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SBS의 이상한 대응 속도..비아이 6시간 만에 퇴출→'정법'·'집사부' 기본 열흘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09:44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SBS의 늑장 대응이 '정글의 법칙'에 더 큰 화를 부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준이 없는 대응 속도에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중이다.

SBS는 최근 수차례 공식입장과 사과문을 내는 방송사가 됐다. 출연진의 문제를 시작으로 제작진의 불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중이다. 특히 최근 방송되고 있는 SBS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 아일랜드'는 특히 사고가 많은 시즌. 지난달 후발대 출연진 중 한 명이던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단 30분 만에 1차 입장을 내놓고, 여섯 시간 만에 비아이의 통편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다음 날에는 비아이의 편집을 결정했다는 자료를 대대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자료의 제목은 '[SBS 정글의법칙]15일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 아일랜드' 출사표! '비아이'우려 씻고 15분 확대 편성!'으로, '정글' 조용재 PD "시청자에게 불편함 없이 전달하겠다!"'는 부제까지 자신만만하게 달았다.

단 하루 안에 모든 결정을 마쳤던 출연자 삭제와는 달리 이번에는 '정글의 법칙'의 늑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외부적 요인인 출연자 문제에는 발 빠른 꼬리 자르기를 보여주더니 내부적 문제에서는 최소 열흘의 시간을 흘려보내는 대응을 한 것. 그 사이에 방송도 한 회 분이 나갔으니, 방송 기준으로는 2주에 걸쳐 출연진 뒤에 숨은 모양새였다. '정글의 법칙' 측이 말하는 '사안'은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불거진 문제였다.


지난달 29일 방송됐던 SBS '정글의 법칙-로스트 아일랜드'에서는 태국 남부지방의 꼬묵섬에서 생존하던 이열음이 바다에서 대왕조개를 사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 병만족이 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됐다. 방송 후 태국 현지 언론은 "해당 대왕조개는 농림부가 발표한 희귀동물 또는 멸종 위기에 놓인 수생 동물로, 낚시나 보트로 잡을 수 없다"고 밝혀 문제가 불거졌다. 또 5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책임자인 나롱 꽁-이아드와 꼬 끄라단 감독관인 암낫 앙랑은 전날 깐땅 경찰서에 SBS 프로그램과 관련한 수사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지에서의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논란과 관련해 현지 경찰이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정글의 법칙' 출연진이 대왕조개를 무단채취해 먹는 모습이 현지 SNS를 통해 확산이 되자 태국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측은 지난 3일 관할 깐땅 경찰서에 수사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의 조사가 시작됐다. 현지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태국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며, 범법행위 여부에 따라 '정글의 법칙' 제작진과 배우를 부를 것인지 검토하게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국내에서도 '정글의 법칙'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국에서 대왕조개는 1992년 제정된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이를 채취할 경우에는 2만바트(약 76만원) 상당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두 처벌 모두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논란이 가중되고 있던 상황임에도 SBS는 출연자인 이열음에게 어떠한 안내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냈다. 8일 오전까지도 이열음 측은 "관련 연락을 오늘까지는 준다고 하더라"고 했다. 누구보다도 불안감에 떨었을 이열음에게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어느것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SBS와 '정글의 법칙'은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뒤늦은 사과문에서야 비로소 "출연자 이열음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으나, 이미 신뢰를 잃었다.



사진=Thai PBS NEWS 캡처
사건 발생 후 열흘이나 지난 시점에서 내놓은 제작진과 SBS의 사과는 부실하다. "SBS는 이번 '정글의 법칙' 사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에 SBS는 철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또한 출연자 이열음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는 세 문장의 '만능 사과문'에는 어떠한 성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청자들을 무시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정글의 법칙'은 이미 거짓 해명문으로 열흘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조용재 PD가 이미 관련 규정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알리는 공문을 태국 관광청에 보냈고, 이를 어긴 것이 드러난 상황임에도 이에 대한 해명은 없다. 열흘이나 지난 시점에서 또다시 "철절한 내부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시간벌기'를 시도하는 중이다.


SBS의 이 같은 늑장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일과 9일에 걸쳐 방송됐던 '집사부일체' 아오모리 편에 대해서도 논란이 불거졌으나, 2주분의 방송을 다 내보낸 후에야 문자로 사과했다. '집사부일체'는 2주간 일본 여행을 담은 특집방송을 공개했다. 청정 자연과 아름다운 풍광, 울창한 숲 등을 지속적으로 담으며 홍보 영상과 같은 느낌을 줬고, 멤버들이 이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이나 아오모리산 수산물을 먹는 모습 등을 방송을 통해 담아내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 문제는 아오모리 현이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물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우리 정부가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시행한 지역이라는 것. 아오모리 현 외에도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치바, 미야기, 이와테 등 지역이 수입금지 지역에 포함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3년 7월과 8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에 담긴 물이 바다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해당 지역에서 나오는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가 시행됐다. 일본이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으나 4월 2심에서 승소하며 한국의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는 것에 대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현재는 이로 인해 일본과 무역 등을 둘러싸고 외교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일도 발생하는 중이지만, 사태의 심각성에 반해 SBS의 대응은 너무나 늦었고 성의 없었다. SBS와 '집사부일체' 측은 "지역선정 혹은 이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더욱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 혹은 어떤 이유건 불쾌감을 느끼신 시청자분들이 있으시다는 건 제작진의 불찰이며 앞으로 더욱 각성하고 주의하여 제작에 임하겠다"고 했다.

한 번의 실수도 아닌, 여러 번에 걸친 사고로 인해 시청자들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정글의 법칙' 사태를 심화시킨 것은 늑장 대응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키운 SBS와 '정글의 법칙'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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