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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정답은 기초에 있었다"…류준열이 말한 #봉오동 전투 #유해진 #연기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7-31 13:3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그 어느 때 보다 깊은 고민과 진심을 담아 연기했다는 '봉오동 전투'. 독립군 이장하에게는 류준열의 진심과 노력이 그대로 녹아있다.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 빅스톤픽쳐스·더블유픽처스 제작). 극중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이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뛰어난 연기력과 매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스타로 등극한 후, 영화 '택시운전사'(2017). '독전'(2018), '뺑반'(2018), '돈'(2019)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또래 배우 중 가장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류준열. 그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한 전쟁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는 백발백중의 사격 실력을 자랑하는 이장하 역을 맡아 몸을 사라지 않은 뜨거운 열정과 패기를 보여준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이장하는 빠른 발과 정확한 사격 솜씨로 독립군을 이끄는 비범한 독립군 분대장. 임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돌진하는 성격 때문에 매번 동료, 특히 자신을 아끼는 황해철(유해진)을 조마조마하게 한다. 특히 오랫동안 기다렸던 누이가 3·1 운동으로 투옥되자 일본군을 향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안고 봉오동 작전에 매달린다.
이날 류준열은 '봉오동 전투'라는 영화가 가진 이야기의 힘과 메시지에 끌려 영화를 택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 외에도 원신연 감독님의 전작들을 너무 좋아했다. 감독님의 첫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모두 극장에서 봤다. 감독님 작품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감독님이 사람이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며 "이런 고생스런 영화에서는 감독님의 리더십이 좋아야 스태프와 배우들이 고생을 덜 하는데, 감독님이 좋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기대를 많이 하고 합류하게 됐다"고 전했다.

평지에서 촬영해도 힘든 전투신을 전부 거친 산 속에서 촬영한 '봉오동 전투'. 류준열은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고 묻자 "영화 찍은 후에는 사실 힘들었던 건 기억이 잘 안난다. 그런데 배우보다 정말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장비까지 들고 다니셔야 했으니까. 배우들이 도와드리려고 해도 장비 다루는 것 때문에 쉽지 않았다. 쓰레기통 같은 걸 들어드리기는 했는데, 정말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 여부에 대해 묻자 "발목 접 지르고 그런 건 너무 흔한 부상인 것 같다. 그런 것과 관련해서는 의료팀이 발목을 단단히 고정해주셨다. 압박 붕대 같은 걸로 발목을 딱 고정을 해놔서 발목이 돌아가지 않게 했다. 그래서 어떨 때는 피가 잘 안통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뛰고 달리는 장면이 엄청나게 많았던 '봉오동 전투'는 평소 달리기에 자신이 있다는 류준열에게도 쉽지 않은 영화였다. 류준열은 "달리기는 원래 자신 있다. 달리는거 빼곤 시체다. 축구할 때도 그렇다. 달리는 걸로 운동을 때우고 그랬다. 그런데 이번 촬영에서는 배경이 산이다 보니까 아무리 빨리 달리려고 해도 속도감이 잘 안 나오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특히 해진 선배님이랑 달릴 때는 더 티가 난다. 해진 선배님과 너무 산을 잘 타시니까 제가 더 속도감이 안 나오는 것 같다"며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든 사람을 통틀어서 해진 선배님이 가장 잘 달리신다. 진짜 실화다. 범접할 수 없다. 평생 산으로 단련한 산신령 같은 분은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포스터와 스틸 공개 후 '국사책을 찍고 나온 남자'라는 별명을 생겼을 만큼 극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류준열. 그는 '국찢남'이라는 별명에 대해 만족하냐고 묻자 "너무 좋다. 처음에는 '국찢남'이 뭐지 싶었다. 그런데 국사책을 찢고 나온 남자라는 뜻이라더라"고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제가 추구하는 연기 스타일이 배역을 보고 '저 사람이 원래 저기 있었던 것 같은 사람'이 되는 거다. 그런데 '국찢남'이라는 말을 듣고 처음부터 배역 바로 그 사람으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특히 봉오동 전투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한명의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이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국찢남'이라는 말에 그런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류준열은 극중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눈빛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시나리오에서 장하의 눈빛을 수식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결의에 차있고 군인 모습, 군인으로서의 맑은 눈이라고 표현돼 있었다. 그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총을 쏘는 자세 같은 것 보다는 눈빛에서 정규 군인으로서 훈련 받은 군인으로서의 장하를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명사수 캐릭터인 이장하 역을 소화하기 위한 과정을 설명하며 "이번 영화하면서 총을 가까이에서 접했다. 실제 실탄을 넣으면 총알이 나가는 실제 총이었다. 그래서 안전관리 하시는 분들이 항상 촬영장에서 도움을 주셨다"며 "총을 사용하지 않을 때도 거의 몸에 안고 있었다. 특히 저 같은 경우는 명사수 캐릭터이다 보니까 아주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이 보여야 해서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연습으로도 많이 쏴봤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인하고 굳건한 군인 역을 연기하면서 류준열은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았다고 솔직히 말했다. "제가 학교에서 배울 때 처음 연기할 때는 군인이나 무사 같은 캐릭터들은 지양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자칫하면 딱딱하고 살아 숨 쉬는 느낌보다는 죽어있는 느낌이 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번 작품에서 장하가 선배님들과 결이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함께 연기하는 게 쉽진 않았다. 장하는 정말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휴게소 없이 굳건하게 앞만 보고 달리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만나려고 했다. 후시 녹음을 할 때도 조금 부드럽게 가고 싶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절대 안 된다고 하셨다. 군인으로 훈련받은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는 장하 밖에 없고 굳건하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저에게 강조해주셨다. 선배님들이 옆에서 재미있는 부분들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다. 저는 장하가 어떻게 살아 숨 쉬는 부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아직까지도 학교를 다닐 때 배우면서 빼곡하게 적어놓은 자신만의 연기 노트를 펴보며 공부한다는 류준열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보게 되더라. 답은 기초에 있고 고전 영화와 앞선 선배님들이 했던 것에 있더라. 앞으로 해야될 연기는 앞서 배웠던 것을 상기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류준열은 봉오동 전투를 촬영하며 역사에 대한 생각도 깊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희생된 독립군들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봉오동 전투는 큰 전투가 아닌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청산리 대첩이라는 큰 전투를 설명하는데 앞서 역사책에 몇줄 밖에 써있지 않은 역사다.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느낀 건, 봉오동 전투가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구나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역사책에 몇줄로만 알고 마는데, 그렇게만 표현되기에는 속상할 정도로 큰 희생이 있었던 전투라고 생각한다. 역사책도 많은 자료가 없어서 그랬던 건 것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은 분명히 있다. 영화를 보신 관객분들이 많이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봉오동 전투'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이 가세했고 '살인자의 기억법' '용의자'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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