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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아이돌학교' 이해인 "불공정 경연→사전계약→방치" 폭로…Mnet '확인中'(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10-07 17:00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이돌학교' 결과는 시작 전부터 정해져있었던 걸까. '아이돌학교'가 Mnet의 무너진 서바이벌 신뢰도에 흑역사만을 더하고 있다.

'프로듀스101'과 '아이돌학교' 출연자인 이해인(25)은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Mnet '아이돌학교'의 실태를 사정없이 폭로했다. 경찰 조사중인 '투표 조작' 여부 외에도 허술한 준비와 인권 이하의 진행으로 가득한 서바이벌이었다는 주장이다.

현재 '아이돌학교'는 인터넷 및 문자 투표 조작 여부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해인은 '프로듀스101 시즌1' 당시에도 이미 아이돌 연습생 치곤 나이가 많아 '급한 언니'로 불렸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CJ 측의 거짓말과 방치 속에 사실상 데뷔를 포기했다는 게 이해인의 주장이다. 때문에 이해인은 투표 조작 여부를 떠나 '아이돌학교'의 허술한 관리 실태에 대한 폭로에 나섰다.

열악했던 5개월 합숙

출연자들은 양평 영어마을에서 5개월여에 걸친 합숙 교육과 11주의 방송 서바이벌을 거쳤고, 그 결과 그룹 프로미스나인이 데뷔했다. 하지만 이해인에 따르면 합숙 생활 동안 단 하루도 외부에 나오지 못했고, 휴대폰 등은 모두 압수됐다. 군 내무반을 연상케하는 숙소는 창문 하나 없는 스튜디오라 피부병이 속출했지만, 병원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었다.

영어마을내 매점도 가지 못하고, 숨겨온 음식이 발각되면 빼앗기기 때문에 제작진이 남긴 음식을 몰래 가져다 먹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있다. 이쯤되면 출연료를 일체 받지 못한 것은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해인은 이 같은 대우는 '아이돌학교' 측이 출연 조건으로 소속사가 없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보호받을 소속사도 없고, 관리 인력도 부족한 서바이벌의 현실이라는 것.


데뷔조는 방송 전부터 정해져있었다?


'아이돌학교'는 유례없이 '예쁜 외모'를 강조한 오디션이었다. 테마곡 제목부터 '예쁘니까'다. 부족한 실력은 '학교'에서 가르쳐줄테니 무한한 가능성과 비주얼만 있으면 된다는 것. 사전 홍보 내용 또한 '탈락 없는 11주 완성 속성 아이돌 교육'이었다.

하지만 이해인은 전체 출연자 41명 중 '일반인 예선'을 거친 출연자는 4명뿐이라고 폭로했다. 3대 기획사 출신 연습생, 아역 배우와 유명 피팅 모델이 포함됐던 출연자 라인업을 감안하면 '사전 섭외'가 이상하진 않다. 하지만 '일반인도 예쁘면 할 수 있다'던 홍보와는 동떨어진 게 사실이다.

이해인은 "내정자가 있었는지는 알수 없다. 다만 41명이 지원자 3000명 중 뽑힌 것은 아니며, 데뷔조 9명 중 대부분은 이미 사전 계약이 이뤄진 상태였다는 것. Mnet은 '언프리티랩스타 시즌2' 때도 트루디, 애쉬비 등 몇몇 멤버와의 사전 계약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아이돌학교'는 장시간의 사전 촬영을 거쳤고, 1화 방송 당시 "함께 배워가는 학교다. 데뷔조를 선발하는 파이널 전까지 탈락자는 없다"며 이를 '프로듀스101'과의 차별점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2화만에 급조된 탈락 제도가 등장했다. 기본기가 부족한 출연자들이 대다수였던 만큼, 경연 퀄리티는 엉망이었다. '탈락자는 하차가 아닌 일반 학급 소속으로 함께 한다'던 Mnet 측의 주장과 달리, '아이돌학교'에 잔류한 탈락자는 없었다. 매회 현지 생방송으로 이뤄지는 순위 발표와 꼴찌 출연자의 단독 인터뷰도 불쾌감을 불렀다.

이해인은 제작진이 파이널 전날 아이돌 데뷔를 원치 않는 참가자를 설득하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방송에서 탈락자 중 유일하게 탈락 소감을 밝히는 입장에도 처했다. 그만큼 제작진도 인정한 최고의 화제성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해인은 9위까지 데뷔하던 '아이돌학교'의 11위 탈락자였다.

당시 '아이돌학교' 측이 공개한 이해인의 문자투표 점수는 안타까움 가득한 팬들이 자체 확인한 점수보다도 낮았다. 이해인의 탈락으로 인해 투표 조작 논란이 거세게 불어닥친 파이널은 재방송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아이돌학교', Mnet 서바이벌의 흑역사

현재 '아이돌학교'는 공식 홈페이지도, 다시보기 영상도 남아있지 않다. 출연자 중 미성년자가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무리하게 심야생방송을 강행한 결과, 방송법에 따라 다시보기(VOD) 및 관련 클립이 모두 삭제됐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Mnet으로선 차라리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이돌학교'는 '슈퍼스타K'와 '프로듀스101'으로 이어진 Mnet 서바이벌 오디션의 단점들만 끌어모은 결과물이었다. 악마의 편집으로 인해 거듭된 논란, 수차례의 음향 및 편집 실수로 인한 방송 사고, '아학 루키'로 대표되는 수준 이하의 경연 퀄리티, 1% 미만의 시청률, 사전 예고 컨텐츠의 불방, 본방송의 하루전 결방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해인은 "팀내 1등을 뽑는 경연 당일 무대 위에서 팀내 대결이 아닌 팀간 대결로 룰이 바뀌었다. 경쟁조인데도 한 조는 라이브, 다른 조는 립싱크를 했다. 생방송(파이널) 신곡 미션 때는 심사위원들이 '제작진이 널 반대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해인은 파이널 탈락 후 우는 자신에게 제작진은 '이게 울 일이냐'. '실시간 검색어에 떠 있는 네가 승리자'라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일명 '아이돌학교 1반'으로 불리던 '이해인 데뷔조'는 조유리, 나띠, 이시안, 배은영 등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이해인 팬덤의 분노는 이들이 CJ ENM 측과 만남을 갖는 사진이 유포되면서 가라앉았다.

이들 중 조유리는 '프로듀스48'에 출연, 그룹 아이즈원에 뽑히는 인생 역전을 이뤘다. 반면 이해인은 '프로듀스48' 재출전조차 소속사에 의해 가로막혔고, 이후 데뷔는 무산된채 방치되었다는 입장이다.

'프로듀스X101' 순위 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로 시작된 Mnet 오디션에 대한 조사는 '프로듀스101' 네 시즌 전체와 '아이돌학교'까지 번진 상태다. 방송사와 전 소속사로선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해인의 폭로는 '아이돌학교'의 제작과정 그 자체다. 하지만 이날 Mnet 측은 스포츠조선에 "사실 확인중"이라며 하루종일 답변을 피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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