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김준한 "밴드 izi 출신..배우 전향, 후회 없어요"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준한(36)이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 뒤 느끼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준한은 2005년 밴드 이지(izi)의 드러머로, 정규앨범 'Modern Life...And...With Izi...'로 데뷔한 후 '응급실'이라는 히트곡을 남겼고, 2007년까지 활동하다 배우로 전향했다. 배우로 전향한 후에는 장권호 감독의 '내비게이션'(2014)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자로서의 삶을 알았다.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 2017), '박열'(이준익 감독, 2017), '군함도'(류승완 감독, 2017), '허스토리'(민규동 감독, 2018), '변산'(이준익 감독, 2018), '마약왕'(우민호 감독, 2018)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에서의 활약은 더 두드러졌다. 신원호 PD의 작품이던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로 처음 드라마 연기에 도전했던 김준한은 해롱이 한양(이규형)의 연인인 송지원 역을 맡아 열연했고,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다. 그러나 이후에는 이미지를 바꿔 MBC '시간'(2018), OCN '신의 퀴즈 : 리부트'(2018)에서 연이어 악역을 선보였고 최근 종영한 MBC '봄밤'(김은 극본, 안판석 연출)에서는 이정인(한지민)의 전 남자친구이자 유지호(정해인)과 대립각을 세우는 권기석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질타를 동시에 받았다.

김준한은 많은 이들의 추억의 노래, '응급실'을 부른 주인공이다. 곡의 주인공 밴드 이지의 드러머를 맡았던 이색 이력이 있다. 많은 이들의 '인생 명곡'을 남겼기에 밴드나 가수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배우로 전향하게 된 후에는 단 한 번의 후회도 없단다. 김준한은 "연기가 하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연기하는 형이랑 같이 사는 기회도 있고 연극도 보러 다녔는데 막연하게 연기가 더 재미있을 거 같고 연기가 나랑 좀 더 맞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음악을 하는 것이 괴롭고 힘든 시기다 보니, '그럼 하고 싶었던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음악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다. 음악을 내려놓고, 연기를 배워봐야겠다는 마음에 시작했다. 그게 여기까지 온 거 같다"고 했다.

이어 "연기를 택한 것은 너무 잘한 선택인 거 같다. 보람도 되고, 다른 것을 떠나서 개인적 만족감이 크다. 즐겁다. 연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작품을 하고 인물의 내면을 알아보고 그런 과정이 굉장히 저에게는 즐거운 일이고 공부도 많이 됐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수 활동을 한 뒤 배우로 전향한 케이스이기에, 아버지 역으로 등장했던 김창완과도 공감대를 쌓았을 것. 김준한은 "어렴풋이 공감이 된다. 전설이시고 저는 비할 바가 안되는 분이다. 그런 얘기는 안하게 되더라. 작품 얘기를 주로 하게 됐다. 남들은 그런 말 한다. 뮤지션 부자라고 하시는데 둘이는 웃고 넘어가고 그랬다"면서도 "음악할 때도 즐겁게 했는데 저는 가수가 아니라 드럼을 쳐서 주로 활동할 일은 업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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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과의 호흡은 김준한에게도 공부가 됐다. 김준한은 "김창완 선생님은 너무 재미있으시다. 글로만 봤을 때는 김창완 선생님이 연기를 어떻게 하실지 상상이 안됐는데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하니 그냥 자체로도 너무 좋았다. 정말 신선했고 김창완 선생님이 가진 리얼리티가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워낙 좋은 분이시고, 늘 저에게 '기석아, 우리 아들'이라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배우로 전향한 뒤 만난 모든 캐릭터가 김준한에게는 '인생캐'다 어느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던 그는, 현재의 김준한을 만든 결정적인 캐릭터로는 '박열'의 다테마스를 꼽았다. 김준한은 "'박열'의 다테마스는 저를 배우로 서게 만든 감사한 캐릭터다. 많이 좋아해주시기도 했다. 어느 캐릭터 하나 제 마음이 안 가는 캐릭터는 없다. 제가 조금 더 잘 했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들도 있다. 그 인물에게 오히려 미안할 정도인 캐릭터도 있다. 어쨌든 기석이는 제가 조금 더 많이 몰입했던 캐릭터다. 상황도 글도 현실적이라 좋았고, 현장에서도 배우가 그 속에서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시니 좋았다. 저 스스로도 몰입이 많이 됐다. 아직도 기석이는 후유증을 앓게 만들고 있다. 네 달을 촬영했고, 준비기간을 합치면 여섯 달을 기석이로 살았다. 상반기는 완전히 권기석으로 산 셈이다"고 했다.

김준한은 연이어 연기를 이어왔기 때문에 당분간은 차기작을 검토하며 휴식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조금은 채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쏟아내는 시간이었다. 쉬지 않고 달려온 것도 있고, 제가 거의 근 2년간 작품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작품을 확정해두고 일을 해왔다. 정신적으로도 쉬지를 못했고 무리가 오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정해진 것이 없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저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갖고 싶다."

김준한이 출연한 '봄밤'은 현실적인 연애를 그려낸 드라마로, 자체 최고 시청률인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준한은 '봄밤' 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