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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BIFF] "韓영화 100년史, 의미있는 초청"…개막작 '말도둑들'이 밝힌 BIFF♥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10-03 15:54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 기자회견이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 리사 타케바 감독, 사말 예슬라모바, 모리야마 미라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10.03/
[스포츠조선 부산=조지영 기자] "한국영화 100년사(史), 기념비적인 해에 부산영화제의 초청을 받아 영광스럽고 기쁘다."

말을 팔기 위해 장터로 가는길 말도둑들에게 살해당한 남편의 장례를 마치고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한 아내와 아들, 그리고 8년 전 소식 없이 떠났던 또 다른 남자가 아내 앞에 나타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리사 타케바 감독).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개막 프레스 시사회와 기자회견을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아이굴 역의 사말 예슬라모바, 카이랏 역의 모리야마 미라이, 둘리가 아크몰다, 그리고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리사 타케바 감독이 참석했고 부산영화제 모더레이터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진행을 맡았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중앙아시아 영화 특유의 드넓은 초원과, 그에 맞닿은 한 없이 넓은 푸른 하늘이 펼쳐지는 장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초원 위로 수십 마리의 말을 몰아가는 스펙터클과 긴박감을 조성하는 말도둑들과의 결투가 담긴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카자흐스탄 버전의 서부극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올해 부산영화제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 예정이다.

또한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2015년 열린 제20회 부산영화제에서 뉴 커런츠상을 수상, 부산과 남다른 인연을 가진 카자흐스탄 출신의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일본의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으로 연출한 작품이자 2018년 열린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아이카'를 통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사말 예슬라모바가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화제작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모더레이터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카자흐스탄과 일본 합작 영화로서 카자흐스탄의 요소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드넓은 중앙아시아 초원을 배경으로 목가적인 삶의 서정성과 어두운 이면을 와이드스크린과 롱쇼트의 미학을 활용해 펼쳤다.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또 배우들의 매우 절제된 연기와 감정 표현이 돋보인 작품으로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예를란 누르무함베토프 감독은 "오늘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 부산영호제 조직위원회에 감사하다. 개막적으로 선정될 줄 몰랐는데 너무 영광스럽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만났다. 당시 리사 타케바 감독에게 '말도둑들. 시간의 길'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리사 타케바 감독도 우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 공동 연출하게 됐다. 일본은 중앙아시아와 공동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합작 프로젝트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 일본 배우를 카자흐스탄 영화의 배경에 활용한 것은 최초다.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연출뿐만 아니라 연기도 합작을 한 것은 정말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또한 과거 부산영화제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부산영화제 뉴 커런츠 수상은 어떤 의미에서 내 인생에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다. 수상 이후 작업에 큰 원동력이 됐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관객에게 내 작품을 소개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리사 타케바 감독은 특별히 준비한 한국어로 "나는 리사 타케바 감독이라고 한다. 부산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에 맞은 기념비적인 해에 초청돼 너무 기쁘다. 평소 한국영화를 너무 좋아하는데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는 내한이다"고 유쾌한 인삿말을 전했다.


이어 카자흐스탄과 합작 영화를 하면서 맡은 역할에 대해 "현장에서 혼돈이 있었다. 모니터 앞에 앉아 그림의 연결성을 지켜보는 역할을 주로 했고 예를란 감독은 원래 배우 출신 감독인데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 디렉션을 맡게 됐다. 때에 따라 상황에 맞게 대응하며 작업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카자흐스탄의 영화 연출 제작방식과 일본의 영화 연출 제작방식이 좀 달랐다. 일본은 준비에 준비를 더해 변수 없는 현장을 이어가는 편이지만 카자흐스탄은 현장에서 유동적이었다. 아무래도 유목 민족의 성향이 드러난게 아닌가 싶었다. 흥미로운 작업이었고 경험이었다"고 답했다.


사말 예슬라모바는 "이 자리에 초청해줘서 감사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해 기쁘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체적으로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완성작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개막식을 통해 보게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영화제 수상 이후 전 세계의 러브콜을 받으며 급부상한 사말 예슬라모바는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 "어느 곳에서나 감독의 성향에 따라 연기 스타일이 달라진다. 나의 기본적인 스타일도 녹아나 있지만 연출자가 가진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모리야마 미라이는 "이 작품으로 부산영화제에 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카자흐스탄에서 지냈던 2~3주간의 시간은 보물같았다. 이 작업이 이렇게 보여줄 수 있어 기쁘고 많은 기대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모리야마 미라이는 '분노'(17, 이상일 감독)에서 강렬한 악역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얻은 일본 스타다. 그는 "'분노'를 촬영할 당시 이상일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감독들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내가 맡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며 이해하려고 했다"며 "카자흐스탄 언어를 전혀 모른 상태였다. 대본에 있는 대사를 전부 외워야 했고 그래서 즉흥 연기는 불가능했다. 절제된 언어를 통해 작품 전체를 보고난 뒤 감각이 마치 서사시를 본 느낌이다. 기분이 좋은 느낌을 많이 받게 됐다"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24회 부산영화제는 3일부터 12일까지 10일간 부산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영화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 폐막작은 한국 영화 '윤희에게'(임대형 감독)가 선정됐다.

부산=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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