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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바람이 분다' 감우성과 김하늘이 마지막까지 묵직한 사랑의 의미를 남기며 깊은 여운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루미 초콜릿도 다시 도훈에게 돌아왔다. 도훈과 수진, 아람은 서로가 있어 더 바랄 게 없는 매일의 행복을 누리고 있었다. 그리고 두 달 후, 도훈과 수진의 추억이 담긴 '사랑합니다'의 작은 시사회도 개최됐다. 영화가 완성되면 꼭 수진과 함께 보고 싶다던 도훈의 소원이 이뤄진 것. 수진의 바람은 하나였다. 도훈이 아프지 않았으면, 외로워도, 두려워하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 기억하지 못해도 도훈은 혼자가 아니었다.
도훈의 상태는 매일 나빠지고 있었다. 그런 도훈의 곁에서 꿋꿋하게 버텨가는 수진에게 작은 기적이 찾아왔다. 도훈의 기억이 잠시 돌아온 것. 도훈은 한없이 따뜻한 눈빛으로 수진에게 "잘 지냈어"란 인사를 건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을 기억하냐는 수진의 물음에 "내가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수진"이라 답했다. 그동안 힘들었을 수진의 눈물을 다정하게 닦아주며 위로하는 도훈을 수진은 미소로 반겼다. 하지만 찰나의 만남도 잠시 도훈의 기억은 다시 사라져갔다. "사랑해"란 애틋한 고백을 남기는 도훈을 향한 수진의 눈물은 절절하게 가슴을 울렸다. 다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세 가족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하루를 누렸다. 손을 마주 잡고 나란히 걸어가는 길은 도훈과 수진, 아람이 함께할 미래처럼 따뜻하기만 했다. 어떤 기억과 어떤 시간 속에서도 내일의 사랑을 향해 나아갈 세 가족이 오래도록 영원할 순간을 함께하고 있었다.
'기억'을 소재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 '바람이 분다'는 마지막까지 눈물샘을 자극하며 인생 멜로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심에는 감우성과 김하늘의 열연이 있었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 수진과 아람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도훈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감우성이기에 가능한 연기라는 찬사가 매회 쏟아졌다. 감우성이 쌓아 올린 섬세한 연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깊은 울림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하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숙하게 변모하는 수진의 감정선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담아냈다. 힘겨운 현실에도 도훈의 곁을 지키는 수진의 절절한 눈물부터 담담하게 눌러 담은 감정의 굴곡까지 김하늘만의 세밀화로 그려냈다. 그런 김하늘의 연기 덕분에 수진의 감정에 공감하고 응원할 수 있었다. 감우성과 김하늘의 시너지가 진정성으로 멜로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고 맺었다.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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