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중옥 "'타인은 지옥이다'로 '진짜 싫다'는 메시지 받았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0-08 11:57


사진=지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중옥(41)이 '타인은 지옥이다'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중옥은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19년 연기 인생을 걸어온 인물. 2000년 대구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현재는 극단 차이무의 소속으로 연기 경력을 쌓았다. 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만족시킨 이중옥은 최근 OCN '손 더 게스트'와 영화 '마약왕', 그리고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마약 판매책으로 출연해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다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의 끝에 늘 머물렀던 인물. SBS '육룡이나르샤'나 영화 '부산행' 등에서도 짧지만 강렬한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이중옥은 독특한 가족관계로도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작은 아버지가 바로 세계적인 영화감독 이창동 감독이기 때문. 그러나, 이 감독의 도움 없이 스스로 연기에 빠져들어 최근 신스틸러로서의 활약을 완성해내며 열렬한 지지를 받는 중이다.

이중옥은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틱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늘어난 러닝셔츠와 추리닝 차림, 그리고 발목에는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어 불쾌한 인상을 풍기는 남자 홍남복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기에 여자 사진으로 도배가 된 방과 매일 켜져 있는 야한 동영상이 보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울에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고시원 속 파격적인 살인마들 중 한 명인 홍남복을 연기한 이중옥은 극중 윤종우(임시완)의 신경을 가장 많이 자극하며 그를 분노하게 만든 인물이다.

이중옥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중옥은 "드라마가 끝나서 시원섭섭하고 아쉬운 게 많다. 방송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게 많다. 연기가. 저만 보이는 부분"이라며 "재미있게 잘 끝난 것 같다. 감개무량하다. 아쉬움은 캐릭터와 촬영에 대한 아쉬움이 다 포함돼있다. 찍은 것은 바꿀 수 없으니 '저렇게 할걸, 이렇게 할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중옥은 이창희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거의 터치를 안 하고, 배우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열어줘서, 큰 상황이 바뀐 것은 감독님이 정해주고 그 안에서 노는 것은 배우들이 각자 알아서 놀았다. 어쩌면 그래서 재미있었던 것 같다. 대본에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작과의 싱크로율은 방영 전부터 화제였다. 이중옥은 "가급적이면 웹툰을 많이 참고했고, 분위기를 많이 따라가려고 했다. 원작의 분위기가 있더라. 그걸 지키고 가야 할 것 같았고, 그걸 지키다 보니 닮게 나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은, 이 친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과거 어떤 행적이 있었을지, 개인적으로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홍남복을 말하자면, 원작에도 없는 것들이 많이 추가됐다. 예를들어 전자발찌를 차거나, 장기밀매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식으로 덧붙인 것이 많은데 함축해서 상상했던 것들이 많았다. 하기가 좀 수월하진 않았던 것 같다. 다 모아야 하다 보니. 모아서 시청자들에게는 단순히 하나로 보여야 했다. 방대하게 보여드리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다. 그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설정의 추가에 대해 이중옥은 "작가님과도 얘기를 많이 했고, 감독님과도 얘기를 했는데 결국 순화된 것이 그 정도였다고 하더라. 전자발찌는 감독님 아이디어였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나중에 비춰질 때에도 혐오스럽지 않을까. 특히 여성분들이 보시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적절한 수준에서 끝난 것 같다. 도가 지나치면 혹시나 불편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 안좋은 일이 많다 보니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다.


걱정한 만큼 반응은 어떻게 봤을까. 이중옥은 "댓글도 봤고, 개인적으로 메시지가 오는데 'X나 싫어'이런 메시지가 왔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식의 마음도 들었다. 칭찬인 것 같았다"며 "당황하기는 했다"고 밝혔다.


사진=지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중옥은 첫 방송을 본 뒤 반응에 대해 "내가 한 것을 보지를 못하겠더라. 자기가 연기한 것을 연기자들이 다 부끄러워하지 않나. 그런데 첫 방송을 봤을 굥 전체적으로 작품이 재미있어서, 괜찮은 작품이 됐다는 것이 첫 인상이었다"며 "이 작품을 선택할 여지는 없었다. 당연히 읽어보게 됐고, 그것뿐이었다. 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웹툰을 찾아보고 바로 하겠다고 결정을 하게 됐다. 그전까지는 드라마가 더 길게 나오는 역할은 안 해봐서, 단순히 한 두 편, 예를들어 16부작 중 한 두 편만 나왔었는데, 이걸 할 수 있을까, 긴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걱정은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화면 속의 자신을 보는 이중옥도 '재수 없다'는 생각을 했단다. 고민한 만큼 역할이 잘 나왔기 때문에 그와 같은 생각도 들었을 터. 그러나 대중들에게 인식되는 첫 이미지가 악역이라는 점이 부담되지는 않았을까. 이중옥은 "이때까지 악역만 했던 것 같다. 사실은 이걸 할 때 끝나고 너무 우울해지더라. '왜 그러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했는데 결국 내가 몰입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촬영 마지막이 끝나고 일주일이 좀 멍하더라. 다운이 돼있고. 여파가 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잘 극복하고 다음 작품 찾아보고 있다. 나름대로 풀고 있다. 심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기에서 신경쓴 부분에 대해 이중옥은 "윤종우를 처음 만난 이후 그를 보는 시선에서 다 차이를 뒀다. 이 친구가 말이 없고 보는 눈빛밖에 없지 않나. 그래서 바라보면서 연기하는데 눈빛에 의미를 두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종회에 대해서는 어떻게 봤을까. 이중옥은 "보시는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본다. 서문조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의견이 갈라지지만, 살았다면 살았을 수 있고 죽었다면 죽을 수 있다. 서문조의 정서가 윤종우에게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결정났다'보다는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중옥은 '타인은 지옥이다'를 마치며 "타인은 지옥이다의 악역보다 다른 직업군이 있을까 싶다. 인간말종 아니냐. 악역을 더 해보고는 싶은데 구체적으로 홍남복이 너무 거의 범죄적으로도 TOP이니까 그보다 위의 것이 떠오르지는 않는다"며 "못된 직장상사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이중옥이 출연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3.9%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임시완, 이동욱, 이정은, 박종환, 이중옥, 이현욱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고, 잔혹성과 공포감을 이겨내고 높은 화제성을 기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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