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유해진 "근현대사 영화 출연, 나이 들수록 알려야 할 이야기 있다는 책임감 느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7-31 11:5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유해진이 '봉오동 전투'를 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들의 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 전투'(원신연 감독, 빅스톤픽쳐스·더블유픽처스 제작). 극중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은 유해진이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유의 유머와 친근함, 그리고 인간미 가득한 특유의 매력으로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해주고 있는 명실상부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명인 유해진. 최근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말모이'(2018) 등 근현대사의 굴곡을 그린 의미 있는 작품에 출연하며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시대의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해왔던 그가 영화 '봉오동 전투'를 통해 독립군의 치열했던 삶과 투쟁정신을 대변한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황해철은 평소에는 허허실실이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민첩한 몸놀림과 대범함으로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베는 비상한 칼솜씨를 지진 독립군.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처럼 가볍다'는 문구가 새겨진 항일대도를 지니고 다니는 그의 명성은 독립군 뿐만 아니라 민촌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을 정도. 친동생처럼 아끼는 이장하(류준열)와 함께 일생일대이 봉오동 작전에 매달린다.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의 시나리오에 대해 "바위 같이 묵직하고 단단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거기에 '승리의 역사'라는 통쾌함이 있었다. 그런 게 관객들에게도 보여 졌으면 했다. 승리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이 보여 진다는 것도 정말 좋았다. 정말 많은 희생들이 있었다는 게 잘 보여 져서 좋았다"며 "영화이기 때문에 극적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겠지만, 반면에 영화이기 때문에 덜 보여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어떤 부분은 전투신에서 잔인하게 비춰질 수 있는데 실제 역사에서는 더 심한 것들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근 근현대사의 아픔을 다룬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는 유해진. 그는 "시나리오를 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끌림'이다. 사실 어떤 사명감으로 인한 선택이라기엔 너무 거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저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이가 있는 배우로서 약간 책임감이라는 게 생긴다"며 "단순히 상업적인 오락적인 물론, 영화의 한 부분으로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꼭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만한 이야기는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더라. 이 작품 역시 '끌림'이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승리에서 오는 통쾌함, 그리고 재미와 감동 그 모든 게 끌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해진은 원신연 감독에 대한 믿음도 '봉오동 전투'의 끌림의 중요한 이유였다고 전했다. "원신연 감독님과 진짜 항상 '언제 한번 산에 함께 가야지!'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함께 '봉오동 전투'를 하면서 정말 원 없이 산에 갔던 것 같다"며 "원신연 감독님은 본인이 쓴 시나리오처럼 정말 단단한 사람이다. 아마 원신연 감독님이기 때문에 이 작품이 무사히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의 노하우가 빛을 발했던 작품이다. 분명히 예민해져서 재촉할 수도 있는 상황에도 묵묵히 바라보고 흡수하면서 이끄는 분이다. 정말 저는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배우는 연기 하나 하는데도 온갖 예민함이 드는데, 감독님은 그 현장 전체를 책임지는게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봉오동 전투'는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이 가세했고 '살인자의 기억법' '용의자'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8월 7일 개봉. 이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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