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 "1600만→1% 시청률"..이병헌 감독→천우희 '멜로가 체질'이 '인생작'인 이유(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9-06 15:11


사진=JTBC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1600만 감독에서 1% 감독이 됐지만, '멜로가 체질'은 누군가에겐 확실한 '명작'이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이병헌 김영영 극본, 이병헌 김혜영 연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병헌 감독,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이 참석했다.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코미디 영화의 새 역사를 쓴 이병헌 감독의 방송 드라마 첫 도전작으로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코믹하게 담아내는 드라마다. 드라마 작가 진주(천우희),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전여빈), 드라마 마케팅팀장 한주(한지은) 세 여자의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펼쳐지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는 아쉽다. 1%대로 시작한 방송이 지난 방송분까지도 1.2%(8월 31일 방송분,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저조한 기록을 내고 있다.

이병헌 감독과 배우들은 다행히 시청률에 영향을 받지 않고 촬영을 이어왔었다고. 최근 종료된 촬영을 돌아보며 배우들과 감독 모두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청률에 대한 부담감은 어쩔 수 없던 것. 이병헌 감독은 저조한 시청률의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하며 "심층적 분석 중인데 끝나지 않았다. 제가 목격한 것이 있다. 저희 나이 어린 20대 초 중반, 10대 우리 사촌들과 드라마를 봤는데, 이해 못해서 자꾸 질문을 하더라. '아 내가 그 지점까지 헤아리지 못했구나'. 어떻게 보면 포용력이 좁은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부담도 있고 압박도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1%가 뜨겁고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 분위기가 좋다. 그 수치를 가지고도"라고 말했다. 이어 "글과 연출을 같이 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모험이었고 힘들었는데, 너덜너덜해졌지만 하고 싶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조금 더 계획적으로, 조금 덜 힘들게 에너지를 나눠서 분산시켜서, 영리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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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른 시청자들은 이를 '띵작(명작)'이자 '인생드라마'로 칭찬하고 있는 바. 이병헌 감독은 "아까 말했던 지점의 반대 지점이다. 이해를 하는 분들은 깊게 공감하고,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고, 공감하고 이해하는 타깃층이 한정적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우리 드라마를 이해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공감치가 크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감도를 높인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판단한 것. 이병헌 감독은 오래 준비해왔던 대사에 대해 "이 드라마를 준비한 지가 오래 됐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다'고 메모를 시작한 지가 수년이 지났고, 실제로 대본을 작업한지 2년이 넘었다. 이 캐릭터들을 만들면서 재미를 느낀 지점은 부러움이었다. 한 집에서 한집살이를 하는 것이 부럽고 판타지적인 느낌 아니냐. 현실적인 친구들이 주고받는 농담과 그 안의 따뜻함이 많은 것을 채워주고 밖에서의 생활을 할 때 힘이 되어주기도 하는 관계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꼈다. 제가 쓰면서도. 조금은 판타지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속에서 공감대를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지점 같고,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사실은 공을 많이 들였다. '이 시간까지 이 대사를 써야지'가 아니라, 수년 후에 다시 돌아본 대사도 있다. 그런 공감이 될 대사들이나 친구들이 주고받는 것에 있어서 부러움과 공감이 있는 지점이었던 거 같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감되는 작품을 연출한 것은 맞지만, 1600만을 기록했던 '극한직업'부터 1%대 시청률을 기록한 '멜로가 체질'까지 롤러코스터같은 흐름을 보여준 것. 이에 이병헌 감독은 "1600만부터 1까지 다 해서, 저도 참"이라며 "반성도 하고 있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고 기획된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것들을 감아하고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에 시청률을 확인하는데 눈이 잘 안 떠지더라. 처음에 포털에서 오타인 줄 알고 핸드폰을 흔들어 봤다. 그만큼 부담과 압박이 나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겸손해지는 시간이었다. 올해 초 어마어마한 수치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칫 나 자신도 모르는, 흔들림과 불손함들을 잠재울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아까도 말씀을 드렸듯이 공부하고 있는 것 같다. 저에게 기회를 주신 제작사와 채널, 배우들에게 감사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쿵남'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한 안재홍이었지만, 다소 남자 주인공으로서는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도 받은 것. 이에 이병헌 감독은 "저는 안재홍 씨가 가진 말투나 표정이 사랑스럽고, 광고인가 화보에서 사진을 봤을 때도 예뻐서 심쿵했다. 귀엽고 예뻐서 볼터치를 해주고 싶은 느낌이었다. 사랑스러웠고, 당연히 멜로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저희 드라마가 신데렐라 이야기는 아니지 않나. 신데렐라라면 왕자님이 필요하겠지만, 적절한 수준의 왕자님인 것 같다. 의심의 여지도 없었고 연기 부분도 그랬다. 어마어마한 대사와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라고 떠올렸을 때 많이 떠오르지 않는다 연기와 이미지가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진 배우다"고 말하며 부족함을 일축하기도 했다.


사진=JTBC 제공

이병헌 감독은 '멜로가 체질'이 공감형 드라마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이병헌 감독은 "공감형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거다. 공감을 끌어내는 드라마를 하면서 내 이야기가 없다고는 못한다"며 "저는 30대로서 뒤돌아봤을 때 '왜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을까, 왜 나 자신을 놓지 못했을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다시 시작하는 것에 있어서 두려움도 생겼고, 다시 무엇이든 일이든 사랑이든 시작해야 하는데 어떤 용기 같은 것, 별거 아니라도 누가 던져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인물들을 보면 다시 시작하기 직전의 사람들로 묘사가 된다. 무언가를 끝나고 다시 시작하기 전의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이 사람들이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이든 사랑이든 가볍게라도 용기를 던져주고 싶었다. 저에게 하고픈 말이기도 했고 필요한 말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진행되는 회차에서의 새로운 무기는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멜로라인이다. 이병헌 감독은 "잠이 좀 덜 깨서 흔들었을 뿐이다. 저희 드라마의 한방은 모든 드라마가 그렇지만 반환점을 돌았고 뿌렸던 것을 거둬들일 시간이다. 진주와 범수의 키스신 정도는 스포일러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가 생각했던 지점에서 이 드라마는 진주와 범수가 저에게 선발투수였다. 수치를 떠나서 6이닝 정도는 퍼펙트로 막아준 것 같다. 중간계투가 한주고 마무리가 은정이라고 생각했다. 은정이가 이제 정리를 해줘야 한다. 홍대라는 환상의 사람과 정리를 해줘야 한다. 눈물이 기다리고 있다. 한주가 말한 예측하지 못한 결과들. 예상에서 벗어난 재미. 로맨스와 눈물과 에측불허의 결과물. 그런 쪽으로 생각하면 궁금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한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매주 금, 토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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