은 아버지인 이창동 감독님은 이번 추석 때 뵀는데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 기대를 하고 '무슨 얘기 하실까' 기대하면서 조언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가만히 계시고, 제사상 잘 차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그러나 관심이 없으신 건 아니고 묵묵히 계신 것 같다"며 "같은 분야의 거장이라는 점에서 작은 아버지가 힘이 된다. 연기를 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제가 연기를 시작할 때 '박하사탕'을 하셨다. 그때 같이 연기하는 동기들에게 느껴지는 것들이, 저의 작은아버지임을 알지만,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더라. 물론 부담도 됐다. '저 친구는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나 보다. 그런데 그런 건 아니었는데, '피는 못 속여' 이렇게 말하면 부담도 되고 잘해야 하는데, 능력이 한계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것 자체가 힘이다. 알게 모르게 조언도 해주시고, '뭐가 부족하다. 쌓아라' 이런 식으로"라고 이창동 감독의 세심한 배려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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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꾸준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이중옥은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런게 어떤 작품이 앞으로 들어올지는 모르겠지만"이라고 소소한 바람을 드러냈다.
이중옥이 출연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3.9%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임시완, 이동욱, 이정은, 박종환, 이중옥, 이현욱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고, 잔혹성과 공포감을 이겨내고 높은 화제성을 기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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